[2019 프로야구] 롯데,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 3루수 찾기

2019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포수 포지션 보강에 큰 성과를 얻었다. 롯데는 올 시즌 풀타임 선발 투수로 활약한 장시환을 내주고 그 반대급부로 한화의 백업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다. 지성준은 올 시즌 최고 시즌을 보낸 최재훈에 밀려 백업 포수 역할을 했지만, 주전 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성준은 1군 경험이 풍부하다 할 수 없지만, 20대 중반의 나이에 군필 선수라는 장점에 일정 타격 능력까지 갖춘 포수로 롯데의 기존 포수진과는 큰 비교 우위에 있는 선수다. 롯데는 지성준을 통해 당장의 포수 문제 해결과 함께 미래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성준의 영입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여론이다. 

하지만 롯데의 또 다른 취약 포지션 3루수에 대한 대안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롯데는 FA 계약으로 kt로 떠난 황재균 이후 그 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황재균은 한때 팀 4번 타자로 나설 정도로 공격력을 갖춘 3루수였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수비 능력도 있었다. 황재균은 FA 자격을 얻은 이후 메이저리그 1시즌이었지만,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분명 롯데에 필요한 자원이었지만, 롯데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멈추고 돌아온 황재균과의 FA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롯데는 황재균이 떠난 이후 여러 선수들로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3루수에 꼭 필요한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컸다. 대부분의 팀에서 3루수는 중심 타선에도 설 수 있는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3루수는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런 롯데는 2018 시즌 입단한 신인 한동희는 큰 희망이었다. 고교시절 대형 내야수의 자질을 보였던 한동희는 롯데가 기다렸던 공격력을 갖춘 3루수 후보였다. 한동희는 입단하자마자 2018 시즌 개막전 3루수로 나서며 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신인 선수들의 1군 엔트리에 진입하는 것조차 힘든 최근 분위기에서도 한동희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큰 기회를 잡았다고 할 수 있었다. 

2018 시즌 초반 한동희는 날카로운 타격으로 기대를 더 키웠지만, 수비 불안에 주춤하기 시작했다. 수비의 부담은 타격에도 악영향을 주었다. 상대팀의 분석에 약점이 노출되면서 강점이었던 타격도 부진에 빠졌다. 롯데는 한동희에게 계속 기회를 주었지만, 한동희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한동희는 1군과 2군을 오가며 2018 시즌을 보내야 했다. 한동희는 2군에서는 누구도 따르지 못하는 타격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1군에 올라오면 그 흐름이 꺾이곤 했다. 그의 프로 입단 동기인 강백호가 바로 kt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은 것과 비교되면서 그의 부담은 더 커졌다. 그렇게 프로 입단 1년 차 한동희는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2019시즌 롯데는 한동희에 대한 기대를 지우지 않았다. 롯데는 올 시즌에서 한동희를 1군에서 중용했다. 1년간의 경험이 그를 더 성장시켰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그의 올 시즌은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더 퇴보한 모습이었다.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점점 사라져갔다. 오히려 롯데의 올 시즌 최하위 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신인 선수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비난이었다. 이러한 환경은 그를 더 위축시켰다. 이는 경기력 저하로 연결됐다. 올 시즌 한동희는 1군보다 2군에 더 오래 머물려야 했다. 

한동희의 실패와 함께 롯데의 3루수 찾기도 난항에 빠졌다. 롯데는 3루수로 유격수 신본기나 베테랑 내야수 문규현, 김동한을 대안으로 내세워 보았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롯데는 궁여지책으로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이대호가 전성기 시절 3루수로 나서기도 했었지만, 분명 어색한 일이었다. 그만큼 롯데의 3루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깊었다. 

올 시즌 후 롯데는 스토브리그 기간 3루수 보강은 이루지 못했다. 외부로부터의 보강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당장은 내부 자원으로 대체해야 하는 롯데다. 롯데는 한동희에 대한 기대를 아직 버리지 않았다. 롯데는 신임 허문회 감독의 선수 과거 키움 시절 선수 육성 능력에 기대를 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한동희의 자질을 높이 평가하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허문회 감독과 한동희의 만남이 정체된 그의 능력을 더 발전시킬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롯데는 이와 함께 군 제대 후 올 시즌 팀에 복귀한 내야 유망주 김민수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올 시즌 내야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준 강로한 역시 3루 후보군에 넣을 수 있다. 다만, 강로한은 수비에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고 최근 외야수 겸업을 시도하고 있다는 변수가 있다. 이 밖에 수비력 만큼은 인정받고 있는 군필 내야수 김대륙 또한 3루수로 고려할 수 있다. 

김대륙은 올 시즌 후 호주 리그 질롱 코리아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3루수보다는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롯데가 내년 시즌 메이저리거 출진 마차도를 유격수로 영입했다는 점은 김대륙에게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올 시즌 후반기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던 배성근 등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전문 3루수로 자리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는 점은 롯데의 고민이다. 

롯데는 내부 경쟁을 통해 3루수 후보를 찾으려 하겠지만, 이는 지난 수년간 반복된 일이었다. 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외부 영입의 가능성도 아직 열려있다.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중요한 건 롯데의 3루수 자리는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롯데가 스토브리그 기간 스프링 캠프 기간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