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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장동은 축산물 유통 단지로 대표되는 곳이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수많은 축산물 유통 전문 업체들이 입주해 있고 활발히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산에서 수입산까지 웬만한 소 돼지고기는 이곳에서 구할 수 있을 정도다. 나날이 바뀌어가는 서울 안에서 만나는 마장동은 색다른 공간이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61회에서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중심으로 한 여정을 이어갔다. 

청계천변을 따라 걸으며 시작된 여정은 마장 2교를 지나 마장동 축산물 시장으로 이어졌다. 이른 아침부터 문을 연 가게들은 쌀쌀한 겨울 날씨에도 활력이 있었다. 그곳에서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킨 상인들을 만났다. 팔순의 할머니 사장님은 소 머리고기를 직접 손질하며 하루를 시작했고 40년 경력의 축산물 정형사 사장님이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20대 아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과거 고기를 손실하고 정형하는 일은 천대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형사로 불리며 당당한 전문직으로 자리 잡았고 자격증이 필요한 일이 됐다. 사람들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그 일을 지켜온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 이루어낸 변화라 할 수 있다. 정형사의 기술에 따라 소비자들은 더 좋은 고기를 구입할 수 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 한 편을 지키는 가게에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고기를 손질하다 다친 손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일에 긍지를 가지는 아들의 모습은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가는 요즘이지만, 마장동에서 고기 손질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에 필요한 칼을 잘 다듬고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상인들의 칼을 갈아주는 장인을 만났다.  지금은 전문적으로 칼을 갈아주는 이들이 사라졌지만, 그는 수십년의 노하우로 시장 상인들과 호흡하고 있었다. 그는 마장동 시장의 역사와 함께하는 인물이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1961년 현대식 도축장이 이곳에 지어지면서 시작됐다. 도시화가 촉진되면서 도축장은 이전되었지만, 그때부터 형성된 축산물 도매시장은 그 규모를 더 키워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역사와 함께 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곳은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축산물 시장의 한 가게에서 만난 청년 사장은 이곳에서 어릴 때부터 기술을 배우고 일해 지금은 마장동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고기 정형에 있어 정성을 다하는 것 외에 자신의 진심을 SNS를 이용해 홍보하며 인지도를 높였고 많은 단골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 청년 사장은 수십 년의 역사가 응축되어 유지되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의 변화를 상징하고 있었다. 

이곳의 변화는 축산물 시장에서 만난 쿠킹클래스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의 고기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요리로 구성된 쿠킹클래스는 마장동 축산물 시장이 단순히 고기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벗어난 발걸음은 겨울과 다가온 봄의 기운이 뒤섞인 청계천변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인라인 스케이팅 묘기를 보며 젊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고 과거 마장동을 기억하게 하는 판잣집 체험관에서는 청계천변을 따라 형성되었던 판잣집 촌의 역사를 볼 수 있었다. 이 판잣집 체험관은 과거의 힘들고 고단한 삶을 조명하기도 했지만, 레트로 감성 가득한 문화공간으로도 기능하고 있었다. 이곳은 젊은 사람들에게는 우리 현대사의 한 단면을 느끼게 하는 공간으로 장년층 이상에는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추억의 공간이었다. 

마장동의 과거 기억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과 만났다. 마장동의 우리 동네 키움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지역민들의 육아를 위한 공공시설로 방과 후 교실과 함께 그 동네 사람들의 소통 장소였다.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고 이곳에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할 수 있고 어른들도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갈수록 육아의 어려움이 가중되며 출산율이 크게 떨어지는 현실 속에서 우리 동네 키움센터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다시 마장동 축산물 시장으로 돌아온 여정은 쟁반을 머리에 이고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하며 시장 곳곳을 누비는 사장님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이 사장님은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배달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몇 번의 실패를 경험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떠나지 않았고 수많은 단골들이 찾는 식당을 만들어냈다. 시장 골목골목을 묘기와 같은 장면을 연출하면서 누비며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이었다. 누구에게는요리와 배달, 식당 운영을 함께 하는 모습이 고단한 삶이라 느껴지겠지만, 그에게 마장동 축산물 시장은 자신의 만든 식사를 맛있게 비우는 단골들이 있어 고마운 삶의 터전이었다. 

배달 식당 사장님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또 다른 가게를 찾았다. 이곳은 돼지껍질로 묵을 만들어 파는 곳이었다. 그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돼지 껍질 묵은 그 과정에서 상당한 정성이 필요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흔한 돼지껍질이지만, 묵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긴 시간 손질을 해야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묵은 독특한 맛과 풍미가 있었다. 50년 넘게 이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노하우와 창의성이 응축된 돼지껍질 묵은 몸에 좋은 콜라겐 가득한 돼지껍질에 독특함을 더해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였다. 

마장동의 여정이 끝나갈 즈음 근처 왕십리 곱창거리를 들렀다. 곱창거리에서 젊은 직원들이 유난히 많이 보이는 곱창 식당이 있었다. 이 식당은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가져온 신선한 곱창을 손질해 화덕에 초벌 해 내주는 독특함이 있었다. 또한, 이 식당의 직원들은 투자자로서 식당의 이익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었다. 사장과 직원이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화덕 곱창집은 여느 식당과 다른 활력이 있었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을 중심으로 한 마장동에서의 여정은 도시 속 일상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시장의 치열함과 함께 곳곳에서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이는 거칠고 위험하다는 축산물 시장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깨뜨렸다. 오히려 고기 맛으로 채워진 풍경은 우리 마음을 배부르게 해주었다. 

사진 : 프로그램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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