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구사에서 1982년생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 등이 속해있는 이 그룹은 청소년 야구 우승을 이끌었고 이후 리그를 이끄는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제는 상당수 선수들이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프로야구 각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 중에서 추신수는 메이저리거로서 오랜 기간 정상급 선수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그는 7년간의 FA 계약이 끝나는 해다. 추신수는 2013 시즌 후 지금의 메이저리그 팀 텍사스와 7년간 1억 3천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추신수는 장타력과 출루 능력을 겸비한 강한 어깨의 외야수로 그 가치가 상당했다. 홈런 20개 이상을 때려낼 수 있고 4할에 근접하는 출루율을 기록한 추신수는 강한 테이블세터를 선호하는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몇 안 되는 선수였다. 그에 대한 가치가 치솟는 건 당연했다.
계약 후 추신수는 팀에서 홈런과 출루율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계속했다. 하지만 텍사스의 성적이 투자에 비해 부족함이 있었고 추신수의 성적이 전성기에 미치지 못하면서 비난 여론도 있었다. 그의 계약 규모에 비해 성적이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의 FA 계약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추신수는 박찬호 이후 장기간 정상급 선수로 활약을 이어간 소중한 선수였고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여겨졌다. 그의 활약이 다소 부족하다 여겨져도 그를 응원하는 야구팬들이 많았다. 추신수 역시 기부를 통해 나라의 어려움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 사태에도 그는 상당 금액을 기부했다.
이런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추신수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애틀의 촉망받는 유망주였고 얼마 안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됐다. 추신수는 루키리그부터 트리플에이까지 마이너리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밟으며 준비과정을 거쳤다. 문제는 메이저리그 콜업이 쉽게 이루어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추신수의 주 포지션은 우익수였는데 시애틀에서 우익수 자리에는 이치로가 있었다. 그는 일본 최고 타자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었다. 시애틀의 간판선수로 자리한 이치로와의 경쟁 자체가 어려웠다. 추신수는 긴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또 견뎌야 했다. 고달픈 마이너리그 생활 속에 부상도 있었도 생활고도 찾아왔다. 이런 추신수에게 국내 복귀 기회가 찾아왔다. 그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그때 멈췄다면 KBO 리그의 대표 타자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
추신수는 보다 편한 길 대신 계속된 도전을 택했다. 이후 추신수는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되면서 그의 기량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장타력과 출루 능력에 기동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외야수로 그 가치를 높였다. 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졌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뎌낸 결과가 지금의 추신수를 만들었다. 그의 성공이 더 가치 있고 찬사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그의 어두운 역사도 존재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한참 이름을 알리던 시절 음주운전으로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고 최근 아들들의 대한민국 국적 포기로 인해 비난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다. 지금도 추신수에게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야구팬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병역면제 혜택이 걸린 2008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금메달 멤버로 활약한 이후 국가대표 선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난도 있었다. 이 모든 건 분명 그가 짊어져야 할 일인 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추신수는 야구 선수로서 특유의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그의 자리를 지켜냈다. 그의 활약은 우리 야구의 수준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 추신수는 자신의 사비로 코로나 사태로 리그가 개막하지 못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생활을 지급하는 또 다른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 그 자신 역시 리그가 시작하지 못하면서 연봉을 모두 받지 못하고 있지만, 추신수는 고액 연봉자로서 팀의 베테랑으로서 먼저 나서서 그의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추신수는 텍사스의 리더로서 또 다른 가치를 인정받았다.
추신수는 성적뿐만 아니라 그의 경험과 노하우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올 시즌 후 7년 계약이 끝나지만, 여전히 타격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고 경기 외적으로 팀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추신수가 메이저리거로서 또 한 번의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추신수 역시 40살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현역 메이저리거로서의 도전을 계속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기 외적인 면에서 추신수는 아쉬움이 분명 있다. 하지만 야구선수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어려운 선수들을 배려하는 그의 마음 씀씀이는 박수를 받을만하다. 아직 메이저리그 개막이 언제 될지 불투명하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이 기대되는 건 최근 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류현진과 함께 추신수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거로서 추신수의 활약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전히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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