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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에게 건강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자산이다. 몸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부상에 시달리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없다. 자신은 물론, 선수에게도 너무 큰 손실이다. 하지만 아구 팬들은 불의의 병이나 사고,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일을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보게 된다. 프로야구의 레전드라 할 수 있는 최동원, 장효조 역시 은퇴 후 지도자로서 일해야 할 한창 나이에 불의 병으로 세상을 등졌다. 

지금도 알게 모르게 부상과 병마와 싸우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그중 상당수는 재기하지 못하고 은퇴의 길을 걷기고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하고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온 이들도 있다. 롯데의 내야수 김상호도 그중한 명이다. 김상호는 2018 시즌과 2019 시즌 제대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뇌종양 판정을 받고 긴 투병생활을 했기 때문이었다. 

최근 김상호는 롯데의 자체 연습경기에 출전했고 홈런포를 날리며 주목을 받았다. 롯데팬들 사이에서도 점점 잊혀가는 이름이었던 김상호의 존재감이 다시 드러났다. 그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기간 암과의 투병을 이겨냈고 선수로 돌아올 준비를 했다. 지금은 정상적인 몸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팬들은 그의 투혼에 큰 응원을 보내고 있다. 

 

 


김상호는 입단 후 빠르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2 시즌 데뷔한 김상호는 2차 7라운드 64순위로 지명 순위가 높지 않았다. 그에 대한 기대치도 크지 않았다. 실제 김상호는 데뷔 이후 내부 경쟁을 이겨내지 못했다. 2012 시즌 8경기, 2013 시즌 25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대부분 대타, 대수비 출전이었다. 이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때를 기다렸지만, 1군 출전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롯데에는 이대호라는 슈퍼스타가 1루수로 자리하고 있었고 뛰어난 수비 능력과 성실함을 인정받고 있는 박종윤이 백업 1루수로 있었다. 김상호가 1군 엔트리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해외리그에 진출하면서 김상호에게 기회가 생겼다. 롯데는 이대호의 자리를 메울 1루수가 필요했다. 박종윤이 제1순위  자원이었다. 장타력 등 공격력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좌타자의 장점이 있었지만, 좌투수 공략에 어려움도 있었다. 롯데는 내부에서 좌투수에 대응할 수 있는 1루수 자원이 필요했고 우타자였던 김상호는 오랜 2군 생활 끝에 1군 경기에 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2016 시즌 114경기에 나서며 사실상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김상호는 0.290의 타율에 7홈런 56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첫 풀타임 시즌이었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이제 기량을 꽃피울 수 있는 20대 중반의 선수라는 점에서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김상호로서는 2016 시즌이 프로선수로서 가장 의미 있는 시즌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 김상호에게 그다음 시즌 큰 시련이 찾아왔다. 2017 시즌 롯데는 일본 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간판타자 이대호와 전격 FA 계약을 체결했고 롯데의 1루 자리는 이대호로 다시 채워졌다. 이대호는 김상호가 경쟁하기에 너무나 버거운 상대했다. 김상호는 백업 자리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2년 차 징크스까지 겹치면서 김상호의 타격 성적도 그 지표가 급격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김상호는 이대호의 다음을 이을 수 있는 1루수 자원으로 여전한 기대를 받고 있었고 3루수 겸업 가능성을 타진하며 1군 엔트리 1군에서의 생존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이런 김상호의 노력은 뜻하지 않은 병마가 그에게 닥치면서 그를 좌절시켰다. 김상호는 2018 시즌 도중 뇌종양 판정을 받았고 뜻하지 않은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수술에 이어진 항암 치료를 받아야 했고 운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경기에 나서서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선수에게는 아픈 시간이었다. 김상호는 기량이 최정점에 이를 20대 후반 나이에 닥친 이 상황이 가혹할 수밖에 없었다. 몸은 물론 마음의 상처가 더 큰 시간이 이어졌다. 그의 회복과 선수 복귀가 불투명할 수 있었지만, 롯데는 이런 김상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빼지 않고 그의 회복을 기다렸다. 이런 구단의 배려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2019 시즌 도중 김상호는 완치 판정을 받고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경기에 나설 준비를 했고 2020 시즌을 앞두고 실전에 나설 수 있을 정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연습경기지만, 이제 실전에 나설 수 있는 상태임을 보여주었다. 

어렵게 복귀했지만, 김상호가 1군 엔트리에 당장 들어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나서지만, 외야수 전준우의 1루수 전환이 이루어졌고 김상호가 없는 사이 젊은 선수들의 경쟁자로 등장했다. 김상호는 긴 실전 경기 공백이 있었다. 이제 김상호는 30대에 접어든 중견 선수가 됐다. 김상호로서는 공격과 수비에서 그의 경쟁력을 더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 당장은 백업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상황이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김상호의 복귀는 그의 강한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 그에게는 한 타석, 한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이런 절실함은 선수단에 강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그가 병마를 이겨낸 인간승리의 주인공을 넘어 야구선수 김상호로서 실력을 발휘하는 일이다. 김상호가 또 다시 찾아온 기회를 그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해 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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