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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가혹한 시간의 연속이다. 효율적인 구단 운영이 중요한 시대적 흐름이 되면서 연봉 대비 활약은 선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에게는 더 냉철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베테랑 선수들은 FA 시장에서 평가를 받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고 자신의 의지와 달리 자의반 타의 반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는 그 팀의 레전드, 프랜차이즈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한때 팀을 대표하는 선수라 해도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냉혹한 비판에 직면한다. 팬들의 시선도 프랜차이즈 선수에게 무조건 따뜻하지 않다. 자신의 원하는 만큼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어려운 시기다. 그만큼 베테랑 선수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LG의 프랜차이즈 선수 박용택은 이런 흐름에서 조금 벗어난 선수라 할 수 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박용택은 LG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다. 그동안 LG의 중심 선수들이 하나 둘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나고 은퇴했지만, 박용택은 중심 선수로 그 자리를 지켜왔다. 

 

 

 



2020년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 사이 그의 나이는 40살을 넘어섰고 한 번도 자격을 얻기 어려운 FA 계약을 3번 체결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홀대받는 시대에 박용택은 팀의 중심 타자로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켰다. 성적에서도 박용택은 30대 후반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박용택은 2016 시즌  0.346의 타율에 11홈런 90타점, 2017 시즌 0.344의 타율에 14홈런 90타점, 2018 시즌에도 0.303의 타율에 15홈런 76타점으로 전성기 이상의 성적을 기록했다. 타고 투저의 흐름이 극심했다는 점이 고려될 수 있지만,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선수로서 그의 활약은 가치가 있었다. 팀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LG에서 박용택의 비중은 상당했다. 

하지만 2019 시즌 박용택은 부상이 겹치면서 경기 출전수가 줄었고 공격 지표도 크게 하락했다. 박용택은 2019 시즌 0.282의 타율에 1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 40살에 접어든 그의 나이는 부상 회복을 더디게 했고 FA로 영입된 중심타자 김현수를 중심으로 이천웅, 이형종, 채은성 등 젊은 외야수들의 팀 주력으로 자리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자리를 내어준 것도 영향을 주었다. 

2020 시즌 박용택은 3번째 FA 계약을 마지막 해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 박용택으로서는 은퇴 시즌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코로나 사태로 프로야구 개막 일정이 무기한 연장되는 상황에 그에게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서서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커리어를 쌓고 싶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LG에 입단한 이후 한 번도 이루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도 그의 올 시즌은 특별하다. 

박용택은 꾸준한 활약을 해왔지만, LG의 팀 성적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같은 잠실 라이벌 두산이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 됐지만, LG는 두산의 기세에 눌려있어야 했다. 상대 전적에서도 LG는 두산에 크게 밀리는 흐름이 이어졌다. 여기에 키움이 히어로즈가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LG는 같은 서울을 연고로 하면서도 두산과 키움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기기 일쑤였다. 

이런 상황은 LG의 중심 선수 박용택에게도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LG는 그 어느 팀 못지않은 강력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지만, LG 팬들에게 그들의 성적은 항상 아쉬움이었다. 당연히 구단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중심 선수들도 팬들의 따뜻한 시선만을 받을 수 없게 했다. 박용택 역시 꾸준한 성적에도 그의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팀의 베테랑 선수가 자신의 성적만으로 평가받을 수 없는 현실에서 그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박용택의 나이는 불혹을 넘어섰지만, LG의 성적은 그에게 큰 짐이었다. 지난 시즌 LG는 박용택의 역할 비중이 줄었지만, 정규 시즌 4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승률로 0.552로 준수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해마다 LG를 지배했던 시즌 초반 상승세 이후 후반기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현상도 사라졌다. 팀은 더 끈끈해졌다. 

올 시즌 LG는 기존의 전력을 유지한 채 더 나은 시즌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했던 외국인 원투 펀치가 건재하고 그들의 중심으로 부상 선수가 복귀하는 마운드는 단단하다. 투고 타저의 리그 흐름은 마운드에 강점이 있는 LG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항상 약점으로 지적되던 팀 타선도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류중일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에 LG는 더 높은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LG는 우승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박용택은 역할 비중이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올 시즌 LG의 구상에 있어 중요한 선수다. 부상이 없다면 지명타자로서 그의 타격은 여전히 타선에 큰 플러스 요소다. 승부처에서 대타로서 박용택만한 카드가 없다. LG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와 함께 박용택이 베테랑으로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주고 대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박용택 역시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에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가는 중요한 동기 부여가 올 시즌 존재한다. 

2002년부터 정말 긴 세월이었다. 한 팀에서 40살이 넘어서까지 기량을 유지하며 LG를 대표하는 선수로 선수 생활을 한 것만으로도 박용택은 팀의 레전드로 손색이 없다. LG 팬들 역시 그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박용택은 분명 행복한 선수다. 그의 마지막 꿈이 은퇴 시즌에 현실이 될지 궁금하다. 

사진 : LG 트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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