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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프로야구] 생존을 위한 시즌 준비하는 롯데 멀티플레이어 정훈

스포츠/2020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0. 4. 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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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의 위기 속에서 개막이 지속 연기되었던 프로야구가 5월 5일을 개막일로 결정하고 정규 시즌을 위한 본격 준비가 들어갔다. 각 구단은 시범경기 성격의 팀 간 교류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달라진 리그 환경 속에 대비하고 있다. 각 구단은 자체 연습경기에서  제대로 평가할 수 없었던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타 팀의 전력을 분석할 시간도 얻고 있다. 팀 간 4경기에 불과한 교류전인 탓에 각 팀은 주전급 선수들을 대부분 기용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런 분주함 속에 교류전이 무엇보다 소중한 선수들이 있다. 특히, 확실한 주전 선수가 아닌 백업 선수로 엔트리 진입 경쟁을 하는 선수들에게는 경기 출전의 기회가 너무나 소중하다. 올해 34살이 된 롯데의 베테랑 야수 정훈 역시 그중 한 명이다. 2010년 롯데에 입단한 이후 11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정훈은 백업 선수로 그 존재감을 유지해야 하는 위치다. 마침 정훈은 4월 21일 NC와의 교류전에서 2루타 2개에 4타점 경기를 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롯데의 치열한 백업 경쟁구도에서 정훈은 일단 한 걸음 앞서나갔다 할 수 있다. 

정훈은 2006년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의 육성 선수로 입단했지만, 경쟁에서 밀렸고 이후 현역으로 군 입대를 했다. 이후 프로야구 선수가 아닌 고교팀의 코치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이 있다. 이후 2010 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후 정훈은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로 주목을 받았고 1군과 2군을 오가며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2013시즌부터 1군 선수로 자리한 정훈은 롯데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2015 시즌에는 주전 2루수로 3할의 타율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기도 했다. 롯데는 조성환 이후 확실한 2루수를 얻었다 할 수 있었다. 또한, 정훈의 롯데 입단 전 이력은 역경을 딛고 올라선 선수로 팬들의 성원을 받는 이유가 됐다.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너무 짧았다.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2루수로서 정훈의 수비는 항상 아쉬움이 있었다. 이는 그의 역할 비중을 축소시키는 요인이 됐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2루 자리를 채웠다. 자연스럽게 그의 역할은 크게 줄었다. 정훈으로서는 주전 경쟁이 아닌 1군 엔트리 경쟁을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정훈은 멀티 수비 능력을 갖춘 선수로 변신하며 나름의 경쟁력을 유지했다. 정훈은 2루수는 물론, 1루수를 소화했고 외야수로도 나서며 평균 이상의 수비 능력을 보여주었다. 장기 레이스에서 내야와 외야 수비가 모드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정훈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전문 백업 선수로 자리했다. 

하지만 출전 경기 수의 감소는 불가피했다. 2017 시즌부터 정훈은 교체 선수로 주로 경기에 나서야 했다. 상대 투수에 따라 경기 출전도 제한을 받았다. 그의 1군에서 경기 출전수는 100경기를 넘지 못했다. 한정된 역할을 연봉에도 영향을 주었다. 주전 2루수로 활약할 당시 억대 연봉 선수 반열에 오르기도 했던 그의 연봉은 그때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에 점점 선수 육성을 기조가 강화되는 프로야구 흐름 속에 확실한 포지션이 없는 30대 선수가 언제든 정리될 수 있는 환경이 그를 더 불안하게 했다. 매년 오프시즌이 그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훈은 버티고 버텨 2020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상황도 그에게 긍정적이라 할 수 없다. 외야수로 엔트리에 등록되었지만, 롯데는 백업 외야수로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민재, 트레이드로 영입한 추재현을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내야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강로한도 있다. 1루수 전환을 모색 중인 전준우 역시 외야수로 상당 경기에 나설 수 있다. 

1루수 자리로 전준우가 주전으로 우선 고려되고 있고 이대호 역시 1루수 출전 경기 수를 지난 시즌보다 늘릴 가능성이 크다. 외야 유망주 추재현도 1루수 겸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롯데가 주목하는 유망주  한동희, 김민수 역시 1루수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암 투명을 이겨내고 돌아온 인간승리의 주인공 김상호 1루수 후보군이다. 2루수 자리는 FA 영입 선수 안치홍의 입지가 워낙 단단하다. 

정훈으로서는 더 치열한 경쟁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앞으로 팀 간 교류전과 자체 연습경기를 통해 정훈은 존재 가치를 더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 다만, 일찌감치 내.외야를 겸업하며 경험을 쌓았다는 건 정훈에게는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독특한 타격폼이 강점과 약점을 분명하게 하는 단점이 있지만, 정훈은 장타력을 갖추고 있고 우타자로서 좌투수 승부에도 강점이 있다. 10년간 쌓아온 수 싸움 능력까지 더해 대타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렇게 프로 11년 차 정훈이지만, 그는 팬들로부터 따뜻한 시선보다는 우려와 비판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시즌이 더 많았다. 그 시선은 금세 바뀔 수 없다. 롯데가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내부 육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도 정훈에게는 위험 요인이다. 포지션 중복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배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정훈이다. 그로서는 주어진 기회에 확실한 실적이 필요하다. 그의 모습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버티고 또 버텨야 하는 직장인들과 많이 닮아있다.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 밀려나는 것이 순리라고 하지만, 마음 한 편에서는 생존을 위한 경쟁을 하고 있는 정훈에게 자꾸만 응원을 보내고 싶기도 하다. 이제 베테랑 선수가 된 정훈이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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