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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는 단연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다. 스트레일리는 선발 투수로 10경기 마운드에 올랐고 63이닝을 투구했다. 63이닝 동안 스트레일리는 65개의 탈삼진으로 1이닝 당 1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은 1.03에 불과하고 18개의 볼넷만을 허용했다. 에이스 다운 투구 내용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의 승부는 단 1승에 불과하다. 패전이 2개, 6월 4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을 투구하면서 이닝이터의 면모를 과시했고 6월 한 달 방어율이 2.12에 불과했지만, 모든 경기에서 그의 승리는 없었다. 패전이 없었다고 위안을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지독히도 그는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 롯데 타선은 에이스의 역투에 좀처럼 화답하지 못하고 있다. 그와 비슷한 이닝을 소화한 타 팀의 에이스인 두산의 알칸타라가 7승, 키움 요키시가 7승, 최하위 한화 에이스 서폴드도 5승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불운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스트레일리다. 

최근 경기인 6월 26일 삼성전에도 그는 승운이 없었다. 스트레일리는 7회까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은 1득점과 불과했다. 그 사이 스트레일리는 한계 투구 수에 근접했지만,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구위가 떨어진 스트레일리는 추가 2실점으로 패전의 위기에 몰렸다. 타선의 뒤늦은 폭발로 경기가 동점이 되면서 패전의 위기는 모면했지만, 타선의 지원이 뒤늦었다. 결국, 롯데는 연장 접전 끝에 삼성에 4 : 6으로 패했다. 그 패배의 충격은 다음 날 경기 1 : 6 완패로 이어졌다. 에이스가 등판했던 경기를 초반 득점지원으로 승리했지만, 롯데는 보다 수월한 3연전이 가능했다. 

 

 



에이스의 불운은 롯데의 5할 승률 붕괴와 순위 하락으로 이어졌다. 5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롯데는 7위로 가장 뒤 순위에 놓여있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3승 7패로 내림세다. 롯데가 주춤하는 사이 5위권 경쟁팀 KIA, 삼성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큰 대조를 보였다. 롯데는 승리하는 경기는 힘겹게 접전으로 승리하고 패하는 경기는 끝내기가 후반 뒷심 부족으로 패해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 그럴수록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더해지고 있고 특히, 불펜진의 소모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는 스트레일리의 존재는 롯데에 너무 소중하다. 스트레일리 역시 등판하는 경기에서 강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는 투구 내용에 비해 너무나 인색한 결과를 계속 얻고 있다. 

스트레일리의 모습은 지난 시즌까지 5시즌을 롯데와 함께 했던 외국인 투수 레일리를 연상하게 한다. 레일리는 2015시즌 부터 2019시즌까지 롯데의 선발 투수로 48승 53패, 통산 방어율 4.13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투구라고 할 수 없었지만, 롯데에 부족한 좌완 선발 투수로서 꾸준한 활약을 했었다. 이닝 소화능력이나 성실함 팀 융화에 있어서도 긍정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9시즌 레일리는 5승 14패로 롯데 입단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결과는 부진했지만, 내용면에서는 평가가 필요했다. 레일리는 181이닝을 소화했고 방어율은 3.88로 비교적 준수했다. 140개의 탈삼진에 볼넷은 65개로 그 비율로 나쁘지 않았다. 

많은 퀄리티스타트로 선발 투수의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이런 레일리였지만, 일찌감치 최하위로 쳐진 팀 분위기와 투. 타에서 모두 난맥상을 노출한 팀 상황이 겹치며 큰 영향을 받았다. 타선의 지원 부족에 불펜진의 불 쇼가 계속되면서 레일리 승수 쌓기는 정말 힘겨웠다. 롯데 팬들의 그의 성적에도 큰 응원을 보냈던 이유이기도 했다. 이 점을 고려해 롯데는 그와 올 시즌도 함께 하려 했지만,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았고 레일리는 팀을 떠났다. 그를 대신해 스트레일리가 입단했다. 롯데팬들 사이에서는 기존 레일리가 이름이 비슷하다 해서 큰 화재가 되기도 했다. 

스트레일리는 우완 정통파 투수로 기교파 투수의 성격이 강했던 레일리와 달리 힘을 바탕으로 한 강한 투구가 특징이고 메이저리그 10승 경력의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때 부상으로 공백기가 있었지만, 명성에서는 최고 수준이었다. 실제 시즌 시작 후  한 명의 외국이 투수 샘슨이 곧바로 전력에 가세하지 못하는 와중에서 스트레일리는 에이스로서 부담을 짊어졌고 경기를 거듭할수록 그의 명성이 결코 과거의 기억만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스트레일리는 분명 기존 레일리 이상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지만, 불운한 선발 투수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이전보다 강해졌지만, 타선의 기복이 심하고 6월 들어서는 스트레일리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스트레일리를 힘 빠지게 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스트레일리는 의연하고 매 경기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결과를 떠나 스트레일리가 등판하는 경기는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경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롯데에 매우 긍정적이다. 이닝이터 스트레일리의 존재는 롯데 불펜진의 과부하를 덜어내고 후반기 힘을 낼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런 긍정의 이면에 스트레일리가 불운의 선발 투수가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너무나 큰 그림자로 다가온다. 스트레일리의 불운이 계속된다는 건 그만큼 롯데 전력의 불안전성을 상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에이수가 호투하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트레일리가 불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롯데 성적은 그에 비례해 내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불운의 에이스를 2시즌 연속 만나는 건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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