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까지만 해도 NC의 선두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투. 타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고 불꽃 타선의 힘은 리그 최고였다. 마운드는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구창모가 혜성처럼 등장했고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와 함께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며 강력한 원투 펀치를 구성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5인 로테이션은 물 흐르듯 잘 돌아갔고 강력한 타선의 선발 마운드의 힘은 불안한 불펜진의 약점을 잊게 했다. 여기에 시즌 전 선두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됐던 팀들이 부상 등의 원인으로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하는 반사이익도 있었다. 코로나 시대 어렵게 개막한 프로야구에서 NC는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경기력으로 창단 첫 우승을 위해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런 NC의 1위 질주가 최근 큰 도전에 직면했다. NC는 8월 20일 현재 2위 키움에 반경기차 추격을 허용했고 3위 LG와의 승차도 3경기에 불과하다. 한때 여유 있는 1위를 유지하며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하는 여유까지 있었던 NC에게는 너무 큰 변화다. 그 변화가 8월 중 급격히 일어났다는 점이 NC에게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NC 8월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인 마운드 불안이다. NC는 시즌 초반부터 불펜진에 약점이 있었지만, 선발 투수들의 선전으로 이를 극복했다. 하지만 경기가 누적되면서 선발 투수들이 체력 부담을 느끼는 시점과 맞물려 불펜진의 약점이 크게 드러났다.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구창모의 복귀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고 원투펀치의 한 축이었던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의 페이스가 크게 떨어지면서 마운드 전체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초반 대량 실점과 경기 후반 역전패를 누적시켰다. 이는 팀 분위기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NC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KIA의 마무리 투수였던 문경찬과 또 다른 불펜 투수 박정수를 영입하면서 1차 지명 투수였던 장현식과 내야와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다재다능한 야수 김태진을 내주는 결정을 했다. 장현식과 김태진은 올 시즌 1군에서 다소 그 활약도가 떨어지지만, 20대에 군필 선수들로 NC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이런 선수들을 내준 트레이드는 올 시즌 NC의 우승 도전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 트레이드를 두고 대부분의 평가는 NC가 큰 이익을 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NC는 트레이드 이후에도 불펜진의 안정을 이루지 못했다. 문경찬은 애초 기대와 달리 구속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비중 있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대치가 크지 않았던 박정수가 더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트레이드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NC다.
이런 마운드 불안과 함께 계속되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NC의 또 다른 불안요소다. NC는 테이블 세터진에 큰 역할을 해야 할 주전 2루수 박민우가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부상 복귀 후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던 박민우였지만, 부상을 완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놀라운 기량 발전을 보이며 중심 타자로 우뚝 선 강진성도 부상으로 상당 기간 출전을 하지 못했고 주전 포수 양의지도 부상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여기에 부상 복귀 후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나성범도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해 출전에 제약이 있고 베테랑 3루수 박석민도 완벽한 몸 상태라 할 수 없다. NC는 최근 이런 부상 선수들의 등장하면서 전력에 누수가 발생했다. 야수진은 백업 층이 튼튼하다. 하지만 순위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주전 선수들의 부상은 결코 좋은 뉴스가 아니다.
이렇게 NC가 이런저런 요인으로 주춤하는 사이 2위 그룹의 추격은 한층 거세졌다. 외국인 타자 러셀의 합류와 부상 선수 복귀로 시즌전 구상하던 전력 이상을 구축한 키움이 8월 무서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불꽃 타선으로 상승세에 불을 지핀 LG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최상의 전력이 아닌 NC로서는 부담되는 상황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NC는 키움과의 2연전 1승 1패로 키움의 선두 추격 도전을 이겨냈고 추가 엔트리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엔트리에 포수를 한 명 더 추가하면서 주전 포수 양의지의 체력 부담을 덜게 됐다. 긴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에이스 구창모의 복귀 움직임도 있다. 한동안 불안했던 외국인 투수 루친스키도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활약도가 떨어졌던 외국인 투수 라이트도 투구 내용이 이전보다 크게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NC의 선두 수성은 시즌 초반과 달리 험난해 보인다. 경기별 이동이 상대적으로 많은 경남지역을 연고로 하면서 우천순연 경기가 가장 많이 남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시즌 선두 경쟁을 하다 후반기 급격히 내림세를 거치며 어렵게 5위에 턱걸이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긴 기간 이어온 선두 자리를 놓친다면 상당한 상실감이 생길 수도 있다. 다만, 전력의 플러스 요소가 남아있고 지난 시즌보다 선수들의 기량이 전반적으로 더 발전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시즌 초반 벌어놓은 승수가 후반기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결국, 선두 자리를 어떻게든 유지하는 것이 NC에는 중요하다. NC가 도전자들을 뿌리치고 선두를 지킬 수 있을지 NC의 진짜 실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이 됐다.
사진 : NC 다이노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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