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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순위 경쟁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KT의 상승세와 두산의 내림세라는 대조적인 상황이 있다. 얼마 전까지 5위 경쟁을 하고 있었던 KT는 9월 들어 높은 승률을 유지하면서 승수를 쌓았고 5위를 넘어 공동 3위로 선두권 경쟁의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다. 반대로 두산은 선두 경쟁을 위한 마운드 개편을 했음에도 오히려 승보다 패수를 더 쌓으면서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KT와 두산 모두 지난 시즌은 물론이고 최근까지 그들에게 가장 어색한 순위표에 놓여있다. 

이런 변화는 5위 경쟁의 가장 마지막 주자 롯데의 타깃을 변화하게 하고 있다. 7위 롯데는 9월 19일까지 6위 두산에 2경기 차 5위 KIA에 2.5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다. 한때 5위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롯데로서는 다시 한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차이다. 특히, 두산의 내림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은 롯데에게 호재다. 

롯데가 희망을 다시 가질 수 있는 요인은 외적 변수가 발생했지만, 롯데에게 필요한 건 높은 승률을 유지하는 일이다. 최근 롯데는 2연전 체제에서 승과 패를 동시에 쌓으면서 한 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2연승 후 2연패 다시 1승 1패의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력이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될듯하면 치고 나가지 못하고 어렵다 여기면 다시 희망을 되살리고 있다. 롯데 팬들로서는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이런 불안전성에도 롯데가 5위 경쟁의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은 베테랑들의 활약이다. 정훈, 손아섭 테이블 세터진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선두 이병규의 활약이 최근 돋보이고 있다. 이병규는 올 시즌 부상으로 상당 기간 재활을 해야 했고 9월부터 1군에 합류했다. 

이병규는 9월 19일까지 타율은 0.250의 불과하지만, 4할에 가까운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공을 잘 보고 볼넷을 잘 골라내고 있다 그의 진가는 득점권에서의 활약이다. 이병규는 득점권에서 0.353의 높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9월 18일 LG 전에서는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2타점 적시안타, 9월 19일 NC 전에서는 확실한 리드를 잡는 2점 홈런으로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두 번의 승리로 롯데는 5위 경쟁을 지속하게 됐다. 

이병규는 타격에서의 활약과 함께 수비에서도 1루수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하고 있고 이병규가 1루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존 1루수 정훈은 중견수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주전 중견수지만,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병헌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팀 공격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여기에 이병규는 수준급 좌타자로 손아섭 외에 상대 팀에 위협적인 좌타자가 없는 팀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이렇게 이병규는 30대 후반의 베테랑이지만, 시즌 후반기 롯데 전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공격적인 면에서도 이병규는 날카로움이 여전하다. 롯데가 세대교체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이병규를 팀 전력에 포함하고 긴 재활 기간을 기다려 준 이유라 할 수 있다. 

이병규는 프로야구 전체 커리어에서 공격력만큼은 인정받고 있었던 선수다. 과거 LG 시절 그는 지금은 은퇴 후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LG의 레전드 이병규와 동명이인으로 작은 이병규, 작뱅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그는 이름만 같은 선수가 아니었다. 그만큼은 타격 능력이 있었고 기록으로 능력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잦은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기량은 주전이었지만, 부상으로 풀타임으로 소화하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 그사이 LG의 젊은 선수들의 성장하면서 LG는 점점 그 자리를 잃었다. 결국, 이병규는 2018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팀을 옮겼다. 그렇게 2006시즌부터 시작했던 LG에서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롯데에서 이병규는 기량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며 쏠쏠한 활약을 했다. 103경기에 출전한 이병규는 0.273의 타율에 10홈런 39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완벽한 주전이 아닌 대타 요원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한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이를 통해 이병규는 제2의 야구 인생을 다시 열었다. 하지만 지나 시즌 롯데에서 이병규는 부상에 다시 발목 잡히며 8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기록도 미미했다. 30대 후반의 선수에게 2019 시즌의 부진은 선수 생활 지속 여부를 걱정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실제 상당수 롯데의 베테랑들이 팀을 떠났다. 이병규는 달랐다. 롯데는 이병규의 부상 회복을 기다렸다. 

이병규는 최근 경기에서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타격에서만큼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이병규다. 그에 대한 롯데의 기다림이 아직까지는 성공적이다. 이병규는 최근 주전 1루수로 고정되고 있다. 하위 타선에서 활약하면서 팀 공격의 균형추를 유지해 주고 있다. 현재 롯데의 이병규, 김준태, 안치홍 등으로 구성되는 하위 타선은 상당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롯데가 최근 경기에서 득점 기회에서 보여주는 높은 집중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만큼 이병규는 화려하지 않지만,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는 5위 경쟁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경험 많은 선수들이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이다. 이병규는 그 베테랑 중 한 명이다. 이제 연봉 5,000만 원에 불과한 이병규지만, 9월 그의 활약은 억대 연봉 선수 못지않다. 이병규가 남은 시즌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현재까지는 계속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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