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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프로야구 초반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고 할 정도로 혼전의 양상이다. 선두와 최하위 팀의 승차는 5.5경기 차에 불과하다. 최하위 키움을 제외하면 모든 팀들이 5할 언저리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연승을 하면 순위가 급상승하고 연패를 하면 순위가 급하락하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부터 온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코로나 상황이 진행형이고 10개 구단이 모두 해외 전지훈련을 하지 못한 상황 등이 겹치면서 모든 팀들의 전력이 아직 완성되지 못한 느낌이다. 이는 어느 팀도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고 물고 물리는 순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 NC처럼 어느 한 팀이 높은 승률로 독주하며 순위 경쟁을 이끄는 모습을 당분간은 찾아보기 어려워 보인다. 

이런 혼전 속에서 SSG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4월 24일 현재 승차가 크지 않지만, 단독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들의 전신이 SK 와이번스 시설 전통의 강팀이었지만, 2020 시즌 정규리그 9위의 부진을 경험했던 SSG로서는 상당한 반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팀 성적 지표를 살피면 여전히 불안정한 전력이다. 팀 방어율은 4.92로 전체 8위고 수비율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최다 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팀 공격력 역시 팀 타율이 전체 8위권으로 강하다 할 수 없다. 다만, 팀 홈런이 22개로 2018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홈런 공장의 위용을 되찾아가는 게 인상적이다.

그렇다 해도 SSG의 전체 전력은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면이 있다. 특히, 지키는 야구가 그렇다. 마운드는 외국인 투수 르위키가 부상으로 장기간 마운드에 설 수 없고 1선발 기대했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폰트 역시 아직 기대와 거리가 멀다. 박종훈, 문승원 두 국내 선발 투수는 꾸준하지만, 5선발 자리는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불펜진 역시 안정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여기에 수비 불안의 문제가 매 경기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추신수

 


하지만 SSG는 비틀거리는 듯 보이면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성적의 불균형을 대신하는 무언가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 원동력을 베테랑들의 활약이다. SSG는 투. 타 곳곳에서 베테랑들의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들은 팀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면서 승부의 흐름을 잡아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위권의 팀 방어율과 타율에도 순위표 위쪽에 자리한다는 건 승부처에서 그만큼 강점을 보인다는 증거다.

이런 베테랑의 활약을 이끄는 중심은 불혹의 테이블 세터진 추신수와 김강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김강민과 추신수는 모두 1982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40살이다. 대부분의 동년배 선수들이 은퇴한 가운데 이들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추신수와 김강민은 1, 2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득점 기회를 만드는 건 물론이고 득점권에서는 해결사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은 최정, 로맥, 최최주환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위력을 더해주고 있다. SSG의 상위 타선은 높은 생산력으로 팀 승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SSG 테이블 세터진 구상은 애초 계획은 아니었다. SSG는 시즌 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신예 최지훈과 추신수의 테이블 세터 조합으로 시즌 개막전에 나섰다. 빠른 스피드와 함께 재간 넘치는 타격을 하는 최지훈과 메이저리그에서 높은 출루율과 장타력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던 추신수의 조합은 최상의 조합으로 보였다. 최근 야구의 트렌드인 강한 2번 타자를 구현하기 위한 로맥 2번 타자 조합도 시도됐다. 최지훈은 SSG에 부족한 기동력 야구를 이끄는 의미에서도 중용됐지만, 2년 차 징크스 탓인지 1할대 부진한 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SSG는 김강민을 1번 타순에 기용하기 시작했다. 한시적 조치로 보였지만, 김강민은 꾸준히 1번 타순에 서고 있고 추신수가 2번 타순에서 그와 함께 하는 구도가 계속되고 있다. 시즌 전 김강민의 올 시즌 역할은 벤치 멤버의 의미가 컸다. 은퇴 시즌이라 할 수 이번 시즌 김강민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돕고 여전히 살아있는 뛰어난 외야 수비 능력으로 경기 수비 강화 카드의 의미가 강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추신수가 전격 영입되면서 그의 선수로서 입지는 더 좁아질 수도 있었다. 김강민은 이런 팀 정책을 수용하고 조용히 시즌을 준비했다. 팀 간판선수로 전격 영입된 추신수의 리그와 팀 적응을 돕는 역할을 하면서 베테랑의 또 다른 품격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경기 외적 역할을 벗어나 김강민은 팀 전력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타율도 2할대 후반으로 끌어올렸고 3할 후반의 출루율로 테이블 세터의 전통적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득점권에서 3할 타율로 순도 높은 타격을 하고 있다. 명품 중견수 수비도 여전하다.

김강민이 1번 타순에 고정되면서 추신수도 함께 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큰 기대 속에 KBO 리그로 돌아온 추신수는 팀 안팎의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타격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그 스스로가 큰 부담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추신수는 자신의 장점을 되살리고 있다. 추신수의 타율은 2할대 초반이지만, 11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3할대 후반의 출루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 사이 홈런 5개를 때려내며 장타력을 되살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는 출루 머신이라 불릴 만큼 출루에 큰 강점이 있었다.

추신수는 많은 볼넷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상대 투수에 많은 공을 던지게 하는 까다로운 타자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뒤 타자들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곤 했다. 추신수는 이런 장점을 되살렸고 정면 승부로 들어오는 공을 담장 너머로 날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6개의 도루로 팀 기동력 야구를 이끌고 있다. 추신수의 홈런과 도루는 모두 리그 상위권이다. 벌써부터 추신수의 홈런 20개 이상 도루 20개 이상을 기록하는 20-20클럽 달성을 예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 이상도 가능한 페이스다. 

이런 베테랑 테이블 세터의 활약은 분명 긍정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SSG는 추신수, 김강민 테이블 세터진이 만든 득점 기회를 중심 타선이 해결하는 득점 공식이 중요한 득점원이 됐다. 중심 타선의 홈런포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타선의 순도 높은 공격력은 마운드와 수비 불안을 상쇄하고 있다. 그 점에서 추신수, 김강민 테이블 세터진의 역할을 그 가치고 크다 할 수 있다. 

SSG는 이들 외에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애초 SSG는 리빌딩을 우선하는 올 시즌 정책이었지만, SSG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추신수의 영입은 올 시즌 SSG의 정책 방향을 원나우로 변경하게 했다. 그 결과 베테랑의 비중이 커졌고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심 타선은 사실상 종신 SSG 선수로서 두 번째 FA 계약을 했던 최정이 30대 중반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고 KBO 리그 5년 차의 베테랑 외국인 선수 로맥도 30대 후반으로 그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커리어를 SSG에 끝낼 가능성이 크다. FA로 영입한 3루수 최주환은 팀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팀 공격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애초 그와의 대형 계약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그의 전 소속팀 두산과 달리 주전 2루수 자리를 확고히 한 최주환은 타격에서 지난 시즌 보다 더 큰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역시 30살을 훌쩍 넘겼다.

 

김강민

 


여기에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포수 이재원은 긴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이고 백업 포수 이흥련은 3할이 넘은 타율과 안정된 투수 리드로 이재원의 짐을 덜어주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들 역시 30살은 넘긴 베테랑이다. 시즌 초반 백업 내야수로 시작했던 베테랑 내야수 김성현도 공수에서 활약하며 다시 주전으로 돌아왔다.

마운드에서는 FA 시장에서  싸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상수가 불안한 불펜진에서 마무리 투수로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그는 압도적인 구위도 아니고 많은 주자를 출루시키는 등 불안한 투구 내용을 보이기도 하지만, 끝내 승리를 지켜내면서 4월 24일까지 5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의 앞에는 방어율 0의 철벽 셋업맨인 좌완 김태훈과 트레이드 영입 이후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고 있는 이태양이 든든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들은 모두 30대 선수다. 긴 부상 재활을 끝내고 돌아온 전직 마무리 하재훈도 부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 역시 30대 선수다.

이렇게 SSG의 올 시즌은 30대 이상의 베테랑들이 팀을 주도하고 있다. 세대교체 흐름이 강한 KBO 리그 분위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SSG 랜더스로 첫 시즌에 나서는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성적인 필수적인 팀 상황에서 불가피한 면도 있다. 실제 베테랑들이 주도하는 SSG는 어려운 여건에도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지만, 시즌 초반 부진한 젊은 선수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인다면 신. 구의 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있다. 그전까지는 베테랑들이 팀을 주도해야 하는 SSG다. 이를 위해서는 올 시즌 새롭게 조합된 추신수, 김강민 테이블 세터진이 당분간은 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불혹의 테이블 세터 조합이 얼마나 더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SSG 경기에서 항상 궁금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SSG 랜더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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