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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롯데가 무기력했던 5월의 기억을 뒤로하고 6월을 힘차게 열었다. 롯데는 키움, KT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에서 4승 2패로 선전했다. 롯데는 5월부터 이어진 팀 6연패를 끊었고 모처럼 2연속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다. 일요일 경기 전패의 불명예 징크스로 털어냈다. 원정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과 몇몇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우려 속에 시작됐던 서튼 신임 감독 체제도 안정을 되찾아가는 느낌이다. 

롯데의 위닝 시리즈 배경에는 마운드가 있다. 롯데는 키움과의 주중 3연전에서 나균안, 프랑코 두 선발투수가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승리 투수가 됐다. 마운드가 버티면서 불펜진은 부담을 덜었고 서준원, 김대우,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도 리드를 잘 지켜냈다. 시리즈 스윕 가능성을 컸던 주중 3연전 3차전에서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8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추격조 불펜진이 경기 후반을 1실점을 버텨내면서 마지막까지 추격하는 경기 흐름을 만들어 주었다. 

KT와의 주말 3연전에서는 박세웅이 프로 데뷔 첫 완봉승으로 롯데의 15 : 0 대승을 이끌었다. 박세웅은 긴 부상 재활과 함께 잠재력을 완전히 구현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올 시즌 초반에도 기대했던 에이스 투수의 면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연속해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데 이어 완봉승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롯데는 다음 경기에서 선발 투수 노경은이 부진하고 불펜진이 경기 후반 무너지면서 1 : 8로 대패했지만, 위닝 시리즈가 걸린 일요일 경기에서 2 : 7로 밀리던 경기는 9회 초 7 : 7 동점을 만들고 연장 10회 초 8 : 7로 반전시키는 역전쇼를 펼치며 승리했다. 

 

6월 첫 주 결정적 홈런 2방으로 존재감 보여준 강로한



그 경기에서 롯데는 선발 투수 나균안이 초반 5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추격조 불펜진이 실점을 최소화했다. 동점을 이룬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2이닝을 책임지며 팀 역전쇼를 완성했다. 최근 경기에서 장타 허용으로 실점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던 김원중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등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며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김원중은 박빙의 경기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이렇게 마운드가 계산이 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롯데는 경기 플랜을 보다 원활하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 마운드가 크게 무너진 경기도 있었지만, 시즌 초반의 마운드 난맥상과 주력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을 고려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6월 첫 주였다. 

야수들의 분전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기회의 문이 열리지 않았던 젊은 선수들의 팀 승리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경기가 늘었다. 최근 선발 출전의 빈도가 늘어난 추재현과 김민수, 강로한이 큰 역할을 했다. 추재현은 장타 생산 능력과 함께 정교한 타격을 하고 있다. 롯데가 대 역전승한 6월 6일 KT전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첫 4안타 경기를 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김민수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부상 중인 2루수 안치홍의 공백을 메우고 최근 타격에서 주춤한 한동희의 3루 자리에서 경쟁자의 면모까지 보이고 있다. 아직 삼진 비율이 높고 변화구 대처에서 아쉬움이 있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감을 찾고 있다. 강로한은 그동안 내야에서 외야로 변신하는 과정 중에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다. 우투좌타의 장점에 빠른 발로 기동력 야구도 가능하지만, 1군에서 타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2군으로 향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올 시즌도 그런 흐름이었지만, 최근 경기에서 결정적인 홈런포 2방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아직 1할대 타율의 강로한이지만, 최근 경기에서 그는장타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6월 6이 경기에서는 9회 초 7 : 7 동점을 이루는 2점 홈런을 LKT 마무리 김재윤으로부터 때려내며 승부 흐름을 돌려놓기도 했다. 

이들과 함께 서튼 감독 체제 이후 주전 포수로 도약한 지시완은 최근 타격에서 주춤하고 있지만, 뛰어난 도루 저지 능력과 함께 수비에서 안정감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타격 부진은 최근 또 다른 포수 김준태가 분발하며 메워주고 있다. 지시완과 김준태, 두 20대 포수는 상화 경쟁 체제 속에 기량 발전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분전과 기량 발전은 롯데 라인업의 유연성을 더해주고 주전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서튼 감독  체제 이후 롯데는 과감히 2군에서 선수들의 콜업하고 다양한 라인업을 시험했다. 그 과정에서 주전들에 주기적으로 휴식을 주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배려했다. 이대호, 안치홍 등 주력 타자들의 부상 공백에 따른 일이기도 했지만,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해야 최하위 롯데로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긴 연패에 빠지기도 했고 황망한 역전패를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련 속에서 젊은 선수들의 주어진 기회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다. 그 결과 라인업 곳곳에서 백업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보이고 있다. 이제는 주전들의 공백에도 경기력을 유지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주기적인 휴식을 가진 주전 선수들도 경기력 유지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그 결과는 6월 첫째 주 2번의 위닝 시리즈로 나타났다. 

물론, 6월의 시작의 롯데의 반전을 의미한다 하기는 무리가 있다. 여전히 롯데 마운드는 불안하다. 에이스 스트레이일리가 지난 시즌의 강력한 모습이 아니다. 그와 짝을 이룬 외국인 투수 프랑코는 제구 난조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마운드에 서고 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환한 남다른 선수 이력을 가지고 있는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는 첫 시즌이다. 지난주 나균안은 화요일 경기 호투 이후 일요일 경기 부진했다. 아직 일주일에 2번의 선발 등판은 무리임을 보여주었다. 베테랑 투수 노경은도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기는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롯데는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노경은의 투구 수를 제한하고 이른 교체를 하는 마운드 운영을 했다. 노경은인 이에 불만스러운 반응을 보였지만, 불가피한 일이기도 했다. 대신 롯데는 투구 이닝 소화에 어려움이 있는 신인 김진욱을 불펜으로 전환해 보다 많은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쪽으로 육성 방향을 전환했다.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머물고 있는 또 다른 영건 선발 투수 이승헌도 불펜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로서는 박세웅이 완봉승을 기록하는 등 새로운 마운드의 구심점이 되고 있지만, 선발 로테이션의 유동성이 크다. 

이를 보완한 불펜진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최근 젊은 투수들이 불펜진에 활력소가 되고 있지만, 접전의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리기는 부담이 크다. 현재 필승 불펜 조는 서준원, 김대우, 마무리 김원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원중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났지만, 서준원은 기복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 30대 후반의 김대우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힘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부상으로 2군에 머물고 있는 필승 불펜 구승민의 컨디션 회복이 절실하다. 또 다른 필승 불펜 박진형은 당장은 1군에서 활용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현충일 4안타 경기, 추재현



아직까지 롯데 마운드는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는 시즌 내내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마운드의 불안은 상승세 지속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롯데로서는 마운드가 풀기 힘든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마운드 불안에도 롯데는 지난주 달라질 수 있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패하는 경기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6월 6일 대역전승은 전날 경기에서 큰 점수 차 리드에서 컨디션 조절 차 마운드에 오른 KT 마무리 김재윤을 30개 가까운 공을 던지게 하면서 힘을 소진한 결과다. 롯데는 6일 경기에서 연투에 나서며 힘이 떨어진 김재윤을 공략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쉽게 승리를 내주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롯데는 기회의 문이 더 크게 열리면서 그동안 기회에 목말랐던 선수들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그 영향으로 주전 선수들도 분전하는 순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부상에서 회복한 간판타자 이대호의 1군 복귀가 임박했고 필승 불펜 구승민도 조만간 마운드에 가세할 수 있다.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이대호의 가세는 선수단에 주는 긍정 효과가 크다. 이대호가 자신의 중심이 아닌 토털 야구를 지향하는 변화된 선수 운영 시스템을 받아들인다면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 

롯데는 6월을 시작하는 시점에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이전처럼 일시적인 반등일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지금의 반등이 선수단 전원이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인 건 분명해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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