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사태로 인한 리그 중단의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최고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던 NC 다이노스가 그 중심에 있다. NC는 리그 중단 사태까지 불러온 팀 내 감염자 발생과 관련해 해당 선수와 감염 경로 등 각종 궁금증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았다. 팀 내 감염자 발생으로 대규모 자가 격리가 불가피한 두산과 함께 리그 중단의 불가피성만 강조하며 비난 여론을 자초했다.
KBO는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대규모 자가 격리자 발생으로 대폭적인 엔트리 변동과 2군 선수 콜업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수 있는 NC와 두산은 한숨을 돌렸지만, 올림픽 브레이크와 함께 지나치게 길어진 휴식기는 후반기 리그 일정 소화를 어렵게 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리그 중단 결정에 따른 비난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NC와 두산은 지금도 야구팬들과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리그 중단 결정 이후 사과문을 발표하긴 했지만,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는 한계가 있었다. 확진자 발생 후 선수 엔트리를 급히 변경하고 코치과 감독의 자가 격리를 실시한 구단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며 비난의 수위가 더 높아졌다. 여기에 감염 경로와 해당 선수들에 대한 각종 소문이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며 상황이 더 악화됐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자칫 사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역학 조사 과정에서 감염 추식 위반 등 관련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결국, NC의 베테랑 박석민이 입을 열었다. 그는 원정 숙소에서 후배 선수들과 술을 곁들인 야식을 함께 했고 마침 같은 숙소에 있었던 팬들과 합석해 함께 음주를 했다고 고백했다. 박석민을 포함해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가 그 자리에 있었음을 밝혀졌다. 여기에 두 명의 팬이 더해지며 집합 금지 명령을 어긴 것이 확인됐다. 그 두 명의 외부인이 여성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며 사건의 파장은 더 커졌다. 박석민은 함께 했던 외부인들이 확진자가 됐다는 연락을 받고 구단에 이를 알리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태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말을 전했다.
하지만 너무 늦은 일이 되고 말았다. NC 구단 역시 상황을 인지하고 사건을 숨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미 NC는 이전에도 소속 선수의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이를 숨기고 미온적인 대처를 하며 비난을 받았던 일이 있다. 또한,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이었던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 관련해 이를 숨기도 뒤늦게 사과를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NC는 이런 전력에 또 하나의 나쁜 사례를 만들었다. NC는 뒤늦게 단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악화된 여론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리그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무겁기만 하다. 또한, 지난 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와 한국 시리즈 동반 우승으로 쌓은 팀의 긍정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
NC는 창단부터 IT 기업의 프로야구 참가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신생 구단임에도 적극적인 전력 보강과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NC는 빠른 시간 내에 강팀으로 부상했고 야구단을 통한 마케팅으로 모기업의 이미지도 제고했다. NC의 구단주 김택진 대표 역시 호평을 받았다. 프로야구단의 성공사례로 자리했던 NC였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NC에 치명적이다. 여기에 사실을 밝히는 과정이 해당 선수에 의해 이루어지면서 구단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선수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우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생긴다.
올 시즌 NC의 남을 일정에도 부담이 커졌다. 당장 연루된 선수들의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이들은 감염법 위반 등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심각한 코로나 상황에서 감염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거운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일반 시민이 아닌 공인의 범주에 속한다. 이 선수들의 NC의 주력 선수들로 이들이 남은 시즌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전력에 큰 손실이 예상된다.
이 중 박민우는 이번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표팀 선발로 박민우는 FA 자격을 올 시즌 후 얻을 수 있었다. 박민우는 스스로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았다. 이로써 박민우의 FA 자격 획득도 다음 시즌으로 미뤄지게 됐다. 금전적인 손해도 크지만, 그는 박민우는 선수로서 명예에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박석민 역시 선수로서는 한 번도 하기 어려운 FA 계약을 두 번이나 하면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했지만, 불명예 이력을 쌓고 말았다.
문제는 이들의 일탈로 인한 사태가 리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뜻하지 않게 리그 중단 사태가 발생했고 리그 일정에 큰 어려움이 발생했다. 리그의 위상 추락은 프로야구 전체에 헤아릴 수 없는 손해를 발생하게 했다. 여기에 박민우의 대표팀 사퇴로 새로운 대체 선수를 선발해야 하고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대체 선수 선발은 가능하지만, 프로야구 전반에 대한 악화된 여론은 대표팀에 큰 부담이다. 가뜩이나 대표팀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박민우는 논란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엎친 데 덮쳤다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다.
NC의 상황은 함께 리그 중단의 원인을 제공했던 두산에도 부담을 주게 됐다. 두산 역시 이번 감염사태에 있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며 비난을 받고 있다. 두산 역시 감염 경로로 해당 선수에 대한 여러 부정적 소문이 있다. 역학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지만,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두산 역시 관련한 정보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만약, NC와 같은 일탈 행위가 원인이라면 두산 역시 큰 어려움이 직면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해당 선수들에 대한 각종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NC 발 코로나 코로나 사태와 리그 중단은 프로야구에 대한 신뢰 상실을 불러오고 있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그 회복이 쉽지 않다. 리그 중단과 관련해 이를 옹호하는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완전히 힘을 잃었다. 이와 관련한 선정적인 보도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다. 경기와 선수에 대한 기사로 가득 차야 할 프로야구 기사란이 코로나 관련 이슈로 채워지고 있다. 당연히 프로야구에 대한 대중이 시선도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KBO는 리그 중단 사태에도 올스타전을 무관중으로라도 치르려 하고 있다. 지난 시즌 무산된 올스타전의 개최를 통해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여전히 확산세가 지속적인 코로나 상황과 NC 사태로 정상 개최가 가능할지 불투명해졌다. 올스타전 개최가 프로야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지워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더해 과거 WBC와 올림픽 선전으로 야구의 흥행 불씨를 되살렸던 것처럼 이번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가뜩이나 약한 전력이라는 우려 속에 코로나 변수가 더해졌다. 메달을 획득한다 해도 떨어진 프로야구에 대한 신뢰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 수 없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그 어느 때보다 코로나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에 리그의 주체가 되는 선수가 이를 위반하고 감염자가 됐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다. 이에 대한 구단의 대응도 아쉽기만 하다. 이 사태는 과연 NC만의 문제였을지 다른 구단들은 운이 좋아 감염을 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NC의 문제는 프로야구 전체의 코로나 극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코로나 상황에서도 철저한 방역 준수로 리그를 완주했고 올 시즌도 정규 리그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었다. 이는 리그 파행의 경험을 했던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리그, 대만 리그와 비교되며 나름의 큰 자부심이었다. KBO 리그의 경기가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 중계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나머지 3개국의 리그는 정상 진행 중이고 KBO 리그는 중단됐다.
코로나 감염 예방이라는 소는 이미 잃었다. 하지만 그 소가 떠난 외양간은 남아있다. 부서진 외양간을 다시 고치고 또다시 소를 잃는 일은 막아야 한다. 당연히 사건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이들과 구단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져야 하고 무너진 방역 매뉴얼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 감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이는 리그 전체를 망칠 수 있는 일이라는 프로야구 구성원들의 경각심을 다시 높여야 한다. 과연 프로야구가 리그 중단 사태 속에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야구팬들에게는 답답한 상황이다.
사진 : NC 다이노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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