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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림픽] 열정과 냉정함이 모두 필요한 야구 준결승, 한.일전

스포츠/2021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1. 8. 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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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예선 미국전 패배의 아픔을 딛고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이 승자 4강전에 올랐다. 대표팀은 조 2위가 대결하는 토너먼트 1라운드 도미니카전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에 이어 이스라엘과의 본선 2라운드를 11 : 1, 7회 콜드게임승으로 마무리했다. 이 승리로 대표팀은 4강에서 조 1위 팀 간 대결인 미국전에 승리한 일본과 만나게 됐다. 결승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 일전이 성사됐다. 

한일전을 승리하면 대표팀은 결승에 선착할 수 있지만, 패하더라도 패자 4강전을 통해 결승 진출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다. 본선 라운드 2번의 승리가 메달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향후 경기에서 대표팀은 2연승이면 금메달, 패-승-승 이면 금메달, 패-승-패면 은메달, 패-패-승이면 동메달, 패-패-패면 4위가 되는 상황이다.

힘겨운 과정이 있었다. 조 예선 1차전에서 가장 약한 상대로 예상했던 이스라엘과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6 :5로 승리했다. 2차전 미국전은 상대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2 : 4로 패했다. 본선 1라운드는 9회 말 공격에 나서기 전까지 1 : 3으로 리드당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9회 말 3득점으로 4 : 3 끝내기 승리를 했다.

극적인 승리 후 나선 본선 2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는 선발 투수 김민우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반 호투와 이번 올림픽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오지환의 2점 홈런 등을 묶어 초반 3 : 0 리드를 잡았다. 대표팀은 잇따른 득점 기회에서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이스라엘에 흐름을 내줬고 5회 초 마운드에 흔들리며 큰 위기에 몰렸다. 대표팀은 선발 투수 김민우가 볼넷으로 주자를 출루시킨 이후 최원준으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최원준이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경기장에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가 마운드의 투수를 어렵게 했다. 최원준이 크게 흔들리자 대표팀은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 조상우를 빠르게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필승 불펜진의 가동은 경기 후반을 어렵게 할 수 있었다. 대표팀의 이런 고민은 타선의 폭발로 완전히 사라졌다. 대표팀은 5회 말 7득점의 빅이닝을 만들며 10 : 1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았다. 전날 멕시코와의 본선 1라운드 경기에서 접전을 하며 마운드 소모가 많았던 이스라엘은 선발 투수 이후 불펜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초반을 대표팀의 득점타 부재로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5회 말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답답했던 대표팀의 타선은 한 번 무너진 둑처럼 폭발했다.

이후 대표팀은 조상우와 원태인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이끌고 7회 말 추가 1득점으로 11 : 1 10점 차를 만들며 콜드게임 승을 완성했다. 전날 야간 경기 접전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에서 12시 낮 경기를 하면서 큰 부담이 있었던 대표팀으로서는 7회에 경기를 끝내면서 체력 부담을 덜고 마운드 소모도 줄였다. 다음 경기를 위해 최상의 결과였다. 그동안 답답했던 타선의 흐름이 되살아났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대표팀은 리그에서 4할 타율에 도전하는 등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강백호가 올림픽 경기 부진에서 벗아나는 맹타로 팀 대승에 큰 역할을 했다.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1루수 오재일도 멀티 안타로 타격감을 되찾았다. 이 외에도 상. 하위 타선 모두 공격에서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도미니카전 극적인 승리가 팀 분위기를 크게 끌어올리면서 상승효과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부담이 큰 경기에서 호투한 선발 투수 김민우의 활약은 앞으로 경기에서 마운드 운영을 원활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부담을 덜고 보다 끈끈한 조직력을 보인다는 점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분명 상승세에 있지만, 일본과의 4강전은 어려운 승부가 예상된다. 일본은 일본 리그 최강 멤버로 선수단을 구성했고 홈 팀의 이점이 있다. 조 예선부터 패배가 없어 전력 소모도 덜었다. 무엇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우리 대표팀이 밀린다. 단적으로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다 기량이 떨어져 방출되는 외국인 선수들이 KBO 리그에서 큰 활약을 하는 일이 많다는 점은 리그 수준차를 보여준다. 조 예선 미국전에서 대표팀은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는 상대 투수들에 크게 고전하며 패했다. 

하지만 한일전의 특수성은 객관성을 무시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일이 많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은 최고의 멤버라 자부했던 일본에 예선과 4강에서 모두 승리하며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후 국제 경기에서 패한 경기가 많았지만, 대부분 쉽게 물러서지 않는 경기들이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도 대표팀이 일본전의 그 의미가 크다. 이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은 베이징 올림픽 4강전에서 이승엽에 역전 홈런을 허용하며 패한 아픔이 있다. 그 충격으로 일본은 3,4위전에서 패하며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이런 일본은 홈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위해 상대를 철저한 분석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고 각오도 단단하다. 일본은 4강전 한일전 승리로 우승으로 가는 길을 보다 편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이런 일본의 틈을 노릴 필요가 있다. 일본은 전승을 기록 중이지만, 조 예선 1차전 도미니카전에서 9회 말 가까스로 역전하며 승리했고 미국과의 본선 라운드에서도 5 : 6으로 밀리는 9회 말 극적인 동점 이후 10회 말 승부치기에서 득점하며 끝내기 승리를 했다. 참가국 중 최강이라 평가받았던 마운드는 도미니카와 미국전에서 공략당했고 많은 실점을 했다. 특히, 메이저리그 양키즈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 일본 리그로 복귀한 다나카는 트리플에이 선수들이 주축인 미국전에서 4회를 넘기지 못하고 3실점하며 마운드를 물러났다. 대회 전부터 그의 컨디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경기를 치를수록 타선이 살아나고 있는 대표팀의 타선이라면 일본 투수들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본의 투수진은 두껍고 고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과의 4강전에서는 좌타자 위주의 대표팀 타선에 대비해 좌완 선발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이스라엘과 도미니카전에서 기량이 일본 투수들보다 크게 떨어지는 좌완 투수들을 공략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들보다 강하고 훨씬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춘 일본 좌완 투수 공략은 훨씬 어렵다. 타선이 미국전과 같은 양상이라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마운드는 더 고민이다. 대표팀은 일본과의 4강전에서 한차례 선발 등판한 경험이 있는 고영표나 이의리 중 한 명을 선발 등판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모두 호투했지만, 홈런포에 실점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등판 순서는 고영표가 더 휴식 일이 있었지만, 이의리는 그동안 일본전에서 좋은 기억이 많았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좌완이다. 이들은 모두 한. 일전과 같은 중압감이 큰 국제경기 등판 경험이 없다. 대신 생소함이라는 무기가 있다. 이의리는 그에 더해 신인답지 않은 담대함도 갖추고 있다. 

대표팀으로서는 선발 투수 결정부터 고민이다. 이번 대회 대표팀은 한 경기를 책임질 절대 에이스가 없고 선발 투수의 이닝에 큰 미련을 갖지 않는 마운드 운영을 하고 있다. 경기 초반 상황에 따라 빠르게 다음 투수로 마운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미 그전 경기에서 그런 운영을 했다. 일본과의 4강전 역시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있지만, 패하더라도 결승행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할 수 있다.

 



경기가 어렵게 전개된다면 마운드 소모를 줄이고 다음 경기에 대비할 수 있다. 이에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던 베테랑 좌완 차우찬의 선발 등판도 예상할 수 있다. 대표팀 마운드는 그동안의 경기를 통해 특정 투수들의 소모가 많았다. 특히, 불펜의 핵심인 조상우, 고우석, 오승환은 멀티 이닝 투구를 연달아 했다.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패하는 경기에 이들을 소모하는 건 다음 경기에 부담이 크다.

한일전 승리가 결승행을 한 번에 이룰 지름길이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냉정함도 필요하다. 홈팀 일본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번 대회 독특한 경기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한일전에서 패하다 해도 패자 4강전 상대로 유력한 미국과의 경기에 대한 대비를 하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도 전략이다. 미국은 대표팀이 조 예선에서 패했지만, 일본에 비해 세밀함이 떨어진다. 마운드 운영만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해볼 만한 상대다. 

이런 복잡한 셈법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타선이 일본 투수들에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일본 투수들은 분명 이전 상대보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해법이 없는 건 아니다. 일본을 상대한 도미니카와 미국은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일본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대표팀 역시 얼마 안 되는 기회에서 확실히 득점을 해야 유리한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이점에서 이스라엘전 대승은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어느 스포츠에서나 한일전에 있어서는 그 어느 나라와의 경기에서도 가질 수 없는 승리 의지가 생기는 부분도 기대할만한 요소다. 여자 배구 한일전에서 객관적 전력의 열세는 딛고 극적인 승리를 한 건 기분 좋은 기억이다. 야구에 있어서 한국을 한수 아래로 보는 일본은 패배에 대한 부담이 크다. 우리가 보다 도전자의 자세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는 승리에 대한 강할 열정이 필요하다. 

야구에서 한일전은 이번 올림픽 후반기 빅 매치다. 더군다나 최근 여러 사건들로 인해 프로야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한일전은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 하지만 4강전 승리를 위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 승자가 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는 냉정함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야구팬들은 대표팀이 한일전 승리로 보다 편안한 길을 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야구 대표팀이 4강 한일전에서 금빛 메달에 보다 빨리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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