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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후반기를 앞두고 대형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LG와 키움은 중량감 있는 선수들 간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LG는 키움의 주전 2루수 서건창을 영입하면서 선발 투수 정찬헌을 키움으로 보냈다. LG는 수년간 큰 고심거리였던 공. 수를 겸비한 주전 2루수를 영입했고 키움은 구멍 난 선발 마운드의 빈자리 하나를 채웠다. 올 시즌 우승의 적기를 맞이한 LG의 과감한 선택이었고 포스트시즌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선발 투수가 급한 키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근래 보기 드문 주전 선수들 간의 트레이였다. LG는 그동안 2루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트레이드를 지속 타진했다. LG 내야진은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의 자리가 굳건하고 3루는 베테랑 김민성과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문보경이 있다. 1루수는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부진한 성적으로 교체됐지만, 좌타 거포형의 외국인 타자 보어를 영입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는 리그 중간 기간 자가격리는 마무리하고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2루수 자리였다. 

LG는 지난 시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리빌딩을 본격화한 한화에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정근우를 영입했다. 정근우는 국가대표 2루수 경력에 SK와 한화를 거치며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1982년생인 정근우는 세월의 흐름을 피할 수 없었다. 정근우는 지난 시즌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했고 은퇴를 선택했다. LG는 올 시즌 수년간 주전으로 활약한 정주현을 주전으로 하는 내야진을 구성했다.

정주현은 꾸준히 2루수로 활약했지만, 공. 수에서 리그 평균 이상의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올 시즌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LG로서는 보다 강한 2루수가 절실했다. NC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상호는 전천후 백업 내야수였다. 2군에서 콜업한 이영빈, 손호영 등도 대한이 될 수 있고 가능성을 보였지만, 꾸준함을 갖춘 무게감 있는 2루수의 필요성이 항상 있었다.

 



이에 LG는 트레이드의 적극적인 롯데 주전 2루수 안치홍의 영입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올 시즌 안치홍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공격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었다. 불안했던 수비도 안정세를 보였다. LG에 부족한 우타자라는 점도 고려할만했다. 하지만 안치홍은 롯데와의 옵트아웃이 포함된 FA 계약을 했다. 올 시즌 후 2년 차 계약 기간이 끝난 안치홍은 롯데와 계약 연장 합의가 안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될 수 있다. 안치홍은 보상 선수와 보상금 규정이 없는 자유계약 대상이다.

LG는 그를 영입한 후 반 시즌만 활용하고 아무 댓가 없이 떠나보내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흔하게 활용되는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를 사실상 반년 렌털 개념으로 영입하는 개념이지만, 반대 급부가 없다는 점은 큰 부담이었다. 롯데가 선호하는 유망주를 내주는 부분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안치홍 트레이드 설은 잠잠해졌다. LG는 2루수 보강을 포기하지 않았고 키움과 접촉했다. 그렇게 서건창 영입이 성사됐다.

서건창은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히어로즈가 넥센, 키움으로 이름이 바뀌는 과정에 서건창은 리그 정상급 2루수로 자리 잡았다. 서건창은 2014 시즌 누구도 이루지 못한 정규 시즌 200안타를 달성했고 시즌 MVP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경기 중 큰 부상으로 고난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강한 의지로 재활에 성공해 정상급 2루수 자리로 돌아왔다. 서건창은 현재 통산 타율 3할을 넘어서고 있고 키움에서 중심 타선에서 테이블 세터로서도 활약하는 중심 선수였다. 

키움으로서는 팀 내 상징성이 큰 서건창을 쉽게 떠나보내기 어려웠지만, 비즈니스에 입각한 냉철한 판단을 했다. 올 시즌 후 그가 FA 자격을 얻는다는 게 크게 작용했다. 서건창은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이에 수비 범위가 줄었다는 평가를 받지만, 수준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좌타자의 장점에 안타 생산력은 여전하다. 경험도 풍부하다. 포스트시즌 이상을 기대하는 팀이라면 탐낼 수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서건창은 FA 등급제를 고려해 올 시즌 연봉협상에서 과감히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결정까지 했다. 이로 인해 서건창은 B 등급 선수로 분류될 가능성 컸다.  B 등급은 보상 선수 규정이 25인으로 완화된다. 이 정도는 영입하는 팀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연봉 삭감으로 보상금 규모도 줄었다. 향후 FA 시장에서 운식의 폭을 넓히기 위한 서건창의 과감한 선택이었다. 

키움은 FA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자 하는 서건창의 의지가 부담 될 수 있었다. 키움은 재정적인 면에서 모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없고 FA 시장 등에서 자금 활용에 제한이 있다. 키움은 올 시즌 후 서건창과 함께 중심 타자 박병호와 선발 투수 한현희가 FA 자격을 얻는다. 3명의 선수를 모두 잔류하기는 어려움이 크다. 한현희는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고 FA 자격 획득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박병호는 올 시즌 극심한 부진으로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키움에서는 서건창이 가장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키움은 그의 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서건창은 올 시즌 FA 효과에도 불구하고 다소 부진하다. 타율 0.259는 그의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고 각종 지표도 지난 시즌 이하다. 하지만 그의 기량은 충분히 검증되어 있다. 아직 그의 눈 야구는 살아있다. 우승에 도전하는 LG에서 서건창은 다른 환경에서 반등할 수 있다. 시즌 후 FA가 되는 위험부담이 있지만, 서건창은 바뀐 소속팀 LG에서 FA 등급이 A 등급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를 떠나보낸다 해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보상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그의 잔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잔류한다면 향후 2,3년간 기량을 충분히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내야 유망주들은 병역을 이행할 수 있는 시간이다. 서건창의 영입은 올 시즌 이후도 고려했다 할 수 있다. 

물론, 서건창 영입에 따른 반대 급부를 피할 수 없었다. LG는 선발 로테이션에 있는 투수 정찬헌을 떠나보냈다. 정찬헌은 지난 시즌부터 LG 선발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허리 부상의 여파로 투구 이닝이나 간격을 조절해야 하는 등 관리가 필요하지만,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재 몫을 다하는 경기가 많았다. 지난 시즌 정찬헌은 지난 시즌 19경기 마운드에 올라 7승 4패 방어율 3.51로 수준급 투구를 했다. 올 시즌에도 12경기 마운드에 올라 6승 2패 방어율 4.03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 시즌 10일 간격의 등판도 일주일 간격으로 줄면서 이닝 소화능력도 향상됐다. 쉽게 내주기 힘든 투수였다. 

하지만 LG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LG는 정찬헌의 비중이 크지만, 그가 없는 마운드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LG는 팀 방어율 1위의 기록이 말해주듯 단단한 마운드를 과시하고 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투수 자원도 풍부하다. 정찬헌이 자리는 올 시즌 뒤늦게 전력에 가세했지만, 구위가 더 향상된 지난 시즌 10승 투수 임찬규와 신예 이민호로 대신할 수 있다. 5선발 투수는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활용할 수 있다. 켈리, 수아레즈 외국인 원투 펀치는 리그 최구 수준이다. 불펜진은 부상과 컨디션이 떨어지는 투수들에게 충분히 휴식 시간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정찬헌의 공백을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이에 비해 LG는 타선에서 고민이 있었다. LG는 리그 최강의 마운드와 달리 타선이 생산력 부족으로 고심하고 있었다. 주력 타자들의 부활 가능성에 기대했지만, 전반기 내내 타선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 교체로 반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보어의 활약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 서건창은 검증된 타자다. 당장 공격력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만큼 서건창의 후반기 동기부여 요인도 확실하다. 서건창은 테이블 세터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고 하위 타선을 강화할 수도 있다. 기존 주전 2루수 정주현과 비교할 수 없는 타선의 중량감을 더할 수 있다. 

 



키움은 서건창의 트레이드가 아쉽지만, 당장 급한 선발 투수를 얻었다. 키움은 코로나 관련 이슈로 한현희, 안우진 두 선발 투수가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수 없다. 시즌 중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된  돌아온 에이스 브리검마저 부인의 건강 이상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그의 복귀 시점을 확정할 수 없다. 키움은 당장 선발 3자리가 비었다. 팀 내 자원으로 대신할 수 있지만, 기존 3명과는 비교가 안되는 무게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가능성이 남아있는 키움으로서는 순위 상승을 위해 마운드 보강이 절실했다. 

정찬헌의 영입 역시 키움의 큰 승부수라 할 수 있다. 정찬헌이 투구 간격 등에서 관리가 필요하지만, 팀 내에서 그 이상의 능력치를 가진 선발 투수 자원은 없다. 서건창의 부진은 크지만, 그를 대신할 자원들이 야수 자원이 충분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정찬헌이 키움에서 LG와는 달리 더 많은 등판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이에 더해  팀 프랜차이즈 스타를 너무 쉽게 떠나보냈다는 점은 키움 팬들에게 큰 아쉬움이 될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서건창은 과거 LG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1시즌만에 방출되는 아픔이 있었다. 이후 서건창은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고 어렵게 프로선수로 돌아왔다. 긴 세월이 흘러 서건창은 LG로 돌아오게 됐다. 기막힌 우연이라 할 수 있다. 정찬헌은 LG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팀 마무리 투수로 그 이름을 알렸다. 한때 부상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재기하며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에게 LG는 각별한 팀이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번 트레이는 LG와 키움 모두 지금보다 높은 위치로 가기 위한 선택이었다.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은 우승에 도전하는 LG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서건창의 영입이 LG가 원하는 결과로 나타날지 서건창은 LG에서 개인적인 0목표를 위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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