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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시즌 막바지 다시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확실한 순위의 팀이 있다. 최하위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9월 22일 현재 43승 88패, 승률 0.328을 기록 중이다. 1위 SSG와는 무려 41.5경기 차가 나고 9위 두산과의 승차도 13.5 경기에 이른다. 2020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3시즌 연속 최하위가 확정적이다.

한화 팬들에게는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화 팬들은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에 한화 팬들은 KBO의 대표적 보살 팬이라는 웃을 수 없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 한화는 KBO 리그의 대표적 약팀이다. 2018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잠깐 반등했지만, 이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많은 명장들이 이 팀을 맡았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약팀을 강팀으로 변모시키는데 일가견이 있는 야신 김성근 감독도 실패했고 해태와 삼성에서 수많은 우승을 이끌었던 김응용 감독도 실패했다. 레전드 출신 한용덕 감독도 불명예 퇴진을 피하지 못했다. 

한화는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수많은 레전드 선수들을 배출했다. 투수로서는 송진우, 정민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 등이 있고 타자로는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장종훈을 포함에 많은 강타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이끌던 시절 한화는 강팀이었다. 하지만 그런 레전드들이 사라진 지금 한화의 모습을 초라하기만 하다. 과거의 영광도 희미해지고 있지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문동주

 



한하는 최근 수년간 팀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강력한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베테랑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팀을 떠났다. 그 자리는 다수의 2군 유망주들이 대신했다. 구단 역시 이런 흐름을 강력히 지원했다. 젊은 정민철 단장이 이를 주도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수베로 감독을 영입해 리빌딩 추진에 가속도를 붙였다. 수베로 감독과 그의 코치진을 통해 한화는 선진 야구를 습득하고 선진화된 시스템을 만들려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의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망주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한화가 리빌딩의 성과로 여겼던 내야수 노시환과 정은원은 올 시즌 기량이 발전이 정체된 느낌이고 팀의 리더라 할 수 있는 유격수 하주석도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야수진에서 한화의 강점이었던 내야진은 지난 시즌보다 퇴보했다. 공수를 겸비한 1루수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과제다.

외야진은 외국인 선수 터크먼을 제외하면 어려 선수들이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을 하고 있다. 누구도 확실한 주전이 되지 못하고 있고 외야진의 공격력은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FA 계약으로 한화에 잔류한 포수 최재훈이 팀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역시 올 시즌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야수진에 마운드 역시 외국인 투수의 부진과 교체 속에 선발 마운드가 시즌 내내 불안하고 불펜진도  지난 시즌까지 부동의 마무리 투수였던 정우람이 급격한 노쇠화 현상을 보이면서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로 성장했던 강재민 마저 올 시즌 활약은 크게 떨어진다. 

이렇게 한화는 올 시즌 긍정 요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 리빌딩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부진한 경기력이다. 후반기 조금 힘을 내고 있지만, 4할에도 크게 못 미치는 승률은 한화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한화에 희망적인 요소가 하나 등장했다. 올 시즌 1차 지명 신인 투수 문동주가 기대했던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문동주는 한화가 5억원의 계약금을 주고 영입한 신인이다. 그는 연고지 우선 지명권이 존재한 마지막 시즌에서 KIA의 지명 가능성이 컸지만, KIA는 팀에 필요한 내야 유망주 김도영을 지명했다. 한화는 하위권 팀이 가지는 연고지 1차 지명의 예외 규정을 이용해 문동주를 연고지 유망주를 제치고 지명했다.

그만큼 문동주의 재능은 이미 프로야구 구단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었다. 150킬로의 강속구를 지속해서 던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매력적이었다. 경기 운영 능력도 있고 변화구 구사 능력도 있는 문동주였다. 한화에 문동주 지명은 큰 행운이었다. 한화의 문동주에 대한 계약금은 그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 결과였다. 

큰 기대 속에 입단한 문동주는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당장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몸은 만드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부상도 있었다. 문동주는 5월부터 1군 마운드에 등판했다. 한화는 그의 적응 등을 고려해 불펜으로 그를 기용했다. 그의 빠른 직구가 짧은 이닝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고 그런 성공의 기억이 쌓여 자신감으로 연결된다면 한화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선발 투수로서의 적응도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문동주는 프로의 호된 맛을 제대로 느꼈다. 그는 5월 한 달 8점대 방어율이었고 6월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그 사이 부상도 발생했다. 문동주는 부상 회복과 선발 투수 수업을 위해 2군에서 수개월의 시간을 가졌다. 보다 체계적으로 선발 등판을 준비했고 9월 21일 롯데와의 홈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부상에 대한 우려 등으로 투구 수를 제한한 등판이었지만, 한정된 투구 수와 이닝에도 그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였다. 문동주는 5이닝 동안 19타자를 상대로 4개의 안타를 허용했고 사사구는 1개를 허용했다. 중요한 건 무려 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는 점이다.

문동주는 힘으로만 타자를 상대하지 않고 적절하게 변화구를 구사하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최근 뜨거운 롯데 타선이지만, 문동주의 강속구와 변화구의 조화는 롯데 타자들에게 큰 부담이었다. 비록, 5이닝 1실점의 호투에서 타선의 지원 부재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9월 21일 문동주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했다. 무엇보다 선발 투수로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문동주가 그 경기와 같이 강속구와 변화구가 조화를 이루는 투구를 계속할 수 있다면 선발 투수로 성공의 길을 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일이다. 

한화는 올 시즌 주춤하고 있지만, 김민우라는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가 있다. 문동주가 선발 투수로 자리한다면 국내 선발 투수 두 자리가 채워진다. 외국인 투수만 잘 영입한다면 선발 로테이션은 어느 팀 못지않게 강해진다. 여기에 내년 시즌 입단할 예정인 1차 지명  신인 투수 김서현이 마무리 투수로 기대만큼의 투구를 한다면 마운드에서 만큼은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최하위를 하며 얻은 신인 지명 우선권을 이용해 다수의 유망주 투수들을 영입한 한화이기도 하다. 그들에 대한 육성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마운드의 위력을 더해질 수 있다. 이런 기대의 키는 문동주가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능성을 더 큰 기대로 바꾸기 위해서는 남은 시즌 문동주의 호투가 필요하다. 

과연 문동주가 남은 시즌 선발 투수로 자신의 가능성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이는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내년 시즌 승부를 걸어야 하는 한화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단 선발 투수 문동주의 첫 번째 오디션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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