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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프로야구 4월을 마친 시점, 순위표 가장 위 자리를 점한 팀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팀이다. 그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4월 막바지 파죽의 8연승과 함께 가장 높은 승률로 4월을 마무리했다. 13년 만의 정규리그 8연승이었고 정규리그 1위는 기억도 가물가물할 정도의 일이다. 

롯데는 8연승 기간 놀라운 투. 타 조화를 이뤄냈다. 타선은 필요할 때 득점을 하고 있고 승부처에서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경기 후반 무서운 타선의 뒷심으로 역전승을 일궈내고 있다. 여기에 롯데는 불펜진의 분전이 돋보이고 있다. 롯데는 선발 투수진의 퀄리티스타트가 10개 구단 중 가장 적고 그마저도 올 시즌 새로운 에이스 나균안이 기록하고 있지만, 선발 투수들의 부족한 이닝 소화능력을 불펜진이 메워주고 있다.

롯데 불펜진은 8연승 기간 좀처럼 실점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롯데는 중반 이후 강력한 불펜진을 바탕으로 리드를 지키거나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승부의 흐름을 계속 유지하고 타선이 득점 기회에서 득점을 하면서 역전승 경기를 자주 연출하고 있다.

롯데의 상승세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는 8연승을 확정한 4월 마지막 경기였다. 홈에서 키움을 상대한 롯데는 리그 최고 선발 투수인 안우진을 상대로도 전혀 압도당하지 않는 경기를 했다. 안우진은 롯데와의 대결전 0점대 방어율에 0점대 이닝당 출루 허용률에 탈삼진 1위의 기록을 유지중이었다. 롯데 타선에게는 버거운 상대일 수 있었다. 여기에 안우진에 맞서는 롯데 선발 투수는 5선발 한현희였다. 연승의 피로감이 쌓일 수 있는 상황에 선발 투수 매치업의 불리함은 롯데는 절대 긍정적인 환경은 아니었다. 

 

 

나균안

 



하지만 롯데는 올 시즌 처음 관중석을 가득 메운 만원 홈 관중의 강력한 응원이 함께 했다. 여기에 낮 경기라는 변수가 있었다. 안우진은 롯데 홈 관중들의 열띤 응원과 뜨거운 경기장 분위기에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 또한, 상승세의 롯데 타자들은 안우진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적극적인 타격으로 맞섰다. 롯데 타자들은 안우진의 150킬로를 훨씬 상회하는 강속구에 오히려 초점을 맞추고 초구, 2구에 승부를 걸었다. 통상적으로 안우진의 투구 수를 늘리는데 주력했던 상대들의 대응과 다른 타격에 안우진은 자신의 투구 리들을 잃었다. 

롯데는 많은 득점은 아니었지만, 매 이닝 안타와 출루, 그리고 득점 기회를 잡으며 안우진을 압박했다. 안우진에서는 올 시즌 처음 경험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안우진은 위력적은 구위로 위기를 벗어나며 2실점으로 버텨내긴 했지만, 일주일 두 번의 등판이라는 부담에 많아진 투구 수로 인해 5이닝 투구 후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이에 맞선 한현희는 올 시즌 최고의 투구 내용으로 경기 초반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현희는 안우진에 전혀 밀리는 않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키움의 프랜차이즈 선수였고 주력 투수로 활약했던 한현희는 키움전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초반 호투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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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강력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강팀의 면모를 회복한 키움은 롯데의 8연승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5회 초 키움은 중심 타자 러셀과 이원석의 연속 적시 안타와 대타 박찬혁의 적시 안타를 묶어 3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 공략에 성공하며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았던 롯데로서는 다소 힘이 빠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롯데로서는 올 시즌 롯데 선발 투수들에게 마의 이닝이 되고 있는 5회 고비를 한현희가 또다시 넘지 못했고 방어율 0의 불펜 투수 김진욱마저 승계주자 실점을 막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더했다. 

이전의 롯데라면 이대로 경기 흐름을 내주고 패배로 가는 길을 걸었겠지만, 롯데는 이대로 강력한 불펜진이 버티면서 역전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는 경기를 했다. 롯데는 김진욱과 김상수가 추가 실점 없이 6회와 7회를 넘겼고 7회 말 키움 불펜진 공략에 성공하며 경기를 다시 반전시켰다. 

7회 말 롯데는 1사 후 테이블 세터진 안권수와 김민석의 연속 안타로 잡은 1사 1, 2루 기회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3득점했다. 이런 롯데의 기세에 눌린 키움 필승 불펜 김민혁은 어이없는 보크로 동점을 공짜로 내줬고 롯데 외국인 타자 렉스의 역전 적시타로 터져 나왔다. 이어진 전준우의 적시 안타는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면서 득점과 연결되는 행운이었다. 하늘의 기운이 롯데를 향하는 듯 한 7회 말 롯데의 3득점이었다. 

이후 롯데는 연승 기간 무실점 역투를 지속하고 있는 구승민과 김원중이 8회와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그대로 승리를 확정했다. 주중 3연승으로 주말 롯데와의 3연전에 임했던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 카드를 쓰고도 롯데 연승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김진욱

 



이로써 롯데는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며 4월을 마무리하게 됐고 1위 SSG가 패하면서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기쁨을 함께 했다. 

고사 성어에 등장하는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변한다는 뜻의 상전벽해, 누구고 막을 수 없는 기세를 이르는 파죽지세라는 말이 딱 맞는 롯데의 4월이었다. 물론, 이런 롯데의 상승세 이면에는 지속력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뒤따른다. 흔히 롯데에 대한 중요한 별명인 봄데라는 말도 시즌 초반 반짝하다 점점 페이스가 떨어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롯데의 패턴을 일컫는다. 지난 시즌에도 롯데는 4월에 정규리그 2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후 내림세를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 시즌 역시 이런 걱정과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는 지난 시즌과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선, 야수진의 뎁스가 몰라보게 두꺼워졌다. 지난 시즌 롯데는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이번 시즌은 주전들에게 주기적으로 휴식을 줘도 전력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다. 

외야진은 올 시즌 테이블 세터진을 이끌었던 황성빈의 부상 이탈이 있었지만, 신인 김민석이 충분히 그 공백을 메우고 있고 2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지속하며 콜업된 윤동희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1번 타자 안권수의 활약이 꾸준하다.

이에 롯데는 전준우의 포지션을 지명타자로 고정하고 경우에 따라 전준우의 컨디션을 조절하며 외국인 타자 렉스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며 체력 안배를 해줄 여력도 생겼다. 이에 시즌 초반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던 렉스는 최근 타격 페이스가 되살아나고 있다. 전준우 역시 적절한 휴식이 더해지며 타격감을 끌어올릴 여유가 생겼다. 

내야진 역시 한동희, 노진혁, 안치홍, 고승민에 베테랑 이학주와 박승욱, 정훈이 적절히 백업 역할을 하면서 선수 기용 폭이 넓어졌다.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상 우려가 있는 선수들에게는 언제든 휴식을 부여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이렇게 두꺼워진 야수진에 FA 영입 선수 유강남과 노진혁이 센터 라인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두 선수는 타격에서는 아직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한 방을 때려내는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수비에서 FA 선수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포수 유강남은 시즌 초반 롯데 투수들과의 호흡과 도루 저지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점차 투수 리드에 안정을 찾았고 상대 기동력 야구에도 대응하고 있다. 롯데 불펜진의 최근 호성적에는 유강남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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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혁은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된 수비로 유격수를 지켜내고 있고 하위타선에서 충분히 상대 마운드에 부담이 되는 타격을 해주고 있다. 노진혁과 유강남의 하위 타선에서의 존재는 롯데 타선을 어느 곳 하나 안심할 수 없게 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쉬어갈 수 있는 타선이 없다는 건 특히, 경기 후반 롯데가 많은 득점을 하는 요인 중 하나다. 

극적인 반전은 앞서 언급된 대로 불펜진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롯데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모두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선발 마운드는 나균안을 제외하면 5회를 넘기기 버겁고 초발 실점이 많았다.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2인과 국내 에이스 박세웅도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여기에 불펜진 역시 구승민과 김원중까지 과정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불펜진은 필승조가 추격조 구분 없이 임기 응변식으로 운영돼야 했고 시즌 전 마운드 구상 자체가 흔들렸다. 이에 외국인 투수 교체나 트레이드 시도 등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 

연승 기간 롯데는 선발 투수진의 이닝 소화 능력은 여전히 부족함이 있지만, 나균안이 리그 최고 선발 투수의 활약을 이어가며 확실한 승리 카드로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불펜진의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지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여기에는 필승 카드로 거듭난 좌완 유망주 김진욱의 거듭된 호투와 다시 밸런스를 되찾고 1군에 콜업된 필승 불펜 최준용의 본격 가세가 영향을 줬다. 

더 중요한 건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다. 롯데가 지난 비 시즌 기간 방출 선수 중 영입했던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까지 베테랑 불펜진은 롯데가 힘겨워하던 경기 중반을 확실히 책임지며 중간 계투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전 팀에서 그 쓰임이 다했다는 판단을 받아 방출된 이들이지만, 불펜진에 경험이 부족했던 롯데에서 이들은 무너지던 불펜인 지키는 방파제가 되고 있다. 이렇게 든든해진 중간 계투진은 멀티 이닝 소화까지 해야 했던 구승민, 김원중 두 필승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한결 덜어주고 있다. 

 

 

안권수

 



이런 불펜진의 반전은 롯데가 보다 과감하게 불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는 연승 기간 흔들리는 선발 투수에 미련을 가지지 않고 경기 초반 과감히 선발 투수를 교체하는 마운드 운영 전략으로 승리를 가져왔다. 베테랑 불펜 3인의 활약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렇게 롯데는 달라진 불펜진과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타선의 끈질김과 집중력, 이에 더해 리그에서 가장 적은 수준의 수비 실책과 최고 수준의 수비율을 더해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실책으로 스스로 무너지고 경기 분위기에 크게 좌우되던 롯데가 아니다. 이는 롯데 상승세의 지속 가능성을 보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선발 마운드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큰 숙제다. 원투 펀치 역할을 해야 할 스트레일리, 반즈가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들은 연승 기간 이닝 소화에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고 롯데는 과감히 이들을 조기 강판하며 승리를 가져왔다. 국내 선발 투수인 박세웅, 한현희 역시 이닝 소화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나균안이 분전하고 있지만, 풀 타임 첫 시즌인 나균안은 적절한 이닝 관리가 필요한 투수다. 

아직은 불펜진의 활약으로 연승을 이어가고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그만큼 불펜진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일주일에 두 번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불펜진이 휴식을 취할 시간이 있었지만, 일주일의 6번 경기에서 현재와 같은 불펜 야구는 과부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연승 기간 상대한 팀들이 키움을 제외하면 팀 분위기가 내림세에 있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강한 상대, 마운드가 강한 팀들에게도 지금의 롯데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올 시즌 롯데의 전력은 가용 전력이 크게 늘었고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 시점에 외국인 투수들이 기량을 회복하고 박세웅이 장기 계약 선수의 가치를 입증하는 투구를 한다면 상황은 더 나아질 수 있다. 

롯데는 5월이 되면 수술 재활 중인 지난 시즌 9승의 선발 투수 이인복의 부상 복귀가 예정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선발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엔트리 정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시점에 교체 외국인 선수 자원이 한층 늘어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처럼 속절없는 내림세만 없다면 상위권 순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롯데는 언젠가 끝날 연승 후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한다. 5월 첫 주 롯데는 최근 내림세를 벗어나 LG와의 주말 원정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5연승과 함께 5할 승률을 회복한 KIA, 역시 두산, KT전 연승으로 기세가 오른 상승세의 대결한다.

KIA는 지난 시즌까지 롯데가 약세를 보였던 팀이고 올 시즌 홈에서 열린 첫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가져오긴 했지만, 힘겨운 승부를 거듭했다. 삼성은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롯데가 시즌 첫 3연전에서 루징 시리즈를 기록했던 팀이다. 성적을 떠나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의 대결이다.

지난 시즌에도 어린이날이 포함된 5월 초 상승세가 급격히 급 내림세로 반전했던 경험이 있는 롯데로서는 보다 집중하는 경기를 할 필요가 있다. 4월의 상전벽해, 파죽지세가 반대로 작용할 수 있음을 롯데는 경계해야 한다. 과연 롯데가 이번에는 4월의 상승세에 꾸준함이라는 엔진을 5월에 달고 상위권에서 순항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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