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문턱까지 갔던 몬스터즈가 극적으로 회생했다. 몬스터즈는 군산 상일고의 2차전에서 경기 종반까지 패색이 짙었지만, 8회 말 4득점으로 전세를 역전하고 6 : 5로 승리했다. 몬스터즈는 7할 승률 붕괴 위기를 벗어났고 25전 18승 7패를 기록하게 됐다.
경기전 몬스터즈 선수들은 매우 강한 승리 의지를 보였다. 군산 상일고와의 2차전을 포함해 7경기에서 5승 2패 이상을 하지 못하면 프로그램 존속을 위한 필요조건인 시즌 승률 7할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군산 상일고와의 2차전도 패한다면 몬스터즈에게 허락된 패배의 기회는 단 한 번으로 줄어든다.
이는 40대 선수들이 주축인 몬스터즈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향후 일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앞으로 일정은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함께 할 수 없다. 새롭게 선수 보강을 한다고 해도 오랜 기간 함께 했던 선수들과 호흡에 문제가 될 수 있고 컨디션도 확신할 수 없다. 몬스터즈로서는 완전체 전력으로 하는 마지막 경기라 할 수 있는 군산 상일고의 2차전 승리가 절실했다.
승리 절실했던 군산 상일고와의 2차전, 그러나
하지만 몬스터즈의 상황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대학야구와 독립리그 일정으로 인해 원성준, 고영우, 황영묵, 김민주까지 젊은 선수들의 군산 상일고 2차전을 함께 할 수 없었다. 야수진에서 교체 가능 선수가 거의 없게 됐다. 과거 최강야구 초창기 감독이었던 이승엽 감독이 대타와 대주자로 나서야 할 정도로 선수가 부족했던 모습이 재현됐다.
여기에 1차전 한 점차 패배의 아쉬움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연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도 부담이었다. 반대로 군산 상일고 선수들은 전날 접전을 승리하게 기세가 올라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기를 한껏 살려준 상황에서 2차전 경기 역시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몬스터즈였다.
이런 여러 부정적 요인이 더해진 탓인지 몬스터즈의 경기는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았다. 초반 선취 득점이 있었지만, 이어지는 추가 득점 기회에서 좀처럼 적시타가 나오지 않았고 무수히 많은 잔루만 쌓아갔다. 1차전 타선의 모습이 재현됐다.
여기에 믿었던 에이스 이대은마저 흔들렸다. 이대은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에 대한 무게감 탓인지 이전 보다 제구의 정교함이 떨어졌고 여유가 없었다. 이에 주자 견제나 수비에서 아쉬움이 계속 나왔다. 투심 패스트볼과 스필리터를 주 무기로 하는 이대은의 투구를 분석한 군산 상일고 타자들은 오히려 그 주무기를 노려 콘택트 위주의 타격을 하며 투구수를 늘리며 이대은을 괴롭혔다.
군산 상일고의 맞춤형 타격은 결과를 만들었다. 군산 상일고는 이대은을 상대로 5득점했다. 이대은은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서두르는 투구를 했고 군산 상일고 타자들의 노림수가 적중했다. 여기에 치고 달리기, 도루 등 작전 야구가 성공하며 득점과 연결됐다. 빗맞는 안타가 거듭 나오는 등 경기 운도 군산 상일고로 향했다.
군산 상일고는 공격에서 집중력과 효과적인 마운드 이어 던지기로 리드를 굳건히 지켰다. 군산 상일고 석수철 감독은 경기 초반 몬스터즈 선수들에게 생소한 유형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최소화했고 1차전 승리투수정민성과 팀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는 박승호 카드를 적절히 활용했다. 박승호는 1차전에서 9회 큰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스의 난조와 타선의 집중력 부재, 점점 커지는 패배의 그림자
박승호는 2차전에서 무실점 투구로 몬스터즈 선수들을 초조하게 했다. 몬스터즈 선수들은 거의 매 이닝 주자가 출하고 득점 기회도 있었지만, 집중력 있는 타격이 나오지 않았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작전 야구마저 거듭 실패하면서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다.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가득했지만, 경기 상황은 점점 비관적으로 변해갔다. 7회까지 2 : 5로 밀리는 상황은 점점 패배의 그림자를 짙게 만들었다. 답답하고 초초한 마음이 선수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이런 몬스터즈의 분위기를 다시 끌어올리는 영웅들이 있었다.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좌완 투구 정현수와 8회 말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박재욱이었다. 정현수는 6회 초 위기에서 이대은이 남겨둔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후 무실점 투구로 군산 상일고 타선의 상승세를 멈칫하게 했다. 정현수는 그의 투구 패턴을 읽고 대응하는 군산 상일고 타자들에 맞서 속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변화했고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만약, 정현수가 마운드를 안정시키지 않았다면 몬스터즈의 반격은 나올 수 없었다.
이렇게 정현수의 호투로 다시 힘을 얻은 몬스터즈에게 약속의 8회가 찾아왔다. 군산 상일고 투구 박승호는 호투하고 있었지만,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전날 1이닝 투구였지만, 이틀 연속 전력투구를 한 영향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군산 상일고 마운드에 박승호 이상의 능력을 보이는 투수는 없었다. 박승호가 경기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에게 8회 말 큰 고비가 찾아왔다.
몬스터즈 타자들은 힘이 떨어지면서 제구도 흔들린 박승호를 상대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 기회는 가장 타격감이 좋은 중심 타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역전 드라마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다. 만루에서 5번 정의윤이 몸 맞는 공 밀어내기로 1점을 만회한 몬스터즈는 6번 타자 박재욱의 한 방을 기대했다. 벤치의 선수들로 만루에서 그의 적시타를 강력히 기원했다.
군산 상일고 2차전에서 몬스터즈 김성근 감독은 테이블 세터진의 순서를 정근우, 김문호에서 김문호, 정근우로 변경하고 하위 타선에서 상대적으로 타격감이 더 나은 박재욱을 6번 타순에 기용하는 등 타순을 변화했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의 그 선택은 8회 말 깜짝 놀랄 결과로 이어졌다.
박재욱은 몸 쪽 낫은 공을 걷어 올렸고 그 타구는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로 연결됐다. 2사 만루에서 그의 장타는 3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3타점 2루타가 됐다. 그 중간 군상 상일고 야수들의 중계 플레이 실수라는 행운도 있었다. 6 : 5, 몬스터즈의 역전, 몬스터즈 선수들은 모두 환호했다. 이전까지 답답한 표정이었던 김성근 감독 역시 기쁨의 감정을 애써 숨길 정도로 시원한 박재욱의 한 방이었다.
결국, 몬스터즈는 8회 말 4득점으로 역전한 경기를 정현수가 마무리하며 6 : 5 승리고 군산 상일고의 2차전을 마무리했다. 이틀 연속 힘겨운 승부였다. 자칫 사상 최초로 2연전을 모두 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득했지만, 가까스로 고비를 넘겼다.
기적의 8회 말, 대역전
군산 상일고는 2차전을 아쉽게 패했지만, 프로 지명을 받은 정민성, 박승호 두 3학년 투수들이 매우 인상적인 호투를 했고 타자들도 프로 출신 몬스터즈 투수들에 주눅 들지 않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몇 차례 실책이 있었지만, 수비도 짜임새가 있었다. 시즌 2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군상 상일고였다.
큰 고비를 넘긴 몬스터즈는 이제 남은 6경기에서 4승 2패 이상을 해야 7할 승률 달성이 가능하다. 여전히 쉽지 않은 목표지만, 군산 상일고에 패했다면 남은 6경기 5승 1패 이상이라는 극한 상황에 내몰릴 수 있었다. 한숨을 돌린 몬스터즈라 할 수 있다. 이런 몬스터즈의 승리를 이끈 박재욱과 정현수는 경기 MVP에 올랐다.
이 중 정현수의 경기 MVP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군산 상일고와의 2차전은 몬스터즈 선수로 치르는 마지막 공식 경기였다. 정현수는 팀의 역전승과 함께 최강야구 시즌 2에서 첫 승을 기록하게 됐다. 정현수의 승리는 최강야구에서 아마 야구 선수로는 최초이기도 했다.
그의 승리는 정현수의 최강야구에서 정현수의 성장 스토리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정현수는 시즌 2를 앞둔 시점에 열린 트라이아웃을 통해 몬스터즈에 합류했다. 그는 대학야구 리그에서 탈삼진왕을 차지하는 등 큰 활약을 했지만, 그 존재감을 알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강야구에서 정현수는 트라이아웃에서 주무기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주목을 받았고 김성근 감독을 선택을 받았다.
정현수는 몬스터즈에서 만원 관중이 가득한 직관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서는 등 이전에 없었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그의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정현수는 경기마다 기복이 있는 투구를 했고 점점 투구 이닝이 줄어들이기도 했다.
몬스터즈와 함께 한 정현수의 성장 스토리
이후 정현수는 몬스터즈의 불펜 투수로 필요할 때 활약하며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현수는 몬스터즈 경기를 병행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대학야구 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했고 마침내 2024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드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2라운드 지명은 몬스터즈 소속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로 그에 대한 평가가 매우 높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현수는 몬스터즈 선수로 마지막 경기 호투로 큰 선물을 안겨주고 몬스터즈를 떠나게 됐다. 그의 경기 MVP 수상은 몬스터즈에서의 노력에 대한 보상의 의미도 있었다. 정현수의 스토리는 한주 전 방송에서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테스트를 거쳐 키움의 육성 선수로 입단한 원성준과 함께 시청자들에게 작은 감동을 안겨줬다.
하지만, 7할 승률 달성을 해야 하는 몬스터즈에게는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점은 선수들의 공백이 커 보인다. 몬스터즈는 프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투. 타에서 선수 보강이 필요성이 커졌다. 마운드에서는 이대은, 신재영 두 원투 펀치를 뒷받침해 줄 투수가 있어야 하고 야수진은 내야진과 외야진에 백업 선수가 필요하다. 시즌 목표 달성을 위해 이 부분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자체 올스타전을 통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몬스터즈는 남은 6경기에서 마지막 목표를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군산 상일고 2차전 극적인 승리가 몬스터즈의 앞으로 일정에 긍정의 에너지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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