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가 모처럼 그들의 경기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몬스터즈는 나이대로 YB와 OB로 팀을 나눠 청백전 형식의 색다른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이 경기를 통해 몬스터즈는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40대 이상의 올드보이 투수들과 비 주전 선수들이 실전 경기에 나설 수 있었고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은 젊은 선수들 역시 몬스터즈에서 마지막 경기를 기분 좋게 할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승패에 대한 부담과 고뇌를 내려놓고 먼발치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찰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여기에 경기 전 다양한 식전 행사와 선구 가족들의 이벤트 등으로 흥겨운 분위기도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이대호와 김선우 해설 위원이 야수와 투수가 아닌 투수와 야수로 맞 대결하는 보기 드문 장면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구성원 모두가 힐링을 하는 시간이었다.
승패에 대한 부담이 덜한 탓인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경기였다. 심지어 선수 부족으로 투수들이 타석에 서야 했고 심지어 선수 개인 일정으로 야수가 부족하며 YB 팀에서는 투수 신재영이 1번 타자로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런 신재영은 야수 못지않은 활약을 하며 YB 팀의 승리를 이끄는 반전을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재미적 요소가 가득한 상황이었지만, 승부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팀 전력의 균형추는 상대적으로 젊고 현역 선수 비율이 높은 YB 팀의 우위가 명확했다. YB 팀에는 몬스터즈의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는 이대은, 신재영에 프로 지명은 받은 대학생 투수 정현수와 김민주가 속해있었다. 야수진 역시 프로 지명을 받은 고영우, 황영묵에 테스트를 거쳐 육성 선수로 프로 입단에 성공한 원성준이 있었다.
화기애애 최강야구 올스타전
이와 비교해 OB 팀에는 이대호, 박용택, 정근우, 정성훈 팀 이름값있는 선수들이 가득했지만, 이미 현역에서 물러난 선수들이고 파워도 예전 같지 않았다. 여기에 마운드는 최근 몬스터즈 경기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송승준, 유희관, 장원삼, 오주원까지 베테랑들이 나서야 했다. OB 팀은 부족한 선수를 보충하기 위해 지석훈과 나지완 두 은퇴 선수를 보강했지만,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는 역부족이었다.
경기는 초반 1번 타자로 나선 신재영의 깜짝 활약으로 YB 팀이 주도권을 잡았다. 신재영은 1회 초 선두 타자 안타 출루를 했고 2회 초에는 1타점 적시 안타를 때려냈다. 신재영의 활약으로 YB 팀은 2 : 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OB 팀도 바로 반격하면서 경기는 1점 차 접전이 됐다. 2회 말 2사 후 OB 팀 포수 이홍구가 YB 팀 선발 투수 선성권으로부터 솔로 홈런을 때려냈기 때문이었다.
이홍구는 최강야구 시즌 1에서 주전 포수였지만, 송구와 관련한 입스 문제로 수비 시 자신감을 잃었고 경기 출전에 제한을 받았다. 시즌 2에서 그는 잔류하긴 했지만, 그의 자리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팀에 합류한 박재욱이 대신했다. 박재욱은 안정된 수비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도루 저지 능력으로 상대 기동력 야구에 취약했던 몬스터즈 약점을 지워냈다.
또한, 박재욱은 타격에서도 필요할 때 한방을 때려내는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주전 포수 자리를 굳건히 했다. 그 상황에서 이홍구는 시즌 2에서 경기 출전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어쩌다 주어지는 대타 기회로는 기량을 보여주기 힘들었다. 이에 선수 방출이 결정되는 경기에서 가장 마음 졸이며 경기를 봐야 했다. 이런 이홍구가 자체 청백전인 올스타전에서 홈런포를 때려낸 건 분명 의미가 있었다.
이후 경기는 YB 팀의 2 : 1 한 점 리드가 후반까지 이어지는 승부가 이어졌다. YB는 선성권에 이어 롯데 2라운드 지명을 받은 좌완 정현수가 긴 이닝을 책임지며 리드를 지켰고 신재영에 이어 KIA 7라운드 지명은 받은 사이드암 김민주가 리드를 유지했다.
이에 맞선 OB 팀은 선발 투수 유희관이 초발 실점에서 추가 실점 없이 5이닝을 버틴 데 이어 송승준과 오주원이 무실점 투구를 하며 대등한 흐름을 유지했다. 유희관, 송승준, 오주원은 최근 경기에서 등판 기회를 잘 잡지 못하고 전력에서 소외되어 있었다. 하지만 올스타전을 통해 이들은 아직 그들이 충분히 던질 수 있음을 증명했다.
YB 팀으로서는 낙승이 예상되는 경기가 팽팽한 접전이 된 상황은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었다. 이런 YB 팀의 불안감은 9회 초 경기 중 합류한 한화 4라운드 지명 선수인 황영묵의 적시 안타로 추가 1득점을 하면서 조금 풀렸다. 황영묵은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OB 팀 장원삼과 끈질긴 승부를 하며 팀에 필요한 타점을 생산했다.
전력 차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OB 팀의 끈기와 열정
하지만 OB 팀은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중간중간 코믹한 장면을 연출하긴 했지만, OB 팀은 경기 후반 강한 집중력을 보였고 9회 말 공격에서 끈질긴 승부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또 하나의 결정적 장면이 나왔다.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이 제구 난조를 보이며 만루 기회를 자초한 상황이었고 이 상황에서 투수 타석이 돌아왔다. YB 팀은 장원삼 대신 송승준이 타석에 섰다. 공식 경기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예외가 인정됐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대은이 여유 있게 송승준을 삼진 처리하는 그림이 예상됐지만, 이대은의 제구는 흔들렸고 송승준의 예상외로 끈질겼다. 만약, 송승준이 병살타만 때리지 않는다면 득점이 없어도 안타 확률이 높은 상위 타선과 연결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 만약이 현실이 됐다. 송승준의 타구는 내야 땅볼이 됐고 병살타로 연결됐다. 송승준은 온 힘을 다해 달렸지만, 간발의 차로 아웃됐다. 그의 끈질김이 결과적으로 OB 팀에 독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최강야구의 첫 올스타전은 YB 팀의 3 : 1 승리로 마무리됐다. 애초 전력 차가 큰 조합의 대결이었지만, OB 팀은 관록의 힘을 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했다. 이를 통해 YB 팀 소속의 베테랑 투수들의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선수들은 프로팀 입단을 앞둔 선수들에 대한 조촐한 환영식으로 그들의 앞길을 축하했고 덕담을 주고받는 훈훈은 장면을 보여줬다. 모처럼 예능 프로그램 다운 올스타전이었지만, 그 안에는 치열한 승부와 서로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함께 했다.
이렇게 한바탕 잔치를 끝낸 몬스터즈는 시즌 3를 기약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인 7할 승률 달성을 위한 대결을 시작했다. 몬스터즈에게 남은 경기는 6경기, 그중 몬스터즈는 4승 2패 이상을 해야 7할 승률 달성이 가능하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가능해 보이는 목표지만, 몬스터즈에서 큰 역할을 하던 젊은 선수들이 대거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으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시즌 7할 승률 달성의 변수, 선수 부족 몬스터즈
특히, 야수진에서 백업 자원이 거의 없다. 주전 유격수였던 원성준 역시 키움 히어로즈의 육성 선수로 입단하면서 내야의 뎁스가 한층 더 엷어졌다.
이런 고민을 안고 치르는 마지막 6경기의 첫 상대는 중앙대다. 중앙대는 최근 대학 야구에서 상위 레벨의 팀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전력이 크게 약화된 몬스터즈로서는 부담이 큰 상대다. 경기장도 그동안 경기를 하지 않았던 춘천 야구장이다. 또한, 몬스터즈는 3주간의 경기 공백이 있었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데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성준과 함께 남은 젊은 야수 유태웅도 팀 경기 일정으로 함께 할 수 없다. 다행히 원성준이 중앙대와의 2연전까지 팀과 함께 할 수 있지만, 야수진에서 교체 자원이 없는 몬스터즈다.
실제 방송에서 몬스터는 초반부터 힘든 경기를 예고했다. 선발 투수 신재영이 1회 초 2실점으로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신재영은 긴 경기 공백으로 투구 감각을 완전히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남은 투수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점에서 신재영이 가능한 오랜 이닝을 투구해야 하지만, 몬스터즈는 초반 그들의 경기 플랜이 흔들리고 말았다. 중앙대전 역시 긴장된 승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월요일에 하는 야구, 최강 야구도 이제 시즌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시즌 7할 달성의 목표는 몬스터즈 선수들을 더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와의 2연전은 시즌 7할 달성 여부를 예상할 수 있는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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