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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서 국경을 초월한 라이벌전이 있습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고 명문팀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의 대결이 그것입니다. 두 팀 모두 리그 아니 전 세계를 대표하는 명문클럽입니다. 여기에 두 지역의 오랜 역사적 갈등이 더해지며서 전쟁과도 같은 느낌의 경기가 전통이 되었습니다. 선수들은 괴롭지만 전 세계 팬들은 두 팀의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프로야구에서도 이에 못지않은 더비전이 있습니다. 열혈팬들의 사랑이라면 어느 팀 못지 않은 롯데와 LG의 엘꼴라시코 더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양팀은 하위권을 함께 전전하면서 침체기를 함께 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먼 기억속에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지금은 무색해졌지만 KIA와 더불어 하위권 3총사 엘롯기 동맹을 이루는 팀들이기도 했습니다.

엘꼴라시코라는 명칭은 명승부를 지칭하기 보다는 조롱에 가까운 별칭이었습니다. 대결때 마다 대량득점을 주고받는 난전이 이어지는 결코 명승부가 아닌 접전이 이어지는 것을 표현한 것입니다. 롯데가 상위권에 자리한 최근 3년간에도 양팀은 점수내기 경쟁을 하듯 두 많은 득점과 실점이 교차하는 경기가 자주 있었습니다. 


  

원래 투수력이 약했던 LG는 물론이고 나름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 롯데 모두 투수진의 난맥상을 보이면서 실점이 많았습니다. 투수들의 잦은 볼넷과 수비진의 어의없는 실책은 엘꼴라시코 난전을 구성하는 또 다른 양념이었습니다. 타격에서는 많은 안타로 대량득점을 하면서도 결정적은 주루미스 등이 이어지면서 결승점을 얻지 못하는 현상도 자주 발생했습니다. 

상대의 실책에 편승해 많은 득점을 하면서도 실수로 많은 실점을 하는 양상이 이지면서 경기 시간은 길어지고 많은 선수들이 경기장에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경기양상이 반복된 탓인지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 역시 그 분위기에 휩쓸려 안정된 경기 내용을 보여주기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양팀의 대결은 많은 득점을 하면서 야구의 재미를 주기고 했지만 극심한 소모전으로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기는 팀도 지는 팀도 리그 운영에 있어 큰 어려움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마음까지 바싹 타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선수와 팬 모두가 피곤한 그들만의 더비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두 팀의 대결 양상이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범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그 가능성이 높습니다. 24, 25일 경기에서 양팀은 정규시즌 못지 않은 팽팽한 승부를 펼쳤습니다. 투수진은 선발, 중간, 마무리가 실전과 같이 투입되었고 타선 역시 정상가동되었습니다. 경기 내용도 깔끔하게 전개되었습니다. 결과 역시 경기 막판 역전을 주고 받으면서 1승씩을 나눠가졌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양팀의 달라진 팀 컬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공격력에 비해 투수진과 수비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양팀은 동계훈련기간 많은 연습 등을 통해 단점보완에 주력했습니다. 여기에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이 가세했습니다. LG는 160KM의 강속구 투수 리즈 선수에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주키치 선수를 더했습니다. 봉중근 선수와 더불어 초반에 무너지지 않은 마운드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실적에 따른 연봉고가 산정의 차별화를 강조하는 신 연봉제도 선수들의 의욕을 자극했습니다. 안팍의 우려와 비난이 있었지만 LG는 이 제도를 강력하게 추진했고 고참과 신인선수 모두에게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활약이 미미한 중견 선수들은 대폭 삭감의 역풍을 맞았지만 2010년 시즌에서 활약한 신인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대폭 인상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근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들의 동기를 자극하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즌 부임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박종훈 감독체제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화려하지만 실속이 없었던 LG 야구에 변화가 생긴 것입니다.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가 많이 진지해졌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가차없이 2군행을 지시하는 감독의 선수운영에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구도를 받아들여야 했고 팀 조직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시범경기지만 1위를 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라진 LG 못지않게 롯데도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극강의 공격력은 여전하지만 스몰볼을 접목하려는 노력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훈련양이 지난 3년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많아졌고 이를 통해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와 주루플레이의 보완을 꾀했습니다. 포지션의 많은 이동에도 불구하고 아직 수비에서 큰 문제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탄탄한 선발진과 달리 롯데를 항상 괴롭히던 불펜도 안정감을 주고 있습니다. 여러 선수들이 돌려막던 불펜이었지만 엔트리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질과 양적으로 두터워졌습니다. 검증된 외국인 투수 사도스키 선수에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투수 코리, 노장 최향남, 신예 고원준 선수가 투수진에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는 전력 향상과 함께 기존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비 주전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도모하는 양승호 감독의 선수운영과 경쟁체제 도입은 선수들의 기량을 전반적으로 높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3년 포스트 시즌에 연속 진출하면서 얻은 자신감에 내부경쟁이 더해지면서 팀 전력은 더 알차게 변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양팀은 기존의 공격력을 앞세운 화려한 야구에 투수진을 비롯한 수비진의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대량득점과 실점이 함께하는 허무한 야구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더 이상 사회인 야구 경기와 같은 난전이 벌어질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와 LG 공교롭게도 팀의 영문 약자가 같은 양팀입니다. 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한 야구를 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성적에 관계없이 팬들의 광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우승의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상당기간 무관의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LG의 경우 가을야구의 단어조차 생소할 정도로 하위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범경기 들어 양팀은 비교적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습니다. LG는 1위를 달리고 있고 한층 안정된 투수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롯데 역시 시범경기 초강세 현상이 다소 약해졌지만 다양한 선수들을 시험하면서 전력을 잘 다지고 있습니다. 투타모두 안정감을 주면서 올 시즌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못하는 팀들간 대결의 대명사였던 엘꼴라시코가 과연 사라질까요? 시범경기의 분위기는 엘꼴라시코가 아닌 롯데 대 LG의 치열한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정규리그 두 팀의 멋진 승부를 기대해봅니다.

김포총각/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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