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를 뛰어넘는 비가 주말내내 이어졌습니다. 장마철로 벌써 들어선 느낌입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피었던 봄꽃들도 쉽게 사라지는 비운을 맞고 있습니다. 봄을 상징하는 벚꽃들도 그 절정의 모습들을 보이기도 전에 사라져야 할 운명입니다. 비오는 일요일 제 집 주변에 있는 벚꽃들을 담았습니다. 그들을 이대로 쉽게 떠나보내기가 아쉬웠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집 주변에 있는 산책로를 찾았습니다. 원래 살던 곳에서 이사온 후 처음으로 이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그동안의 제 게이름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운치있는 풍경이 있었습니다. 작은 하천을 따라 심어진 벚꽃나무들은 하얀 꽃을 이미 다 피우고 있었습니다. 비가 계속 되었지만 길을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벚꽃길은 생각보다 길고 아름다웠습니다. 날씨만 좀 더 좋았다면 하는 아..
기차역 하면 왠지모를 설레임이 있습니다. 시골의 간이역은 아직도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곳에서 저멀리 뻗어있는 철길을 보면서 저 멀리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합니다. 도시의 기차역은 이미 현대화되고 많은 이들이 오가는 다중이용 시설이 되었습니다. 그만큼 그곳에서 낭만을 느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 사람들은 기차역에 대한 로망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저도 그렇고요. 어느 봄날 서울역에서 담은 이런저런 모습들입니다. 늘상 보는 모습들이지만 깊어가는 봄에 보는 기차역은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기차가 떠난 텅 빈 플랫폼에 섰습니다. 봄 햇살이 삭막해보는 철길, 그리고 기차역을 비치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서 봄 기운이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 차가운 철길에도 봄의 따스함..
봄이 너무나 갑작스롭게 찾아왔습니다. 사람들은 준비도 하지 못하고 봄을 맞이하는 요즘입니다. 따뜻하다 못해 더위가 느껴지는 오후의 햇살은 봄을 빠르게 또 다른 계절로 흘러가게 합니다. 봄을 담기위해, 남쪽의 끝에 위치한 진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계절의 흐름은 그곳의 봄을 이미 떠나보내고 있었습니다. 새 하얀 벚꽃들 역시 그 화려함을 잃고 있었습니다. 실망감을 안고 서울로 향하던 중, 우연히 들른 농촌의 작은 마을에서 벚꽃 핀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마을 한편에 자리한 작은 연못과 그 연목을 둘러싼 벚꽃나무 들이 봄의 정취를 그대로 나타내 주고 있었습니다. 연못은 봄의 경치를 그대로 비추고 있고 평화로운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이 곳의 벚꽃 나무도 불어오는 바람에 그 꽃잎을 여기저기 흐트러뜨리고 ..
봄이 오는 것을 반기는 것은 사람들만은 아닐 것입니다. 겨울동안 시달린 대지의 초목들도 감쳐둔 푸른 빛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남아있던 겨울의 흔적들이 지워진 결과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자 먼 곳으로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 못한 이들은 도시 근교의 공원이나 명소를 찾곤 합니다. 동물원 역시 봄을 맞이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초 봄 저도 사람들에 섞여 서울 대공원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봄을 즐기려 준비하는 여러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동물원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방문하는 곳이 원숭이 유인원관입니다. 사람과 가장 많이 닮은 이 친구들에게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기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초 봄을 맞이하는 이들 역시 봄 맞이 준비가 한창..
남쪽에는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중부지방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때아닌 강풍이 봄의 느낌을 날려버리는 듯 하기도 하고요. 정말 계절이 변덕스러움이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요즘입니다. 이러다 봄을 제대로 만끽하기도 전에 여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해마다 실종되어 가는 봄, 봄의 정취가 너무나도 소중한 요즘입니다. 초봄 담았던 원당 종마목장의 이모저모입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봄의 정취가 확실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너무나 아쉽네요. 그래도 봄이 오기는 하겠지요? 초봄의 목장은 아직 겨울의 때를 완전히 벗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회색의 느낌이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햇살만은 따뜻함으로 제가 다가왔습니다. 이제 대지에 조금씩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합니다. 말들도 한가롭게..
지난 주 초 봄의 풍경을 담기 위해 충북 단양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봄 풍경 대신 겨울의 흔적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산간 지방의 날씨는 변화무쌍했고 지대의 높이에 따라 비와 눈이 교차했습니다. 제가 하룻밤을 묶은 팬션은 해발 600미터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단양 읍내에서 만났던 비가 눈이 되어 제 시야를 가리는 곳이었습니다. 금요일 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친 눈보라를 뚷고 찾은 팬션은 다음날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밤새 내린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었습니다. 새벽 팬션 주변은 겨울로 계절을 거꾸로 돌렸습니다. 제가 찾은 드림하임이라는 팬션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침 일찍 팬션 주변을 걸었습니다. 보이는건 하얀 세상뿐이었습니다. 마치 눈이 많이 내리는 다른 나라에 있는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