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음식은 맛 뿐만 아니라 향이나 그 모양도 아름답습니다. 함평의 한 농가에서 담은 음식들은 그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정성이 듬뿍 담긴 음식들은 제 눈,코,입을 모두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맛있는 감이 들어간 김치가 이채롭습니다. 이 김치에는 젖갈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 농장에서 재배하는 연에서 추출한 즙과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그 맛을 만들었습니다. 감이 들어간 김치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치향이 밴 감의 맛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김치를 잘 씻어 고기와 함께 먹으니 어떤 쌈보다도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신선한 함평의 한우 육회하고 김치가 함께 했으니 맛이 좋지 않으면 이상하겠지요? 한우에서 정말 조금만 얻을 수 있는 부위라고 하는데..
예로부터 장 담그는 일은 가정에서 가장 큰 행사중 하나였습니다. 장 맛이 좋은가 나쁜가에 따라 집안의 음식 솜씨가 판가른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나비축제로 유명한 전남 함평의 농가에서 된장 담그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의 맑은 공기와 물이 키워낸 콩과 천일염, 그리고 고유의 장독이 어우러진 장면이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된장을 담그기 위해 좋은 메주가 있어야 함은 당연하겠지요? 우리 콩으로 만들어진 메주가 농장 한편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메주는 우리 콩과 함께 이 농장의 특산물인 "연"의 잎 등을 함께 섞어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과정은 사람의 손에 의해 하나하나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지금은 작업을 위해 잘 씻어 말린 메주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노 스님 한분이 메주들을 이리저..
참 이상한 봄입니다. 제 성격이 급한것도 아닌데 더디게 오는 봄에 마음이 급해지네요. 그래도 남도에서는 꽃 축제가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제가 사는 김포에도 꽃피는 봄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이렇게 안달하고 올것같지 않아도 봄은 꽃들을 활짝 피게 하겠지요? 급한 마음을 대신해 예전에 담았던 봄 꽃들을 올려봅니다. 새싹이 막 나기시작한 땅에 작은 꽃이 피었습니다. 그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남들보다 먼저 피었기에 이 시간 만큼은 가장 아름답고 멋진 꽃들입니다. 야생화 전시회에서 담았던 꽃들입니다. 당시에는 그 이름들을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 조금만 주위를 기울이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꽃들도 있고 아주 드문 꽃들도 있었습니다. 이때도 초 봄의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
금방이라도 다가올 것 같았던 봄이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3월의 폭설은 스키장의 개장을 늘리고 있고 주변에서 하얀 눈을 아직도 볼 수 있습니다. 봄비가 내렸다고 생각되면 다시 찾아오는 꽃샘추위에 겨울 옷을 찾게하는 날씨가 이어지고요. 앞으로 봄, 가을이 짧아진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3월입니다. 언젠가 일기예보에서 꽃이 피는 주기가 빨라진다 했던가요? 그 예상이 틀릴 듯 합니다. 다시 차가워진 날씨는 꽃망울들을 움츠리게 하고 농촌의 밭에 새순이 돋는 것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봄을 느끼기에 그 시간이 그렇게 이른 것 같지 않은데 말이죠. 오는 봄을 기다리다 지치고 꽃샘 추위에 움츠려든 몸엔 역시 뜨끈한 음식이 최고입니니다. 그것이 맛 있는 매운탕이라면 최고겠..
부산의 태종대, 깍아지른 절벽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곳입니다. 봄이 오는 풍경을 기대하고 이곳을 찾았는데요. 내리는 비와 강풍에 몸이 움츠러들었습니다. 3월 초에 찾아온 꽃샘 추위가 봄이 오는 것을 잠시 뒤로 미루고 있었습니다. 잘 정리된 길을 따라 걸으면 태종대 전망대로 갈 수 있습니다. 궂은 날씨에 인적이 없었습니다. 나 홀로 걷는 길이 조금은 외롭더군요. 그래도 이 길을 따라 봄에 가까워지는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바닷 바람이 세고 차가웠습니다. 바위에 부딪치는 파도도 평소보다 강한 파열음을 내는 듯 합니다. 파도가 저 바위들을 당장이라고 부술 기세지만 저 바위들은 수천년의 세월을 견뎌왔을 것입니다. 그저 덤덤하게 파도를 받아들일 뿐입니다. 저 멀리 등대가 보입니다..
부산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울주군을 지나게 됩니다. 그곳에 한반도에서 가장 빠른 해돋이 장소로 공인된 간절곶이라는 어촌 마을이 있습니다. 거대한 바위로 만든 표지석이 이곳이 간절곶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맞이하는 가장 빠른 일출을 맞이할 저 바위는 하루의 시작도 일년 내내 가장 빠르겠네요. 이곳은 작은 포구가 있는 조용한 어촌마을이었습니다. 파도가 심하게 치는 궂은 날씨로 조업하는 배를 찾을 수 없었지만 저 멀리 보이는 선착장이 이곳이 어촌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외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지만 어촌 마을의 고요함은 그대로 였습니다. 해안에 부딪치는 파도만이 그 조용함을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씨는 세찬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잔잔하고 푸든 바다를 생각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