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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해외진출 선수의 복귀와 함께 FA 협상 대자들이 확정되었습니다.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구단들은 필요한 선수들을 얻기위한 치열한 게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FA 신청자 중에 눈에 띄는 이름이 있습니다. SK의 동명 이인의 선수 두 명의 이승호가 그들입니다.

같은 이름에 좌완 투수, 오랜 부상재활 과정을 거쳤다는 공통점을 지닌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작은 이승호로 불리는 등번호 20번 이승호는 불펜을 강화시켜줄 카드로 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SK 역시 그의 잔류를 위해 최선을 다할 움직임입니다. 하지만 큰 이승호로 불리는 37번 이승호의 경우 신청 자체가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그 구하기 힘들다는 좌완투수이고 선발과 불펜이 함께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들에 대한 평가는 그 온도차가 상당합니다. 작은 이승호의 경우 소속팀과 타 구단의 영입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큰 이승호의 경우 소속팀과의 협상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FA 미아가 될 가능성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이승호는 SK의 창단 멤버로 오랜 기간 팀과 함께 했습니다. 고교시절 부터 프로에서도 통한 선수로 인정받았던 선수였습니다. 입단 첫해부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습니다. 하지만 쌍방울을 인수한 초창기 SK는 선수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신인이었던 작은 이승호 선수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투구 이닝을 소화해야 했습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일도 잦았습니다.






결국 작은 이승호는 얼마 가지 못해 부상의 긴 터널속으로 들어서야 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당한 지나친 혹사가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긴 재활기간, 이루어야할 것이 더 많은 젊은 선수에게 그 공백은 치명적이었을 것입니다. 몇 년간의 수술과 재활 후 돌아온 그는 더 이상 팀의 에이스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보직은 불펜투수의 역할이었습니다.

수술 후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든 그의 몸상태와 함께 김성근 감독 부임이후 시작된 SK 특유의 벌떼야구의 일원으로 그에 맞는 역할이 주어진 것입니다. 불펜투수 이승호는 성공적이었습니다. 부상에 회복한 이승호는 구위는 떨어졌지만 제구가 안정되면서 불펜투수로 적응에 성공했습니다. 이닝과 연도를 거듭할수록 경기 운영능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2000년대 후반 SK의 무적시대를 연 주역으로 팀 불페의 핵심선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작은 이승호였습니다. 한 때는 팀의 마무리로도로 역할을 할만큼 벤치의 신임도 두터웠습니다. 하지만 잦은 등판으로 인한 후유증은 또 다른 부상으로 이어졌고 구위 저하를 가져왔습니다. 2009년 불펜투수로는 많은 106이닝을 소화한 이후 내리막을 걷는 모습이었습니다. 올 시즌도 잔 부상이 계속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작은 이승호는 후반기 힘을 되찾았고 부상에서 벗어났습니다. 시즌 막판 그리고 포스트 시즌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SK 불펜에서 그 순위가 점점 밀려나는 듯 보였던 작은 이승호였지만 포스트시즌의 투구는 훌륭했습니다.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투구를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30대 초반인 그의 나이와 우승팀의 일원으로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좋은 제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후반기 좋은 내용의 투구로 부상에 대한 의구심도 떨쳐냈습니다. 이런 작은 이승호 선수에 대한 타 팀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비교적 낮은 연봉도 매력적입니다. 부상의 우려만 없다면 영입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선택하기만 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큰 이승호의 FA 시장 도전기는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우선 30대 후반에 접어든 많은 나이가 걸림돌입니다. 낮은 연봉이라는 메리트가 있지만 부상재활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노장투수를 보상 선수까지 내주면서 영입할 구단이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소속팀 SK 역시 그를 팀의 핵심전력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습니다. 풍부한 SK의 좌완 불펜은 그의 입지를 더욱 더 좁히고 있습니다.

사실상 SK의 선택만을 기대해야하는 큰 이승호의 FA 신청은 다소 무모해 보일 정도입니다. 지난 시즌 어느팀과도 계약하지 못한 이도형, 최영필의 재판이 될 우려고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큰 이승호는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그로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내기 아쉬웠을지도 모릅니다.






한때 큰 이승호는 전 소속팀 LG의 좌완 에이스로 각광받던 선수였습니다. 제구의 불안이 상존하는 선수였지만 큰 키에서 나오는 각도 큰 구질은 타자들에게 까다롭게 다가왔습니다. 기복이 심한 피칭을 하는 선수였지만 2003년 시즌 11승을 기록하기도 했고 이후 매년 LG의 주축선발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007년 2승을 거둔 이후 그는 LG의 투수진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재활이 이어졌지만 좋았을 때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대로 선수생활을 접을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LG가 이진영을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SK에 둥지를 튼 것은 새로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지도속에 큰 이승호는 조금씩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시즌 6승을 거두면서 팀에 확실히 기여했습니다. 투구 이닝과 제구도 한층 좋아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많은 나이지만 올 시즌 보다 내년시즌이 더 기대되는 투구내용이었습니다. 이런 회복세 속에 큰 이승호는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FA를 신청한 것입니다.

분명 부상에서 회복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큰 이승호는 아직 부상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제구력이 떨어지고 기복이 심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많은 나이도 여전한 걸림돌입니다. 7,000만원이라는 상대적으로 크게 적은 연봉에도 그에 대한 영입이 꺼려지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를 알면서도 큰 이승호가 이러한 선택을 한 이면에는 이번 달 진행되는 2차 드래프트에 대비한 팀의 전략전 선택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 배경을 떠나 큰 이승호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FA 시장에서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서수들의 수는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운도 따라야 하는 것이 FA 시장의 특징입니다. 기본은 꾸준한 성적이지마 시장의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좌완이라는 희소성이 있지만 두 이승호 선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그동안의 성적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입니다. 같은 이름 같은 좌완이지만 그들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선수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다르지만 SK 구단은 두 좌완 투수를 모두 팀에 잔류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강할 것입니다. 과연 이 두 이승호가 SK에서 함께 큰 이승호, 작은 이승호로 계속 불리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SK와이번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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