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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계약의 물꼬가 트였습니다. 두산의 필승 불팬 정재훈과 한화의 노장 포수 신경현이 소속팀과 계약에 합의한 것입니다. 신경현의 경우 한화 잔류가 확실시 되는 선수였기에 큰 반응이 없었지만 정재훈의 전격 계약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시장에서 불펜의 수요가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정재훈은 더 큰 금액의 계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재훈 긴 협상보다는 두산맨으로 남기를 선택했습니다. 두산 역시 적정한 선에서 그에게 보상을 해주었습니다. 내심 그가 시장에 나오기를 기다리던 팀들은 아쉬움을 마음속으로 삼켜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런 정재훈의 계약과 동시에 남아있는 불펜투수들의 가치는 더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SK의 핵심불펜 요원인 작은 이승호와 정대현의 대형 계약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이 중에서도 SK의 마무리로 국가대표 핵심 불펜요원이었던 정대현의 주가는 더 치솟게 되었습니다. 클로저로서 셋업맨으로서 두루 활용이 가능한 거기기에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진 불펜투수에 대한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대호 다음의 최대어로 손꼽히는 정대현의 최종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더 궁금해 지고 있습니다.
 
정대현의 아마시절 큰 각광을 받는 투수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대표팀에 전격 발탁되면서 큰 관심을 받게되었습니다. 특히 당시 최강 전력이라고 평가받던 미국과의 두 차례 맞 대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고 예상을 뛰어넘은 호투를 펼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높일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생소한 언더핸드의 투구폼에 춤추는 구질은 미국 타자들을 괴롭히기에 충분했습니다. 130킬로가 채 되지않는 직구로도 거구에 힘있는 타자들을 가볍게 돌려세우는 모습은 야구팬들의 머리속에 깊게 그를 각인시켰습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활약은 그의 야구인생을 탄탄대로위를 달릴 수 있게 했습니다. 당시 대표팀이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정대현은 병역의 짐을 덜고 프로무대에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정대현은 2년간의 프로 적응기를 거치고 SK의 핵심 불펜 요원으로 그 위상을 높였습니다. 김성근 감독 부임이후 SK는 벌떼야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불펜을 중시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출첵야구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SK의 강력한 불펜은 2000년대 후반 최강팀으로 거듭나게하는 중요한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벌떼들의 중심, 여왕벌이 정대현이었습니다.

언더핸드의 느린 공이 마무리로 부적합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정대현은 남다른 볼끝의 움직임과 최상의 싱커, 여기에 더해진 경기 운영능력으로 최강 마무리 투수의 반열에 그의 이름을 올렸습니다. SK의 우승의 영광을 책임지는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었습니다. 수준급 불펜투수들이 즐비한 SK였지만 그가 없는 불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의 활약은 국내 리그를 넘어 국제무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정재현의 끼다로운 구질과 대담함은 위기의 순간 국가대표팀을 구하는 중요한 힘이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 보여준 정대현의 병살타 유도는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정대현의 투구는 우리야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영광의 순간들로 가득찬 그의 선수생활이었지만 최근 수 년간의 모습은 부상과의 싸움이기도 했습니다. 언더핸드 투수의 숙명과도 같은 무리한 투구폼에서도 오는 부상의 위험성을 그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해마다 포스트 시즌을 치르고 국제경기에 나서면서 그는 쉴 수 있는 시간이 절대 부족했습니다. 언더핸드의 폼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정대현은 부상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08년 시즌 20세이브를 기점으로 정대현의 세이브 숫자는 크게 줄었습니다. 투구 이닝수도 줄기 시작했습니다. 부상을 우려한 벤치의 배려도 작용했지만 그의 기량이 하락세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평가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굳건하던 마무리 투수의 자리도 다른 투수들이 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 부상재활이 이어지면서 정대현은 4세이브를 수확하는데 그쳤습니다.

언더핸드 투수의 한계가 나타는것 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정대현은 다시 한번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투구폼을 다소 높이면서 부상의 위험을 줄였고 투구 이닝도 더 늘어났습니다. 공끝의 힘이 다시 살아나면서 SK의 마무리로 돌아왔습니다. 시즌 후반기 팀이 큰 위기에 처해있을때도 정대현은 흔들림없이 마운드를 지켜냈습니다. 롱 릴리프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위기의 SK를 지키는데 일조했습니다.

후반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정대현은 16세이브 11홀드, 방어율 1.48의 호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안정된 투구로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부상에 대한 의구심, 구위저하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정대현은 FA 시장에서 대형 계약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무리가 절실한 팀들로서는 정대현이 정말 필요한 존재입니다. 소속팀 SK 역시 그의 잔류가 전력 유지의 핵심요소입니다. 수요가 많을수록 가격이 치솟는 시장의 특성상 그의 몸값 상승은 예상을 뛰어넘을수도 있습니다.

이미 검증을 마친 투수인데다 부상의 있었음에도 3년 연속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한 안정감, 큰 경기에서도 흔들림없는 그의 투구는 전력 상승을 노리는 팀에게 너무나도 매력적입니다. 불펜의 중요성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그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보일 정도로 불펜투수 정대현의 행보는 스토브리그의 중요한 이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단 정대현으로서는 SK 잔류를 우선수위로 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30살을 훌쩍 넘긴 나이는 환경의 변화를 주기에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더우기 해외 진출의 경우 파격적인 제안이 아니라면 쉬운 일이 아닙니다. 10년 넘게 함께 하면서 수 많은 우승의 영광을 안겨준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SK가 그가 원하는 수준을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현재 협상의 과정은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SK로부터 어떤 조건을 제시받던 정대현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가치가 크게 올라간 시점에서 시장의 평가를 받고싶은 마음 또한 없지 않을 것입니다. SK로서도 이런 정대현을 1차 협상에서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SK의 제안을 크게 뛰어넘은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팀이 있다면 FA 시장에 큰 태풍이 몰아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FA 먹튀 선수가 급증하면서 지갑을 닫았던 구단들 중에도 그를 원하는 팀들이 많다는 것도 이를 예상케하는 요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대현은 FA 시장이 열려있는 동안 행복한 고민을 계속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올 시즌 삼성의 압도적인 우승과 SK의 포스트 시즌 선전의 이면에는 강력한 불펜이 있었습니다. 강력한 불펜은 강팀으로 가는 중요 요소임이 최근 팀별 성적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불펜 투수들이 그 어느 때 보다 많이 나온 올해는 불펜보강을 노리는 팀들에게 중요한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고 잠수함으로 평가받는 정대현은 그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10년 넘게 인천항에 정박해 있는 잠수함 정대현의 행선지는 어디일지, 그의 행보는 내년 시즌 프로야구의 판도를 흔들 정도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가 어디에 닻을 내릴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는 요즘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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