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하지만 여전히 강한 삼성의 2012년

많은 사건들이 함께 했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동안 지난해 우승팀 삼성은 조용했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의 영입 있었지만 그의 삼성행은 이미 예상되었던 부분이었습니다. 10억이 넘는 파격적인 연봉 계약을 하긴 했지만 뒤이은 한화 김태균의 연봉 15억 계약에 묻히면서 큰 이슈가 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삼성은 타 팀들을 능가하는 탄탄한 전력으로 비교적 여유있게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여세는 아시아 시리즈까지 이어졌고 일본 챔피언 소프트뱅크를 누르고 우승하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삼성은 타 팀들의 분주함과 달리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었습니다. 팀내 연봉협상 조차 조용하게 진행되었고 외국인 선수 영입도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모두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리는 동안 삼성은 어찌보면 느긋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올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입니다. 기존의 강력한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되었고 겨우내 보강된 전력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습니다. 이승엽은 삼성의 젊은 타선에 노련미를 더해줄 것으로 보이고 두 명의 외국인 투수 탈보트와 고든 역시 삼성의 마운드를 더 높여줄 선수로 손색이 없습니다.

삼성으로서는 이승엽이 가세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난 시즌 4번 타자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최형우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강력한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팀으로의 변모에는 완전히 성공하지 못했지만 기존의 물타선 이미지를 어느 정도 탈피할 수 있었습니다. 강력한 불펜진에 선발진도 강해진 삼성 투수진을 감안하면 승리를 하기에 충분한 타선이었습니다.

하지만 타선에 경험이 풍부한 구심점이 없다는 것은 아쉬움이었습니다.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삼성의 공격력은 답답했습니다. 투수력의 압도적 우위로 우승을 하긴했지만 정규리그 1위팀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타력이었습니다. 삼성의 젊고 좌우가 조화된 타선은 분명 좋았지만 결정력에서 문제가 있었습니다. 경험 부족의 문제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성기를 지났다고 하지만 그 기량을 검증받은 이승엽의 가세는 타선의 순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에서 끝내 부진을 탈출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이승엽의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적응의 문제만 없다면 장타자로서 힘을 보탤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선수생활의 마무리를 멋지게 하고싶은 이승엽으로서도 강한 의지로 시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베테랑의 존재는 선수들에게 강한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굳어졌던 포지션 경쟁에도 불을 붙이면서 선수단 전체가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것입니다.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 또는 채태인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분명 위력적입니다. 부족한 경험이 더해진 것은 큰 플러스 요인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우승으로 한층 더 자신감이 붙었을 김상수, 배영섭 등으로 대표되는 젊은 타자들의 기량 향상도 기대할만 합니다. 군 제대 선수가 가세하는 풍부한 백업 선수층도 장기 레이스를 끌어가는데 있는 긍적인 요인입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만들었던 팜시스템의 결과물들이 지난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노장 진갑용이 이끌어가야하는 포수진이 잘 버텨주어야 한다는 전제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삼성은 진갑용의 체력을 잘 안배해가면서 포수진을 효과적으로 운영했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감 있는 플레이를 하는 현재윤, 채상병, 이정식 등의 백업 포수들이 기량만 유지한다면 시즌 운영에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타선보다 삼성은 투수진을 더 강화시켰습니다. 기존의 불펜진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오승환을 축으로한 불펜은 정현욱, 권혁, 권오준에 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여전히 가동될 것입니다. 철옹성이라는 말이 딱 맞는 조합입니다. 여기에 선발과 불펜을 오갈 젊은 피 정인욱이 지난해 많은 경험을 쌓았고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투수 고든 역시 불펜에 가세할 수 있습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강해진 불펜진 못지 않게 선발진 또한 리그 최강 수준입니다. 두 명의 좌완 에이스 장원삼, 차우찬에 완전한 부활을 노리는 배영수와 윤성환, 정인욱, 고든 등이 더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선발 10승 투수의 경력이 있는 탈보트의 가세는 선발진의 빈틈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든 역시 이닝 수가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5이닝 정도는 충분히 소화가 가능합니다. 지난해 구위는 인정을 받은 선수였습니다. 불펜이 강한 삼성에 특화된 선수라고 해도 될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두 외국인 투수가 부진에 빠지더라도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삼성의 마운드는 타 팀에게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이렇게 삼성은 조용히 그 전력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경쟁팀들이 전력 누수로 고심하고 있지만 삼성은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운 상황입니다. 삼성의 무적 시대가 열릴 가능성마저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해 우승은 삼성 라인업의 주축을 이루는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더 꽃피울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강력한 전력에 류중일 감독을 중심으로 한 안정된 코칭스탭,구단의 지원이 더해진 삼성에게 우승후보 0순위라는 말을 안 붙일 수 없습니다. 삼성의 독주를 누가 저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화두가 될 수 있는 2012년입니다. 특히 우승 이후 조심스러운 행보로 전력을 추스리고 보강한 삼성은 우승 후유증 조차 허락하지 않을 분위기 입니다. 전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올 시즌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한 전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큰 이슈없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더 공포스럽기까지 합니다. 본격적인 스프링캠피가 시작된 지금, 삼성이 자신들의 전력을 얼마다 더 극대화시킬지 2012년 역시 타 팀을 압도할 수 있을지 조용함속에 더 강해진 삼성의 올 시즌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삼성라이온즈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