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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IA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는 평소와 같다면 KIA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습니다. KIA는 전날 극적인 연장승리를 거둔 상황이었습니다. 정신적으로 롯데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조건이었습니다. 여기에 선발로 나서는 투수는 에이스 윤석민이었습니다. 팀의 상승세에 에이스가 선발로 나선다면 승리에 대한 확신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KIA가 가지고 있는 한 가지 불안요소가 문제였습니다. 2010년 이후 지속하여온 윤석민의 롯데전 징크스가 진행형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윤석민은 2010년 롯데의 중심 선수인 조성환, 홍성흔이 자신의 공에 맞아 큰 부상을 당한 이후 롯데전에 큰 부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면서 윤석민은 롯데전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지난해도 마찬가지 였습니니다.

 

이런 우려는 다시 현실이 되었습니다. KIA는 선취 득점을 올리면서 좋은 흐름을 만들었지만, 3회 말 윤석민의 극심한 난조속에 허용한 5실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에이스가 롯데전 징크스를 탈출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 당한 것은 경기에 큰 악재였습니다. 이후 KIA는 온 힘을 다해 추격전을 펼쳤지만, 득점 기회에서 연이은 후속타 불발로 초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경기는 롯데의 6 : 3 승리였습니다.

 

윤석민의 선발등판은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KIA는 최근 윤석민과 롯데의 대결을 피하는 인상이 짙었습니다. 특히 사직구장에서 윤석민의 등판 모습은 최근 거의 볼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롯데와 악연과 이로인한 성적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결과였습니다. 에이스의 롯데전 극심한 부진은 KIA의 대 롯데전 약세에 큰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윤석민을 주저앉게 만든 김주찬의 2점 홈런)

 

 

 

윤석민의 롯데전 그것도 사직 원정경기 등판은 그와 롯데와의 악연을 끊어보려는 시도였습니다. 에이스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의 표현이었습니다. 타선역시 선취점을 먼저 올리면서 윤석민을 도왔습니다. 전날의 역전승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윤석민의 롯데전 징크스 탈출도 눈에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희망은 롯데의 타자들이 한 타순을 돈 이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KIA는 롯데 선발 사도스키를 상대로 2회 초 3안타를 집중시키면서 1점을 먼저 선취했습니다. 선취점의 의미는 있었지만, 안타 2개와 2루타 1개가 곁들여진 공격치곤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주루사 하나가 더 많은 득점을 할 기회를 무산시킨 것입니다. 아쉬움이 섞인 선취점은 그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도스키는 2회 초 고비를 넘긴 이후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무난한 투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뭔가가 부족했던 KIA의 초반 공세는 3회 말 롯데의 강력한 반격에 직면했습니다. 3회 말 롯데는 하위 타선에서 만든 작은 기회를 크게 증폭시키는 타선의 응집력을 과시했습니다. 신본기의 볼넷과 이승화의 보내기 번트까지는 동점을 만들기 위한 정석적인 플레이였습니다. 롯데 타선은 이후 윤석민의 공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큰 효과를 보았습니다.

 

전준우의 1타점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한 롯데는 김주찬의 2점 홈런이 이어지면서 3 : 1로 단순에 전세를 역전시켰습니다. 김주찬은 타구는 2루타로 인정되었지만 비디오 판독을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홈런으로 정정되었습니다. 승운마저 롯데로 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실점 이후 크게 흔들린 윤석민은 롯데의 불타는 타선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후 윤석민은 강민호에 볼넷, 조성환, 황재균에 안타 두개를 더 허용하고 2점을 더 실점하고서야 3회 말을 넘길 수 있었습니다. 5 : 1 리드를 잡은 롯데는 일거에 경기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롯데전 징크스를 탈출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경기에 나섰던 윤석민은 3이닝만을 투구하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습니다. 투구수는 53개에 불과했지만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린 윤석민에 대한 KIA 벤치의 배려였습니다.

 

에이스가 일찌감치 마운드를 떠난 KIA는 양현종을 조기 투입하면서 마운드의 안정을 도모했습니다. 양현종은 5회 말 1실점 하긴 했지만 롯데 공격의 흐름을 끊는데 성공했습니다. 윤석민을 조기 강판시키면서 기세를 올렸던 롯데 타선은 이후 집중력있는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KIA는 양현종에 이어 홍성민, 진해수, 김종훈으로 이어지는 젊은 불펜진을 가동했습니다. 이들에게 경기 경험을 쌓게 하려하는 의도였습니다. KIA의 젊은 투수들은 제구에서 조금씩 문제를 드러냈지만, 위기상황을 잘 극복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습니다.

 

에이스가 무너지면서 흔들렸던 마운드가 안정되자 KIA의 반격도 더 활발해졌습니다. 롯데의 선발 사도스키는 전 경기에 입은 부상의 후유증을 씻어내고 5회까지 쾌투했습니다. 탈삼진 7개를 기록할 정도로 구위도 상당했습니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요소요소 삼진을 잡아내는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주면서 벤치의 걱정을 덜어주었습니다.

 

하지만 투구 수 80개를 넘기는 시점은 6회 초 사도스키는 급격히 구위가 떨어졌습니다. 사도스키에 눌려있던 KIA 타선은 6회 볼넷과 안타 2개를 묶어 1점을 추격했습니다. 롯데 벤치는 빠른 투수교체로 KIA 공격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려 했습니다. 결국, 사도스키는 5.2이닝 2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났습니다.

 

롯데는 불펜의 필승조 김성배, 이명우를 6회와 7회 마운들에 올리면서 승리를 굳히려 했습니다. 하지만 두 투수의 컨디션이 좋지 못했습니다. 6회 초 1실점 한 롯데는 승리 불펜 조를 투입하고도 불안한 경기 후반을 보내야 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한 롯데로서는 7회 초 허용한 1실점이 불안감을 높였습니다. 경기를 확실하게 마무리할 카드가 필요했습니다.

 

롯데의 선택은 선발 요원인 이용훈이었습니다. 의외의 선택이었습니다. 이미 주말 2경기에서 불펜을 모두 소모한 상황에서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는 불펜투수가 없었던 롯데의 고육지책이었습니다. 무사 1루 상황에 갑작스러운 등판이었지만 이용훈은 KIA의 중심타자 이범호, 최희섭을 삼진과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승리로 가는 중요한 고비를 넘겨주었습니다. 벤치의 승부수가 적중한 것입니다. 

 

하지만 6 : 3의 리드는 전날 역전패를 당한 롯데가 안심할 수 없는 차이였습니다. 마무리 김사율이 전날 투구 수가 많았고 심각한 부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8회 초 좋은 투구를 한 이용훈이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할 것처럼 보였습니다. 연패를 막기 위해 꼭 잡아야 하는 경기에서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수기용이었습니다.

 

롯데 벤치는 이 상황에서 팀의 마무리 김사율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주었습니다. 전날의 부진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다소 여유가 있는 3점 차 리드였고 계속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되어야 할 김사율에 대한 신뢰의 표현이었습니다. 이런 벤치의 신뢰에 김사율은 9회 초 KIA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면서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잃을 수 있었던 자신감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팀의 신뢰에 무실점 마무리로 화답한 김사율)

 

 

 

이렇게 롯데는 전날 연장패배의 후유증을 이겨내고 KIA전 강세를 지속시켰습니다. KIA는 또다시 에이스 윤석민이 롯데전 악연을 끊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5할 승률에서 한 발 더 물러서야 했습니다. 타선은 10안타를 치면서 좋은 감각을 유지했고 마지막까지 끈기를 발휘했지만, 초반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윤석민과 팀 모두 롯데에 대한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부상에서 돌아온 사도스키의 건재를 확인했고 주춤하던 타선이 회복 기미를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었습니다. 부상 중인 홍성흔 대신 4번 타선에 배치된 강민호는 타격에서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좋은 투수리드와 공격적인 주자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는 다소 부진했지만, 구심점이 되면서 앞뒤 타자들이 고루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타선의 짜임새를 유지해주었습니다.

 

롯데는 하위타순에 배치된 황재균이 2안타 3타점으로 클러치 능력을 보였습니다. 2번 김주찬은 초반 흐름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2점 홈런으로 경기 흐름이 롯데 쪽으로 오는데 기여했습니다. 이 외에도 1번 타순에 들어선 전준우가 멀리 히트로 부활 조짐을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이었습니다. 박종윤을 선발 제외하면서 구성된 내야 라인업도 박준서, 조성환의 멀티 히트로 성공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롯데는 선발과 불펜으로 무리 없이 이어지는 투수진 운영과 상대 에이스를 한순간 무너뜨리는 타선의 집중력으로 승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전날 연장전 패배의 후유증 역시 말끔히 씻어냈습니다. 꾸준히 5할 승부를 유지하면서 상위권의 입지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지속해서 잘 메우면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계속 어려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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