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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장기 레이스를 치리면서 한 선수가 꾸준한 페이스를 그것도 타격에서 유지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체력적인 뒷 받침은 필수적이고 상대의 집중분석에 따른 약점공략에도 대응해야 합니다. 불의 부상과 시즌 중간중간 발생하는 주전 경쟁의 파고도 넘어야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넘어야 풀 타임 주전자를 꿰찰 수 있습니다. 시즌 후 연봉협상에서도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선수라면 그 소중함은 더 할 것입니다. 롯데의 1루수 박종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오랜 기간 가능성의 선수로 남아있던 박종윤은 수 년가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켜왔지만 이대호라는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습니다. 올 시즌 이대호가 해외진출을 하면서 박종윤은 10년 여의 기다림 끝에 주전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시즌 초반 박종윤의 활약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의 수비능력과 성실함은 누구나 다 아는 장점이었습니다. 문제는 풀 타임 주전으로 그의 타격능력이 어떨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많지 않은 출전기회에도 인상적인 타격 능력을 보였던 박종윤이었지만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타격이었습니다. 풀 타임 첫 해라는 점도 큰 변수였습니다.

 

4월 한달 간 박종윤은 우려를 모두 떨쳐내는 활약을 했습니다. 롯데의 그 어떤 선수보다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습니다. 주전으로 확실하게 자리하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이는 타격에서 그를 더 편안하게 했습니다. 어퍼스윙에 가까운 타격폼을 수정한 것도 적중했습니다. 그 기간 박종윤은 공포의 중심타자였습니다. 1루수 자리에 이렇다할 경쟁자도 없었습니다. 제 2의 야구인생이 활짝 열린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5월 들어 박종윤의 방망이는 급격하게 식어갔습니다. 4할대를 육박하던 타율은 2할대 중반으로 추락했고 각종 상위권에 위치하던 각종 타격 수치도 점점 뒤로 밀렸습니다. 주전으로 전 경기를 소화하면서 점점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힘이 떨어지면서 타격에도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그 타순 역시 점점 중심타선에서 멀어졌습니다.

 

한 때 극적인 타격을 보여주면서 살아나는 듯 보였지만 6월 들어 그 침체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장점이던 수비마저 흔들리면서 굳건하던 팀 내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동계훈련 기간 비상시를 대비한 포메이션인 조성환의 1루수 기용이 본격화 된 것입니다. 여기에 박종윤과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1,  2군을 오가며 때를 기다렸던 박준서가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면서 경쟁구도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박준서는 내야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능력으로 팀 기여도를 높였습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타격과 동시에 어느 자리에서는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보이는 그가 박종윤의 1루수 자리에 큰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경기에서 박준서가 중용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박종윤은 1루수 자리를 조성환에 내주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습니다.

 

물론, 9일 경기에서 입은 부상이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토요일 경기에서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한 클러치 실책도 분명 영향을 주었습니다. 리그 최고의 1루수 수비를 자랑하던 그였지만 체력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팀은 그에게 휴식을 주기위해 선발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이지만 대타로도 나서지 못했다는 점은 그를 답답하게 했을 것입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던 박종윤에게 위기가 찾아온 느낌입니다. 공수 모든 부분에서 경기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우려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시즌초반 대체 불가의 선수였지만 지금은 그 대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홍성흔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중용되어야 할 그였지만 지난 주말 경기에서 박종윤이 없는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 쾌승을 거뒀습니다.

 

이러한 상황 변화는 그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도 박종윤은 경기가 끝나면 늦게까지 남아 훈련을 하는 성실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적으로 평가받는 냉혹한 프로세계에서 치열한 순위싸움이 이어지는 와중에서 박종윤의 최근 부진은 그의 역할을 축소시킬 수 있는 요인입니다. 1승이 아쉬운 팀 사정은 승리 가능성을 높여줄 라인업을 찾게 하고 있습니다.

 

박종윤은 현재 올스타전 투표에서 동군 1루수 부분에서 당당히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각 팀의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어 올스타전 주전 라인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진은 그 기쁨을 반감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박종윤으로서는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 레이스 전체를 보는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체 선수가 있다고 하지만 박종윤 만큼 공수를 겸비한 1루수는 팀내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팀의 그에 대한 기대치 역시 4월 한달단 보였던 포스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박종윤은 한 타석 한 타석에 온 힘을 다해야하는 백업선수가 아닙니다. 전 시즌을 통해 주전 1루수로 활약해야 하는 선수입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롯데 타선에서 장타력을 겸비한 좌타자 자원이 극히 부족합니다. 손아섭이 변함없는 활약을 하고 있지만 그 외 선수들은 주전으로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있습니다. 스위치타자 박준서는 한 포지션에 주전으로 뛰기보다는 전천후 선수에 가깝습니다. 붙박이 좌타자로서 박종윤의 활용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박종윤이 현재 부진을 떨쳐내는 것은 박종윤 자신뿐만 아니라 팀에게도 중요합니다.

 

박종윤 스스로도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 답을 알 고 있을 것입니다. 이미 프로에 데뷔한지 10년이 넘은 중견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현재 부진은 풀 타임 첫해에 임하면서 발생하는 체력적인 문제 외에도 잘해야한다는 스스로의 부담감도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이다.

 

박종윤은 긴 인고의 세월을 견뎌낼 정도로 강한 내공을 지닌 선수입니다. 실력과 근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성적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가 자초한 무거운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다면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다면 또 한번 도약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최근 부진하지만 롯데 팬들은 늦깍이 스타 박종윤에 여전한 성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과연 박종윤이 현재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프로야구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질 수 있을지 주전 1루수로 가는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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