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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주중 3연전, 특히 화요일 경기에 큰 약점을 보였던 롯데가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롯데는 두산과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끈기를 발휘했습니다. 롯데와 두산은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습니다. 온 힘을 다한 경기의 결과는 연장 12회 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은 롯데의 4 : 3 승리였습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팀 타선의 주축을 이루는 4, 5번 타자의 공백을 극복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롯데는 홍성흔의 갈비뼈 미세 골절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홍성흔을 대신한 4번 타자 강민호마저 부상으로 결장을 해야 했습니다. 롯데는 황재균을 4번에 이인구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또 다른 플랜 B를 가동했지만,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두산 역시 4번 김동주가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었고 5번 타순에 주루 배치되던 최준석은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강등된 상황이었습니다. 두산은 2군에서 큰 활약을 펼친 오장훈을 4번에 기용하는 변칙 타순을 구축했습니다. 중심 타선의 부재와 함께 이종욱, 정수빈 등 주력 선수들의 부진에 따라 신예 선수들을 과감히 기용하면서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러한 양 팀의 타순 변화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중심 타자가 두 명씩 빠진 공백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롯데와 두산 모두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수차례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이를 해결할 선수가 부족했습니다. 타선의 구심점이 없다는 것은 타선의 힘을 반감시켰습니다. 양 팀 전력의 누수는 경기를 뜻하지 않은 투수전으로 이끌었습니다.

  

 

 

(허슬 4번타자의 면모를 과시한 황재균)

 

 

  

타선의 약화도 원인이었지만 선발 투수로 나선 롯데의 송승준, 두산 노경은의 투구 내용도 좋았습니다. 최근 경기에서 투구내용이 좋았던 두 선발 투수들은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갔습니다. 습도가 높은 날씨와 상대 타선에서 상대하기 힘든 중심 타자 두 명이 없다는 것도 편안한 투구를 하는데 영향을 주었습니다.

 

양 팀 선발투수들은 힘 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자신감 있는 타자 승부를 했습니다. 이름값에서는 송승준이 앞섰지만 앞선 경기에서 깜짝 호투를 보여준 노경은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두 투수들은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았고 슬기롭게 상황을 극복했습니다. 연타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경기에서 공격의 돌파구를 열어준 것은 예상치 못한 홈런이었습니다.

 

선취 득점은 롯데에서 나왔습니다. 최근 전천후 내야수로 높은 팀 기여도를 보이고 있는 박준서의 홈런이 롯데의 초반 리드를 이끌었습니다. 2회 말 1사 후 박종윤의 볼넷 출루 이후 타석에 들어선 박준서는 노경은의 실투를 그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습니다. 장타자 두 명의 부재로 고심하던 롯데로서는 반가운 홈런이었습니다. 최근 구위가 살아난 송승준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서 의미있는 한 방이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득점은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홈런을 허용한 이후 노경은 흔들리지 않았고 더 냉정한 투구로 실점을 막았습니다. 노경은 마운드를 지킨 7이닝 동안 롯데는 추가 득점의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습니다. 무려 7개의 삼진을 당하면서 노경은의 구위에 눌리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롯데의 공격이 주춤하면서 두산도 반격에 성공했습니다. 두산의 득점 역시 홈런으로 이루어졌습니다. 4회 초 김현수, 5회 초 고영민의 솔로 홈런 2방은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송승준은 공 끝에 힘이 실린 직구와 스플리터의 조합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순간이 방심으로 인한 2개의 솔로 홈런이 그의 승수 추가를 가로막고 말았습니다.

 

송승준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두산 선발 노경은에 다소 밀리는 투구내용이었지만 6이닝 2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했습니다. 다만 올 시즌 매 경기 되풀이되는 2스트라이크 이후 어려운 승부를 하면서 투구 수를 스스로 늘리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이 내용상 아쉬움이었습니다. 투구 수 압박으로 송승준의 6이닝만을 던지고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야 했습니다.

 

이후 경기는 롯데의 불펜진과 두산 불펜의 에이스로 떠오른 홍상삼의 대결 양상이었습니다. 양 팀은 홈런으로 2득점 한 이후 좀처럼 득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벤치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흐름의 경기였습니다. 반면 불펜진의 활약은 기대대로였습니다. 롯데는 이승호, 강영식, 이명우를 차례로 올리면서 불펜자원을 대부분 활용했습니다. 롯데는 불펜 투수들을 짧게 활용하면서 두산 공격의 맥을 끊었습니다.

 

불펜의 양적 열세에 있던 두산은 홍상삼을 최대한 길게 활용하면서 롯데 불펜에 맞섰습니다. 홍상삼은 벤치의 기대대로 3이닝 무실점 투구로 롯데 타선을 막았습니다.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한 과감한 승부와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이렇게 선발 투수들은 물론이고 불펜에 대한 타선의 공략은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2 : 2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연장 10회까지 이어지던 투수전은 11회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11호 초 롯데는 마무리 김사율을 올리면서 승리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김사율이 2사 후 고영민에게 홈런 허용하면서 벼랑 끝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주말 KIA전에서 최희섭에게 통한의 홈런을 허용했던 김사율은 또 한 번 홈런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고영민의 노림수가 적중한 것입니다.

 

동점 승부에서 그것도 연장전에서 마무리 투수가 허용한 홈런은 팀 분위기를 급속히 냉각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두산은 마무리 프록터를 11회 말 곧바로 마운드에 올렸고 기나긴 승부도 끝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롯데 선수들의 끈기는 그대로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게 하였습니다. 

 

선두 타자로 나선 황재균의 내야안타가 그 시발점이었습니다. 올 시즌 처음 4번 타자로 기용된 황재균은 부담감 탓인지 무안타로 부진한 상항이었습니다. 임시 4번이지만 분명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황재균은 유격수 깊은 타구를 때렸고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황재균의 투혼이 만든 득점 기회는 롯데의 마지막 승부수가 통하면서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1사 2루에 롯데는 마지막 남은 대타 요원 정보명을 내세웠습니다. 올 시즌 1군 엔트리 경쟁에 밀리면서 2군에 주루 머물렀던 정보명이 절체절명의 순간, 타석에 들어선 것입니다. 정보명은 프록터의 직구를 노렸고 높게 들어오는 공을 중전안타로 연결했습니다. 롯데는 기사회생, 두산은 허탈함이 교차하는 타격이었습니다. 경기는 다시 3 : 3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12회 초 두산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롯데는 패배에 대한 부담 없이 12회 말 공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두산 마무리 프록터는 12회 말 수비에서 정신적으로 흔들리면서 제구의 불안을 드러냈습니다.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이인구의 안타 출루는 프록터를 더 불안하게 했습니다.

 

롯데는 전준우에게 과감한 강공을 시도했고 이것이 적중하면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두산은 마무리 프록터에게 팀의 운명을 맡겨야했습니다. 김주찬의 번트 실패와 플라이 아웃으로 두산은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내기 패배에 대한 부담감은 프록터의 제구를 자꾸만 흔들리게 했습니다. 그것은 결국 두산의 패배를 가져오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롯데는 손아섭이 끈질긴 승부끝에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1사 만루의 끝내기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가벼운 희생플라이 하나만으로도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황재균은 과감하게 배팅했지만 그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가는 직선타였습니다. 2사 만루, 롯데의 승리 희망이 사라지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타자만을 잡아내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프록터가 또 다시 제구에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조성환은 홈 플레이트 가깝게 붙어 타격하면서 프록터를 압박했고 프록터는 스스로와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프록터는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롯데에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조성환의 노련한 수 싸움이 빛을 발한 것입니다.

 

 

 

(극적인 동점 적시타 정보명, 존재감을 확인하다.)

 

 

 

두산은 노경은의 7이닝 2실점 호투와 홍상삼의 3이닝 무실점 호투가 무의미해졌고 홈런 2개로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고영민의 활약도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이들의 선전으로 위안을 삼기에는 상처가 너무나 큰 패배였습니다. 특히 불펜의 두 축인 홍상삼, 프록터의 투구수가 많았다는 점은 다음 경기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롯데는 불펜 대부분을 소모하는 강수를 던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승리하지 못했다면 무한 소모전으로 끝날 수 있는 경기였습니다. 마무리 김사율이 또 다시 무너졌지만 선수들의 강한 의지는 그것마저 극복하면서 승리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김사율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수완은 1.1이닝 무실점 투구로 의미있는 승리를 수확했습니다.

 

승리하긴 했지만 롯데는 홍성흔, 강민호 두 중심 타자들의 부재가 느껴지는 한 판이었습니다. 선발 송승준을 비롯 불펜의 선전이 없었다면 승리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그럼에도 어려운 여건에서도 강한 의지로 그것을 극복하고 연장 승부를 이겨낸 선수들의 근성과 투지는 분명 다음 경기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로서는 힘든 승부에서 이겨내면서 화요일 경기 부진을 떨쳐낼 수 있게 되었고 마무리 투수 킬러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였습니다. 모든 선수가 더 강한 조직력으로 뭉칠 계기도 마련했습니다. 전력의 누수 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무형의 전력을 구축한 것입니다. 롯데는 이 기세를 수요일 경기에서도 이어가고자 할 것으로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의 호투에 기대야 할 입장입니다.

 

롯데가 화요일 승리의 여세를 몰아 주중 3연전 잔혹사를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지 두산이 반격에 성공할지 연장 승부의 피로감을 누가 더 빨리 이겨내고 어느 팀의 선발투수가 초반 분위기를 잘 이끌어줄지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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