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또 한번의 허무한 패배, 높아진 위기감. 6월 14일 롯데 vs 두산

롯데와 두산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는 많은 안타와 볼넷이 난무하는 접전이었습니다. 두산의 8 : 7 케네디 스코어 승리였지만 타격전이기보다는 난전에 가까운 경기였습니다. 양 팀 모두 실책이 실점과 연결되었고 공격에 있어서도 승리를 가져올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그 내용면에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 내용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결과는 두산의 위닝시리즈 완성이었습니다. 양 팀 모두 타선은 활발했지만 투수력과 수비에서 불안함을 노출했습니다. 이는 승부를 마지막까지 안개속으로 이끌었습니다. 박빙의 승부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은 두산이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7 : 6 으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김사율을 등판시켰지만 양의지의 역전 2점 홈런이 양 팀의 희비를 순식간에 바꿔놓았습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타격전이 예상되었습니다. 양 팀 모두 선발투수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롯데의 진명호, 두산의 김승회 모두 경험면에서 안정감에서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려는 경기 초반 현실이 되었습니다. 두 선발 투수들은 경기 초반 빈틈을 보이면서 흔들렸고 이 공간을 양 팀 타선은 모두 잘 파고들었습니다.

 

선취 득점은 롯데가 먼저 올렸습니다. 롯데는 1회 말 1번 전준우의 안타 출루 이후 손아섭의 볼넷과 상대의 실책, 박종윤의 2타점 2루타를 묶어 3득점 하면서 초반 리드를 잡았습니다. 기선 제압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전날 어의없는 실책으로 자멸한 패배의 기억을 지워낼 수 있는 흐름이었습니다.

 

 

 

(박종윤의 살아난 타격감 팀 승리를 가져오진 못하고.....)

 

 

 

하지만 롯데 선발 진명호 역시 두산 김승회 만큼 불안했습니다. 1회 초 삼진 3개를 잡아내면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던 진명호는 2회 초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습니다. 흔들리는 제구는 연속 되는 볼넷 3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하게 했습니다. 초반 팀 타선의 지원과 리드가 그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말았습니다. 승리에 대한 생각이 앞서면서 투구 밸런스를 스스로 잃고 말았습니다.

 

1사 만루에서 진명호는 한 가운데 승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산의 신예 최주환은 밋밋한 진명호의 공을 우측담장으로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습니다. 롯데가 리드가 한 순간에 사라진 것입니다. 최주환은 이종욱, 정수빈 등 주력 선수들의 타격 부진속에 최근 1번 타순에 중용되고 있었습니다. 그 역시 타격에서 비교우위를 보이지 못했지만 두산의 벤치는 그에게 계속 기회를 주었고 최주환은 결정적인 홈런으로 이에 화답했습니다.

 

두산의 홈런은 또 다시 이어졌습니다. 3회 초 김동주의 솔로 홈런은 두산의 리드를 더 확실하게 하는 한 방이었습니다. 최근 떨어진 장타력에 고심하던 김동주 개인은 물론 팀에게도 단비와 같은 홈런이었습니다. 팀 주축 선수의 홈런와 이에 편승한 리드는 두산 선수들의 전체의 사기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렇게 두산이 주도하던 경기 분위기는 롯데의 반격이 이루어지면서 다시 접전 양상이 변화했습니다. 4회 말 롯데는 1사 후 박준서의 안타와 이어진 정보명의 안타로 1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롯데는 선발 포수 김사훈을 빼고 이승화를 대타로 기용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인승화는 펜스를 맞히는 적시 2루타로 벤치의 의도에 부응했습니다. 이어진 전준우의 희생플라이로 롯데는 경기를 5 : 5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롯데는 진명호를 3회 초 강판시키면서 이승호를 조기 등판시키면서 마운드를 안정시켰스니다. 이승호는 예상보다 일찍 등판했지만 한 층 좋아진 구위를 바탕으로 4.0 이닝 무실점 투구로 선발 투수의 초반 강판에 따른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었습니다. 4회 초 볼넷 3개를 연발하며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끝내 실점하지 않은 관록투를 보여주었습니다. 묵직한 직구가 살아난 것이 긍정적이었습니다.

 

롯데가 초반 불펜 가동으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면 두산은 선발 김승회를 최대한 활용하는 뚝심을 보였습니다. 롯데와 두산의 경기 스타일이 뒤바낀 듯한 투수 운영이었습니다 김승회는 힘있는 직구가 돋보였지만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롯데 타선을 확실하게 막지 못했습니다. 1회 말 3실점은 제구력 난조에 기인한 것이었고 4회말 2실점 역시 높은 공이 통타당한 결과였습니다.

 

그럼에도 두산의 벤치는 김승회를 계속 마운드에 올리는 뚝심을 발휘했습니다. 불펜의 힘을 최대한 비축하면서 김승회의 선발 안착을 위한 경험을 더 쌓게 하려는 다목적 포석이었습니다. 길게 본 선수기용이었고 불펜의 두 핵심 홍상삼과 프록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투수진 운영이었습니다. 하지만, 6회 말 6 : 5 역전을 허용하는 홈런을 박종윤에게 허용하면서 경기에선 패착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황재균, 그에게 너무 무거운 4번 타자의 짐)

 

 

 

7회 초 롯데는 최대성을 어제에 이어 다시 마운드에 올리면서 승리 굳히기 모드를 가동했습니다, 롯데는 전날까지 연투로 지친 이명우, 김성배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롯데는 여타 선수들로 7, 8회를 막고 마무리 김사율로 이어지게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7회 초 수비실책이 편승된 1실점은 그 계획에 차질을 빚게 했습니다. 최대성은 여전히 위기 상황에서 믿음직스럽지 못했습니다.

 

다시 경기는 6 : 6, 양 팀의 힘 겨루기는 경기 후반까지 이어졌습니다. 롯데는 7회말 경기를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두산은 선발 김승회를 내리고 불펜의 김강율의 마운드에 올렸지만 김강률의 제구가 말썽을 일으켰습니다. 김강률은 볼넷과 몸 맞는 공을 연달아 던지고 마운드를 홍상삼에게 넘겨야 했습니다. 두산 역시 경기 후반, 동점의 경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롯데는 손아섭의 번트가 행운의 안타가 되면서 무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적시타 하나가 필요했습니다. 여기서 롯데는 해결사 부재의 아쉬움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4번 황재균의 안타성 타구는 두산 유격수 손시헌의 호수비로 아웃카운트 하나와 점수를 맞바꾸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다시 1사 1, 3루 기회가 계속되었습니다. 최소 1점을 더 얻을 수 있었고 그래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어 나온 조성환의 삼진아웃은  롯데 공격의 맥을 끊었습니다. 두산은 홈런을 기록했던 박종윤을 거르고 신본기와의 승부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조성환은 평소와 달리 서두르는 타격을 하면서 두산의 위기탈출을 도와주고 말았습니다. 2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신본기는 끈질긴 승부를 했지만 홍상삼의 빠른 공을 배트를 헛돌리면서 롯데의 추가 득점이 더 없었습니다.

 

롯데에 불안한 리드였습니다. 최대성에 이은 강영식이 한층 안정된 제구로 8회 초 두산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주중 3연전에서 살아난 두산의 장타력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롯데의 8회 말 공격이 힘없이 끝나면서 그 불안감은 더해졌습니다. 마무리 김사율이 최근 부진을 이겨내고 경기를 잘 마무리 해주길 기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사율은 첫 타자 김동주를 범타로 처리하면서 한 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1사 후 대타 이성열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까다로운 이종욱을 범타 처리하면서 승리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산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양의지와의 승부는 신중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김사율은 양의지를 상대로 카운트를 잡은 직구를 던졌지먄 양의지는 그것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경쾌하게 돌아간 양의지의 스윙은 김사율의 직구를 통타했고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연결되었습니다. 롯데에게는 허무한 순간이었고 두산에게는 극적인 역전의 순간이었습니다. 6월 들어 피 홈런이 늘어나면서 불안함을 노출했던 김사율이 또 다시 홈런에 무너진 것입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는 과정에서도 팀을 지탱해주던 불펜이었고 김사율의 마지막 보루였기에 충격은 더 컷습니다.

 

최근 김사율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무기인 포크볼이 이미 노출되어 상대들이 그에 대처하고 있고 무엇보다 직구의 위력이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그가 최근 허용한 홈런은 카운트를 잡기위해 던진 직구가 대부부이었습니다. 목요일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강속구는 아니지만 묵직한 김사율의 직구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의 장기인 변화구마저 위력이 떨어진 것입니다.

 

 

 

 

(또 무너진 마무리 김사율, 일시적? 구위 저하? 아니면?)

 

 

 

결국, 롯데는 또 다른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두산은 화요일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고개를 숙였던마무리 프록터가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 하면서 지난 충격을 완화시키는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타선의 상승세를 탈 조짐도 보이면서 다음 주말 3연전에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연속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허무하게 잃으면서 위기감이 높아졌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줄 부상에 이어 아쉬운 패배가 이어진다는 점은 팀 사기에 큰 악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극심한 전력소모까지 이루어졌습니다. 주말 3연전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습니다. 그 상대가 최근 다시 전열을 정비하고 상위권에 자리한 넥센과의 원정이라는 점도 큰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현재의 전력과 분위기로 넥센의 기세를 이겨내기 쉽지 않습니다. 만약 넥센과의 주말 3연전 결과마저 좋지 못하면 상위권 싸움에서 밀려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롯데의 행보가 큰 위기가 닥친 느낌입니다. 롯데로서는 주말에 등판하는 두 외국인 투수 유먼과 사도스키, 송승준의 호투에 절대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롯데 선발투수들이 위기의 롯데는 구할 수 있을지 그로 인해 롯데가 위기탈출의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말 3연전을 보는데 있어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