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은 늦 가을 단풍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입니다. 많은 분들이 찾는 탓에 몸살을 앓기도 하지만 그만큼 유명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백양사는 내장산 단풍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숲 속에 자리한 사찰과 그 사찰을 가는 길에 펼쳐진 원시의 숲, 그리고 알록달록한 단풍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꼭 담고 싶어하는 풍경이기도 합니다.
여름이 깊어가는 어느 날 저는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백양사를 찾았습니다. 가을의 빛은 아니었지만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담은 초록의 풍경또한 운치있고 기분을 좋게 해주었습니다. 순간순간 내리는 비가 발걸음을 방해하기도 했지만 이내 더위를 풀어주는 청량제와 같은 느낌도 함께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 백양사 가는길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백양사 가는 길의 특징은 우거진 숲이 길을 따라 펼쳐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 많은 세월의 풍파를 견딘 나무들이 빼곡하게 자리한 숲길이 신선한 공기를 연신 저에게 뿜어내 주었습니다.
가을 단풍을 담는 포인트에서 초록의 풍경을 담아봅니다. 화려함은 덜했지만 한 편의 수묵화를 담는 느낌이었습니다.
작은 연못 그 반영들을 따라 계속 걸었습니다. 숲도 초록이고 연못도 초록의 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작은 개울도 초록으로 가득찼습니다. 초록의 길을 다시 만든 듯 보였습니다.
이미 쓰러져 그 생을 다한 나무에는 이끼가 끼고 또 다른 생명이 자라납니다. 수 백년을 견딘 나무는 씩씩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훼손이 덜 된 숲은 이렇게 생명의 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백양사의 이러저런 모습들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잘 정돈되고 차분한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북적거림이 없어 더 편안하게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다시 연못의 반영을 따라 숲을 빠져나옵니다. 한 동안 다른 세상에 들어갔다고 온 느낌이더군요. 가을 단풍의 자태는 볼 수 없었지만 한 여름속 백양사의 모습도 충분히 매력이 있었습니다. 백양사의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한다면 찾아볼 가치가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이런 자연의 모습이 오래동안 잘 보존되기를 기원하면서 저는 또 다른 여름 풍경을 담으러 발걸음을 옮겨갑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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