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완벽조화 롯데, 사직 잔혹사 끊지못한 한화

롯데와 한화의 시즌 마지막 경기는 투타에서 한화를 초반부터 압도한 롯데의 7 : 1 완승이었다. 롯데는 선발 투수로 나선 사도스키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불펜의 완벽한 마무리, 득점이 필요한 순간 터진 홈런과 적시타가 조화를 이루면서 완승할 수 있었다. 사도스키는 시즌 8승으로 3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한발 더 다가섰고 롯데는 경기가 없었던 3위 SK와 승차를 3경기 차로 벌리면서 2위 자리를 단단히 할 수 있었다.

 

결과는 롯데의 완승이었지만 초반 분위기는 투수전이었다. 롯데 사도스키에 맞선 한화 선발 정민혁의 변화 심한 구질에 롯데 타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민혁의 제구가 흔들리는 경기 초반 기회를 놓치면서 롯데의 공격 흐름은 일순간 끊어지고 말았다. 반대로 한화는 정민혁의 호투를 발판삼아 올 시즌 끊지 못한 사직 롯데전 무승의 굴레를 벗어날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선취점은 롯데가 먼저 얻었다. 롯데는 1회 말 1번 전준우의 안타 출루와 김주찬의 진루타, 손아섭의 적시 안타를 묶어 가볍게 한 점을 선취할 수 있었다. 한화 선발 정민혁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을 던질 때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제구가 정교하게 될 수 없었다. 자칫 초반에 대량 실점을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이 상황에서 롯데 타자들의 스윙이 커졌고 정민혁의 변화구가 살아나면서 롯데는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상대 선발을 쉽게 본 것이 문제였다. 롯데가 추가점을 얻지 못하는 사이 한화는 2회 초 공격에서 최진행, 김경언의 연속안타와 이대수의 진루타로 1사 2, 3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경기 주도권을 자신들에게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젠 파워 피처 사도스키, 달라진 후반기 행보)

 

 

 

하지만 한화의 타선이 하위 타선으로 내려가면서 대량 득점의 희망을 이어갈 수 없었다. 한화는 오준혁의 땅볼로 동점을 만드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어진 3회 초에서도 한화는 1사 후 오선진이 2루타로 출루했지만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인 장성호, 김태균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역전의 기회를 잃고 말았다. 3회 초 위기를 넘긴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이후 안정감 있는 투구로 돌아왔고 한화는 더는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사도스키는 경기 초반 자신의 변화구가 상대에 노림수에 걸려들자 빠른 공을 위주로 한 볼 배합으로 한화 타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사도스키는 140킬로 후반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지면서 힘으로 한화 타자들을 제압했다. 빠른 직구는 각도 큰 변화구를 더 위력적으로 만들어 주었고 2회 초 1실점 이후 더는 실점을 허락하지 않는 완벽투로 이어졌다. 강속구를 중심으로 한 파워피처의 모습 그대로였다. 강민호를 대신에 포수 마스크를 쓴 용덕한은 사도스키와 좋은 호흡을 보이면서 그의 호투를 도왔다.

 

사도스키가 위력적 투구를 이어가자 타선 역시 공격의 실마리를 찾고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1회 말 1득점 이후 막혀있던 롯데의 공격 흐름을 뚫어준 것은 홍성흔의 홈런이었다. 최근 찬바람이 불면서 장타력과 타격감이 동시에 살아난 홍성흔은 4회 말 1 : 1의 균형을 깨는 대형 홈런으로 4번 타자의 힘을 보여주었다. 정민혁의 가운데 몰린 변화구를 노린 호쾌한 배팅이 만든 결과였다.

 

다시 리드를 잡은 롯데는 5회 말 공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의 2점 홈런으로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다. 손목 부상으로 며칠간 휴식을 취한 강민호는 황재균의 2루타와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3루 득점 기회에서 용덕한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외야 플라이를 기대한 벤치의 선수교체였다.

 

한화는 유창식을 교체 투입하면서 실점을 막기 위한 나름의 승부수를 던졌다. 강민호는 유창식의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았고 한화의 투수 교체를 머쓰하게 만들었다. 강민호 개인적으로도 긴 휴식 후 나온 타석에서 타격감을 되살릴 수 있는 소중한 홈런이었다. 강민호의 2점 홈런으로 롯데는 4 : 1의 여유 있는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기세가 오른 롯데 타선은 6회 말 공격에서 2점을 더 추가하면서 일찌감치 승리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롯데는 홍성흔, 박종윤의 연속안타와 보내기 번트로 얻은 기회에서 한화 포수 박노민의 포일과 문규현의 내야 땅볼을 묶어 4 : 1의 리드를 6 : 1로 좀 더 벌릴 수 있었다. 사도스키가 호투하고 있었고 어제 비로 하루 휴식을 취한 불펜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리드였다.

 

이후 경기는 롯데의 승리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롯데는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의 완벽투를 선보인 사도스키에 이어 이명우, 정대현, 이승호, 김성배를 차례로 올리면서 무안타 무실점으로 한화의 타선을 막아냈다. 롯데는 최근 컨디션이 좋지 못한 투수를 점검하거나 휴식일일 길었던 투수들의 시험등판까지 하는 여유를 가지면서 완승을 이끌어내는 성과도 얻었다.

 

투타에서 술술 풀린 롯데와 달리 한화는 팀 4안타의 빈공과 더불어 경기 중반 불펜이 무너지면서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젊은 투수들을 연달아 기용하면서 그들의 패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부족한 경기 경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미래를 책임질 투수들에게 경기 경험을 부여했다는 것 외에 얻은 것이 없었다.

 

조금 일찍 전세가 기운 경기는 8회 말 롯데가 상대 포수의 실책과 황성용을 적시타로 롯데가 1점을 더 추가하면서 변화의 마지막 여지마저 사라지게 했다. 경기 중반 이후 한화 선수들을 전의를 상실한 모습이었고 의욕이 떨어져 보였다. 반면 2위 수성이라는 당면 과제를 가지고 있는 롯데 선수들은 하루 휴식일이 있었지만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이번 주 7연전의 첫 관문을 기분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

 

 

 

(대타 홈런으로 부상 떨쳐낸 강민호)

 

 

 

한화로서는 시즌 중반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인 유창식이 실망스러운 투구로 3실점 했다는 것이 패배 이상으로 아픈 부분이었다. 또한, 올 시즌 내내 깨지 못한 사직구장 롯데전 무승 기록을 유지한 채 롯데와의 대결을 마쳐야 하는 것도 큰 아쉬움이었다.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이후 다시 침체에 빠진 팀 분위기를  되살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제 롯데는 화요일 두산전을 사직에서 치른 후 광주와 대구를 오가는 5연전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한화전 완승을 7연전을 치르는 데 있어 큰 상승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강한 불펜에 타선까지 살아난 롯데는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최근 연패로 4강 진출의 희망을 접어야 할 위기에 빠진 KIA전은 심리적으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고 주말 삼성전 역시 상승세 속에서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로서는 월요일 분위기를 한 주 내내 이어가길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한화와의 4연전 3승 1패의 성공적인 결과물을 가지고 또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주 7연전에서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낼지 롯데로서는 월요일 완승으로 그 발걸음을 더 가볍게 한 것은 사실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