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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KIA의 수요일 경기는 8회를 지고 9회 단 한 이닝을 이긴 롯데의 3 : 1 승리였다. 롯데는 9회 초 2아웃 까지 홈 팀 KIA에 0 : 1 로 리드를 당했지만, 하위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극적인 역전을 할 수 있었다. 롯데는 이날 승리로 3, 4위 팀들과의 간격을 유지했고 한화에 연패를 당한 삼성을 3경기 차로 추격할 수 있었다. 반면 KIA는 믿었던 마무리 최향남이 무너지면서 다잡은 경기를 놓쳤고 연패를 끊지 못했다. 4강에 대한 희망도 더 멀어졌다.

 

2위를 지키려는 롯데와 아직 4강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는 KIA는 승리가 필요했다. 롯데는 전날 두산에 당한 완봉패의 후유증을 벗어나야 했고 추격하는 팀들과 경기 차를 유지해야 했다. 홈 팀 KIA는 최근 연패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했다.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의지와 함께 패배에 대한 부담도 큰 경기였다.

 

이런 분위기는 투수들보다 타자들에 더 나쁘게 작용했다. 시즌 후반기 타선의 부진이라는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 양 팀은 수요일 경기에서도 타선이 동반 부진하면서 득점력 빈곤 속에 경기를 치러야 했다. 경기를 이끈 주 흐름은 투수들의 호투였다. 롯데는 선발 고원준에 이은 불펜진의 호투가 KIA는 시즌 10승에 도전하는 베테랑 서재응의 호투가 팀을 이끌었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은 KIA가 앞서는 경기였다. 서재응은 후반기로 갈수록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었고 이에 맞선 롯데 고원준은 시즌 내내 부진하면서 2군을 들락날락하는 상황이었다. 고원준의 선발 등판은 구멍 난 선발진을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과 같았다. 롯데는 지난 시즌유지되었던 고원준의 KIA 킬러로서의 면모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해야 했다.

 

 

 

 

(공.수 활약으로 승리 주역된 황재균)

 

 

 

경기 초반 양 팀 선발투수들은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투수전 양상으로 이끌었다. 2군에서 긴 시간을 보낸 롯데 고원준은 한층 더 힘이 붙은 직구를 중심으로 과감한 승부로 초반 분위기를 잘 이끌었다. KIA 서재응은 특기인 정교한 제구력이 다소 흔들리면서 수차례 주자들을 출루시켰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막아냈다.

 

롯데는 고원준이 호투하던 경기 초반 득점 기회를 살리고 못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2회 초와 4회 초 롯데는 1사 후 2명의 주자가 출루하면서 1, 2루의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선취점을 얻지 못했다. 득점 기회가 하위타선에 걸린 것이 문제였다. 황재균과 김문호는 두 번의 득점기회에서 모두 범타에 그쳤고 흔들리던 서재응의 무실점 호투를 도와주고 말았다. 

 

롯데의 공격이 성과를 얻지 못하는 사이 KIA가 먼저 선취점을 얻었다. KIA는 4회 말 김선빈이 안타와 이어진 도루로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공격했다. KIA는 3번 안치홍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면서 선취점에 대한 의미를 크게 부여했다. 이전까지 호투하던 고원준은 주자가 출루한 이후 제구가 높게 형성되고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실점에 대한 부담이 문제였다.

 

1사 3루에서 고원준은 나지완에 펜스를 직접 맞는 2루타를 허용했고 KIA는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공격에서 실점 후 난조 기미를 보이는 고원준을 상대로 득점 기회를 계속 이어갔다. 추가점이 나왔다면 경기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상훈의 내야안타 때 나지완이 오버런하며 3루에서 아웃당하면서 더는 공격 기회를 이어가지 못했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주형 타석에 만루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KIA였지만 세밀하지 못한 플레이가 발목을 잡고 말았다.

 

KIA는 이어진 5회 말 공격에서 김주형, 이용규의 징검다리 안타로 1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다시 잡았다. 4회 말 공격의 아쉬움을 떨쳐낼 기회였다. 롯데 타선이 서재응에 꽁꽁 묶인 상황에서 추가점은 KIA의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롯데는 불펜 에이스 정대현을 투입하는 강수로  실점을 막고 KIA 타선의 상승세를 끊었다.

 

정대현은 다소 이른 등판이었지만 김선빈, 안치홍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가볍게 이닝을 마감했다. 5회 말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한 KIA는 롯데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면서 더는 득점하지 못했다. 롯데는 뒤지고 있었지만 1점차는 언제든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불펜의 조기 투입을 결정했고 정대현, 강영식, 최대성이 이어 던진 불펜은 무실점 투구를 하면서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렇게 불펜은 철벽이었지만 롯데의 공격은 답답함 그 자체였다. 롯데는 서재응의 노련한 볼 배합에 고전했고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월요일 대승 이후 커진 스윙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서재응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지 못했다. 서재응은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면서 9월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수년간 하지 못한 롯데전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롯데의 공격이 되살아난 것은 서재응이 물러나고 KIA가 불펜을 가동한 이후였다. KIA는 아직 투구 수의 여유가 있는 서재응을 내리고 8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8회 초 수비에서 KIA는 홍성민, 진해수를 차례로 올려 롯데의 공격을 깔끔하게 막았다. 한번 떨어진 롯데의 타격감은 여전히 좋지 못했고 KIA의 투구 운영도 잘 맞아떨어졌다. KIA의 1 : 0 리드가 그대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4회 말 KIA의 득점 이후 투수전으로 잔잔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KIA의 팀 완봉승으로 끝날 것 처럼 보였다. 롯데는 전날 두산전 완봉패에 이어 연속 경기 완봉패를 당할 위기였다. 불펜의 조기 투입 승부수도 무위에 그칠 수 있었고 경기를 리드하고 있는 SK, 두산의 추격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9회 초 롯데는 높은 집중력으로 무득점의 행진을 끊었고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남은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 위해 노련한 최향남을 마무리 투수로 투입했지만,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았다. 최향남은 구위가 제구 모든 면에서 이전과 달리 좋지 못했다. 롯데 타자들은 이전 타석과 달리 스윙 폭을 줄이고 짧게 끊 어치면서 안타를 만들어냈다.

 

1사 후 강민호가 긴 승부 끝에 안타로 출루하자 최향남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종윤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 보였지만 최향남은 조성환에 안타를 허용하면서 역전 주자까지 출루시키는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리면서 유인구를 잘 골라냈고 우전 적시타를 쳐냈고 롯데는 극적인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경기 내내 좋은 수비를 선보였던 황재균이었다. 하지만 이전 두 번의 타석에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공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황재균은 세 번째 돌아온 득점 기회에서 이전 두 번의 실패를 확실하게 만회했다. 황재균의 안타로 기세가 오른 롯데는 경기 후반 대 수비로 경기에 투입된 황성용이 2타점 적시타를 연이어 때려내면서 경기 흐름을 순식간에 돌려놓았다.

 

KIA는 최향남은 내리고 한승혁을 마운드에 올려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뒤 늦은 투수교체였다. 무실점 호투한 서재응의 승리는 물론이고 팀의 4강 희망마저 더 희미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롯데는 9회 말 수비에서 마무리 김사율을 올려 경기를 마무리하려 했다. 허탈감에 빠진 KIA가 쉽게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대 수비 요원에서 해결사로 2타점 결승타의 주인공 황성용)

 

 

하지만 KIA는 포기하지 않았다. 9회 말 대타 최훈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마지막 불씨를 살려낼 수 있었다. 차일목의 병살타로 무산될 것 같았던 KIA의 반격은 이후 박기남, 김상훈의 연속 안타로 경기장을 뜨겁게 했다. 시즌 33세이브에 도전한 김사율은 이전 등판과 달리 어깨에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면서 공이 높게 제구되는 모습이었다. 2사였지만 1, 2루에서 상대한 김주형은 장타력이 있는 타자였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김사율의 공이 계속 높다면 장타가 나올 수 있는 위기였다.

 

이 상황에서 김사율은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사용하면서 김주형을 삼진 처리했고 가까스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KIA의 마지막 희망도 사라지고 말았다. 롯데는 불펜 총력적이 성공하면서 전날 완봉패의 후유증을 씻어냈고 다시 상승세를 탈 계기를 마련했다. 5회 말 강판당했지만 2군에서 올라온 고원준이 이전보다 좋아진 모습으로 가능성을 보인 것도 큰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발휘하면서 역전승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반면 KIA는 고질적인 불펜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쓰라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수요일 패배로 KIA의 4강행 희망은 더 멀어졌다. 초반 1득점 이후 추가득점을 하지 못한 타석 역시 패배의 큰 원인을 제공해주었다. KIA로서는 전체적으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급해진 상황이다.

 

9회 공격과 수비에서 상황이 극적으로 뒤바뀐 양 팀은 이번 주 2경기는 더 남겨두고 있다. 롯데는 목요일 송승준을 내세워 2위 수성에 박차를 가하려 할 것이고 KIA는 에이스 윤석민에 연패 탈출의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비 예보가 변수가 될 수 있지만, 내친김에 1위 자리까지 노리는 롯데와 4강에서 멀어진 KIA의 팀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KIA가 에이스를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을지 롯데가 KIA전 강세를 그대로 이어갈지 승부는 두 선발 투수의 투구 내용과 초반 분위기에서 그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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