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김시진 감독 전격 경질로 뒤숭숭한 프로야구 막판 레이스, 그 와중에도 순위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세 팀의 뭉쳐있는 2위 싸움의 향방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롯데가 3위 SK에 1.5게임 차로 앞서있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롯데는 지난주 KIA와의 더블헤더에서 큰 데미지를 입었고 내심 기대하던 1위 추격의 가능성을 상실했다. 2위 수성이 더 급해졌다.
이에 비해 최근 SK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을이 되면 강해지는 그들만의 가을 본능이 되살아난 것이다. 지난주 SK 역시 KIA의 고춧가루에 한 차례 아픔이 있었지만 팀 분위기만 놓고 본다면 롯데보다 앞서있다. 이 두 팀을 추격하고 있는 두산 역시 최근의 부진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리그 최강 수준으로 변모한 막강 선발진을 앞세워 반전을 이룰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시 혼전으로 접어든 2위 싸움과정에서 롯데와 SK가 제대로 만났다. 롯데와 SK는 이번 주 사직에서 열리는 2연전에서 상대를 넘고 2위로 가는 길을 열어야 한다. 롯데는 SK의 추격을 뿌리쳐야 하고 SK는 상승세를 이어 2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해마다 SK에 약점을 보이던 롯데였지만 올 시즌 상대 전적은 9승 6패로 앞서 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 팀 분위기는 SK가 더 좋았다. 홈 팀 롯데가 우세를 장담할 수 없다.
선발 투수 대결에서도 롯데는 첫 경기에 고원준을 선발로 예정했다. 2연전에 유먼, 송승준을 모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을 선택했다. 지난주 목요일 더블헤더에 나란히 투입된 두 투수는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 구위나 제구력 모두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했지만 하루 더 휴식을 주면서 앞으로 승부에 대비하는 것을 선택했다. 고원준이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온 첫 등판에서 비교적 좋은 내용을 보였다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는 실질적인 에이스 송은범은 화요일 선발 예고했다. 부상 복귀 후 순항하던 송은범은 최근 부진했다. 이닝 소화 능력이 크게 떨어졌고 구위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넥센전에서 6.2이닝 1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 선발진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송은범의 선발 등판 경기는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송은범을 첫 경기에 등판시킨다는 것은 승리에 대한 SK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런 선발 투수 매치업과 함께 양 팀 불펜 대결도 흥미롭다. 롯데의 이른바 양 떼 불펜과 박희수, 정우람 투 톱이 주축을 이룬 SK 불펜의 대결은 승부를 가를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롯데는 시즌 내내 강력한 불펜을 바탕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SK는 양적으로 롯데에 뒤지지만, 박희수, 정우람 두 불펜 에이스의 선전과 노련한 선수들을 조화시키면서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있었다.
이번 대결에서도 양 팀은 불펜을 모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비로 3일간 휴식을 가졌다는 것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잔여 경기의 부담이 늘었지만, 가용 불펜을 맞대결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기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고 있는 정대현이 경기를 치를 수록 본래 구위를 되찾고 있고 투구 수도 크게 늘렸다. 승기를 잡는다면 두 경기 모두 등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대현의 가세로 과부하에서 벗어난 기존 불펜진들도 양적인 면에서 SK를 앞서고 있다. 시즌 내내 필승 불펜으로 활약한 이명우, 김성배에 최근 구위를 회복한 강영식, 한결 업그레이드된 경기운영능력을 보이는 강속구 최대성, 노련한 이승호까지 롯데 불펜은 다양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진명호, 이정민은 롱 릴리프 내지 스팟 선발로 활약할 수 있다.
다만 마무리 김사율이 최근 경기에서 부진했다는 것이 롯데에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주 더블헤더 2차전에서 나온 블론세이브는 롯데에 치명적이었다. 휴식 기간 김사율의 컨디션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 또한 친정팀 SK를 상대로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던 불펜의 핵 정대현이 또 다른 만남에서 어떤 내용을 보일지도 큰 관심사다.
이런 롯데와 비해 SK는 박희수, 정우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들을 제외한 여타 불펜 투수들의 대 롯데전 내용이 좋지 못하다는 점도 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부담은 크지만 두 투수들은 롯데전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팀 간 상대전적에서 앞서는 롯데지만 두 좌완 불펜에 대한 공략해법은 아직 찾지 못한 올 시즌이다. 리드를 당한 상황에서 나올 박희수, 정우람이 롯데는 큰 벽이 될 수 있다.
롯데로서는 초반 리드가 꼭 필요하다. 5회까지만 리드를 잡는다면 가용한 불펜에서 우세를 보이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SK는 이 두 투수까지 오는 과정을 누가 해줄 것인지가 중요하다. 노련한 최영필, 이재영과 불펜의 새로운 얼굴로 떠오른 박정배중 한 명은 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
이런 마운드 대결과 함께 타격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경기만 놓고 본다면 장타력에서 앞선 SK의 우세가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SK 타자들은 롯데 투수들에 강점이 있었다. 올 시즌 역시 SK 주력 선수들의 롯데전에 좋은 모습이었다. 특히 조인성은 4할대 타율에 홈런 3개, 9타점으로 가장 강한 모습이다. 팀의 주축인 최정 역시 홈런 4개 10타점으로 롯데 투수들에 주의할 대상이다.
이에 맞서는 롯데 타자들 역시 SK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손아섭은 4할대 타율과 10타점으로 강점이 있다. 강민호 역시 홈런 3개 15타점으로 SK전에 좋은 타격을 했다. 이 외에도 홍성흔, 김주찬 등 주력 타자들의 SK전 성적은 시즌 성적을 크게 웃돌고 있다. 롯데가 SK와의 전적에서 앞설 수 있는 것도 타선이 SK 마운드를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적은 이제 큰 의미가 없어졌다. 롯데와 SK의 남은 4경기는 포스트 시즌과 같은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큰 긴장감 속에 경기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전 경기양상과 다른 내용으로 경기가 펼쳐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분위기가 좋은 SK의 기세를 롯데가 어떻게 막아낼지 SK가 롯데의 지키는 야구를 깰 수 있을지가 양 팀 승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단 롯데는 1승 1패로 지금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에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고원준을 화요일 등판시킨 것도 무리하게 연승을 노리기보다는 주력 선발들에 휴식을 주면서 앞으로 이어질 연전에도 대비하는 길을 선택했다. 반면 SK는 지금의 상승세를 롯데전에서 이어가길 바랄 것이다. 아직은 추격하는 입장인 그들로서는 롯데가 주춤하는 사이 변화를 가져오길 바랄 것이다. 비로 롯데가 한숨 돌릴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아쉬울 수 있는 SK다.
지난해 두 팀은 2위 자리를 놓고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결국, 그 대결을 승자는 롯데였다. 올 시즌 양 팀은 또다시 2위 자리를 놓고 대결을 하고 있다. 지난해의 제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4위 두산 역시 호시탐탐 2위 자리를 엿보고 있다. 맞대결에서 연패한 팀은 2위 자리를 물론이고 두산의 추격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의 중요성이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한국시리즈를 목표로 한다면 2위 이상의 성적은 필수적이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위 자리에 온 힘을 다할 롯데와 SK의 대결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주 맞대결에서 어느 팀이 2위로 가는 첫 관문을 잘 열 수 있을지 총력전으로 맞설 양 팀의 대결 결과가 궁금해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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