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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후반기 한화의 선전이 후반기 또 다른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남은 경기 수를 고려하면 최하위를 면하기 어렵지만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 이후 한화는 다른 팀이 되었다. 어느때 보다 끈기 있고 집중력 높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 결과 한화는 후반기 상위팀들의 순위 싸움에서 중요한 변수, 즉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확실히 하고 있다.

 

차기 감독 선임과 에이스 류현진의 거취 문제 등이 매스컴에 연일 보도되면서 팀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올 시즌 유종의 거두려는 선수들의 의지는 매 경기 상대 팀을 괴롭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다음 시즌에 대비한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격에서 항상 부족함이 느껴지던 1번 타자에 오선진이라는 확실한 선수가 발굴되었고 투수진은 김혁민이라는 붙박이 선발 요원을 얻었다.

 

이 외에도 가능성이 폭발하기를 기대했던 젊은 선수들의 경기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억의 계약금을 받았지만, 미완의 대기로 남아있던 유창식이 점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고 불펜에는 안승민이 마무리 투수로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오선진, 김혁민 외에 다음 시즌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런 한화에 외국인 투수 바티스타는 절망의 상징에서 또 다른 희망이 되고 있는 선수라 할 수 있다. 시즌 초반 특급 마무리로 기대를 모았다가 제구력 난조에 따른 부진으로 퇴출 위기까지 몰렸던 바티스타였다. 바티스타의 부진은 가뜩이나 허약한 한화 불펜을 사실상 붕괴시켰고 지키는 야구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는 팀 전체의 침체를 더 가속화시켰다.

 

한 때 흑판 왕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던 한화의 주력 선수가 무거운 짐이 된 것이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들도 부진을 면치 못하자 한화는 외국인 선수 한 명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 것을 선언했다. 시즌을 접는 것과 같은 결정이었다. 이 와중에도 바티스타는 대안 부재라는 현실적 이유와 작은 가능성 때문에 잔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활용방안이 마땅치 않았다.

 

 

 

 

 

 

 

한화는 후반기 바티스타를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은 그의 선발투수로서의 역량을 기대하기보다는 부진에 빠진 그의 구위 회복을 도모하고 구멍난 선발진을 메우려는 일종의 궁여지책과 같은 조치였다. 한국에 오기 전부터 불펜 투수로 대부분 활약했던 바티스타의 선발 전환에 대해 성공을 확신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바티스타는 선발 전환 이후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자신도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에 놀랄 정도였다.

 

선발 투수 전환에 따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이닝 소화 능력과 투구 수에 있어서도 수준급이었다. 투구 수 100개에 이르러도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고 제구도 한결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이제 선발투수 바티스타에 대해 어색해하거나 가능성에 대해 논한 단계를 넘어선 느낌이다. 바티스타는 한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했고 불안했던 제 계약도 긍정적이 분위기로 바꿔놓았다.

 

9월 들어 바티스타는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위력적 투구를 선보였다. 경기 중 입은 부상에서 복귀 후 첫 등판인 9월 11일 삼성전에서 바티스타는 5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지만 삼진 7개를 잡는 위력적 구위를 보이면서 선두 삼성 타선을 힘으로 제압했다. 흔들리는 제구로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후 9월 16일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바티스타는 6.2이닝 무실점 투구로 시즌 4승에 성공했다. 피안타는 4개에 불과했고 탈 삼진은 무려 13개를 기록하면서 위력적인 구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항상 문제가 되던 제구도 3개로 줄이면서 안정적인 선발 투수 그 자체였다. 넥센 타선은 바티스타의 힘에 눌리면서 무기력한 공격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바티스타는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투구 내용으로 시즌 후반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올 시즌 후 팀의 전반적인 개편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수 있는 한화지만 바티스타는 9월에도 계속되는 호투 행진으로 변화의 바람을 피할 가능성을 높였다. 한화와 제 계약이 안되더라도 그를 영입할 팀이 나올 수 있는 시즌 후반기 모습이다.

 

물론 보완해야 할 부분은 존재한다. 우선 아직 들쑥날쑥한 제구력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바티스타는 긴 이닝을 소화할 스테미너와 내구성 대해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두 자리 수 승수를 올리기 위해선 더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워피처로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하는 탈삼진 능력을 돋보였지만, 볼넷을 줄이는 노력이 더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여기에 느린 투구폼에 따른 상대 기동력에 대한 대처 능력 향상이 필요하다. 바티스타는 16일 넥센전에서 도루 4개를 허용하면서 빠른 주자에 대한 약점을 드러냈다. 워낙 강력한 구위 탓에 실점을 막긴 했지만, 저 득점 경기에서 또는 한 점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도 안정감을 보일 수 있을지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실제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나오면서 바티스타는 상대 팀의 적극적인 주로 플레이에 흔들리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 좀 더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이점에 대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후반기 바티스타의 투구는 몇 가지 문제점에 불구하고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아직 선발수업을 더 받아야 하는 투수임을 고려하면 동계 훈련기간 충실한 훈련이 이루어지고 부상만 피한다면 선발 투수로서 한화의 확신한 전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시즌 에이스 류현진의 거취가 아직 불투명하고 젊은 선발진들이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한화로서는 바티스타가 후반기 투구를 재현하길 기대해야 한다.

 

남은 시즌 1~2차례 더 선발 등판이 예상되는 바티스타는 그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더 단단히 하고 싶을 것이다. 이는 내년 시즌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더 하고자 한다면 좋은 투구는 더 필수적이다. 한화 추락의 중요한 원인이었던 바티스타가 내년 시즌 한화 부활의 희망으로 다시 자리할 수 있을지 후반기 그의 투구내용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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