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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한화의 목요일 경기는 류현진으로 시작해서 류현진으로 끝났다고 해도 될 정도의 경기였다. 그만큼 류현진의 투구는 압도적이었고 내용도 훌륭했다. 류현진은 132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위력 있는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승리 투수가 된 것 이상으로 자신을 보러온 수 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과시했다.

 

한화는 8이닝 6피안타 탈삼진 9개를 기록한 류현진의 선발 역투와 김태균의 1회 초 선제 솔로홈런에 이은 2회말 추가 1득점을 묶어 2 : 0 팀 완봉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한화는 최근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고 롯데는 류현진의 괴력에 밀리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롯데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선발 이용훈을 조기에 내리고 불펜 투입으로 추가 실점은 막았지만, 실점을 극복할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 부터 선발 투수의 무게감에 큰 차이가 있었다. 한화 선발 류현진은 최근 부진을 완전히 떨쳐내고 괴물 투수의 위용을 되찾은 상황 이었다. 팀은 비록 최하위에 쳐져 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개인적인 목표가 가시화되면서 다시 동기부여가 되어 있었다. 여기에 이대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팀 전체가 최근 경기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었다. 시즌 내내 제대로 받지 못했던 동료 선수들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류현진에 맞설 롯데 선발 이용훈은 최근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었다. 잦은 부상으로 등판을 거르기 일쑤였고 오랜 휴식에도 좋았던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용훈으로서는 떨어진 컨디션을 회복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경기였지만 상대 선발투수가 너무 강했다. 실점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고 이는 투구에 악영향을 주었다.

 

 

 

(에이스의 위력투 뽐낸 류현진)

 

 

 

이용훈의 1회 말 수비에서 김태균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자신 있게 던진 몸쪽 직구였지만 김태균의 스윙이 너무 완벽했다. 문제는 2회 말 수비였다, 이용훈은 회복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한화 하위 타선에도 힘겨운 투구를 했다. 1사 후 김경언에 안타를 허용한 이용훈은 이후 한상훈에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1사 1, 3루에 타석에 들어선 신경현은 흔들리는 이용훈으로부터 1타점 적시타를 쳐냈고 한화는 2 : 0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하위 타선에 빼앗긴 추가 실점이라는 점은 롯데를 더 아프게 했다. 류현진이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상황에서 부담일 될 수 있는 실점이었기 때문이었다. 더는 실점하면 안 되는 상황, 롯데는 이용훈을 조기 강판시키고 진명호를 올리면서 불펜운영으로 승부를 걸었다.

 

괴물모드로 돌아온 류현진을 상대하는 롯데였지만 2위 싸움을 하는 와중에 이대로 경기를 내줄 수 없었다. 2번 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진명호는 제구가 흔들렸지만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추가 실점을 막고 추격의 불씨를 살려주었다. 초반 2득점으로 기세를 올린 한화였고 계속된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진명호의 승부구에 타자들이 대응하지 못하면서 추가 득점을 할 수 없었다.

 

경기후반은 류현진 대 롯데 불펜의 투수전이었다. 롯데는 진명호에 이어 이명우, 정대현, 강영식으로 이어지는 주력 불펜을 가동하면서 승리의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한 한화는 류현진의 호투에 기대를 걸어야 했다.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경기에 나선 류현진은 롯데의 물량공세를 홀로 막아내면서 무실점 투구를 계속 이어갔다.

 

롯데도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류현진의 제구가 잠시 흔들린 2회와 3회 초 롯데는 만루와 1, 2루의 득점 기회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없없다. 류현진은 어려운 상황에서 과감한 승부로 이를 정면 돌파했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위력적이었고 무엇보다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는 롯데 타자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롯데는 좌완 선발 대비한 라인업을 구성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롯데로서는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포수 강민호와 선발 제외된 김주찬의 공백이 너무나 컸다. 공격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준서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고 손용석 2루, 조성환 1루의 변화를 주었지만 류현진 공략에 큰 효과가 없없다. 김주찬과 같이 루상에서 한화 배터리를 흔들 선수도 없었고 흐름을 바꿀 장타도 나오지 않았다. 류현진은 그만큼 완벽한 투구를 했다. 특히 류현진은 위기 상황에서 더 집중하는 투구를 하면서 에이스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한화의 공격도 롯데 불펜이 막히면서 경기는 한화의 박빙 리드가 계속 이어졌다. 한화는 추가점이 필요했지만, 류현진의 부담을 덜어줄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류현진의 투구 수는 100개를 훌쩍 넘긴 상황이었다. 평소같다면 불펜 가동이 필요했지만 류현진을 대신할 투수가 없었다. 류현진 역시 자신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책임감은 그의 후반 역투를 이끌었다.

 

경기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8회 초 롯데 공격이었다. 롯데는 투구 수 100개를 넘기면서 힘이 떨어진 류현진을 상대로 사실상 마지막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1사 후 손아섭의 내야안타와 조성환의 중전 안타로 1, 3루의 득점 기회를 잡은 롯데는 동점 이상의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은 투구 수에 류현진 역시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사 1루에서는 홍성흔을 2사 1, 3루에서는 황재균을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넘기면서 에이스의 역할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불펜을 총 가동하면서 역전을 노렸던 롯데는 8회 초 기회를 놓치면서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화는 류현진이 만들어준 승리 분위기를 9회 초 안승민의 세이브로 지켜내면서 전날 두산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찌릿한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연일 위력투를 보여주고 있는 정대현)

 

 

완벽투를 펼친 류현진은 시즌 7승에 성공하면서 시즌 10승의 꿈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되었고 탈삼진 부분에서도 사실상 1위를 굳힐 수 있었다. 한화 역시 이틀 연속 접전의 경기에 승리하면서 후반기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

 

반면 롯데는 류현진을 앞세운 한화의 고춧가루를 피하지 못했고 주말 3연전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게 되었다. 이용훈이 선발 투수로 믿음을 주지 못했고 주전들의 부상이 겹치면서 타선의 힘은 더 빠진 모습을 보였다. 정대현을 비롯한 불펜진의 호투는 긍정적이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타선의 아쉬움은 여전했다. 팀 완봉패의 후유증은 타선의 부진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롯데로서는 금요일 경기 등판하는 송승준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8월 들어 0점대 방어율로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은 송승준은 팀 연패를 막아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3위 SK의 동반 패배로 한숨 돌렸지만 리그 후반기 연패는 큰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선발 투수가 롯데전에 강한 김혁민이라는 점도 송승준의 호투를 더 필요로 하고 있다.

 

류현진의 완벽투에 주춤한 롯데가 남은 홈 3연전에서 한화에 우위를 다시 확인하면서 2위를 계속 지켜낼지 한화가 목요일 승리를 발판으로 롯데에 치명타를 가할지 대전에서 부산으로 자리를 옮긴 양 팀 간 시즌 마지막 3연전이 향방이 궁금해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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