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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9월의 첫 주중 경기, 롯데와 KIA는 승리를 위한 강한 의지로 맞섰다. 롯데는 2위 자리를 굳건하게 해야 했고 KIA는 4위 추격을 위한 승리가 필요했다. 절박함으로만 본다면 KIA가 더한 경기였다. KIA는 롯데전부터 7연전을 쉼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5할 승률의 복귀는 물론이고 포스트 시즌 진출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경기는 7회 말 만루 득점기회에서 나온 손아섭의 3타점 역전 2루타를 앞세운 롯데의 4 : 2 승리였다. 롯데는 경기 초반 선발투수 대결에 밀리면서 끌려가는 경기를 했지만, KIA의 불펜이 가동된 7회 말 득점 기회를 살리면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심판의 오심에 의한 내야안타가 행운으로 작용했다. KIA 불펜은 더 흔들렸고 롯데는 그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다.

 

경기는 강속구를 앞세운 선발투수의 대결로 시작되었다. 롯데는 지난주 SK전에서 9년 만의 선발승을 기록하면서 놀라운 호투를 보여준 이정민이 KIA는 후반기 KIA 선발진의 한 축인 소사가 선발로 나섰다. 두 선수 모두 빠른 직구를 중심으로 한 투수들이었다. 예상대로 두 투수는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타자들과 상대했다.

 

초반 이정민의 난조는 경기 주도권을 KIA가 가질 수 있게 했다. 이정민은 지난 SK전과 달리 공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장점인 빠른 직구는 높거나 스트라이크 존과 거리가 있었다. 투구 수가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볼넷에 의한 주자 출루가 이어졌다.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던진 가운데 몰린 직구는 KIA 타자들의 노림수를 피하지 못했다.

 

 

 

(부진 날린 3타점 2루타, 손아섭)

 

 

 

1회 초 이정민은 2사 이후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KIA는 2사 1, 2루에서 안치홍의 2루타로 선취점을 얻을 수 있었다. 2회 초 공격에서도 KIA는 선두타자 박기남의 안타 출루와 보내기 번트, 9번 이준호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롯데 배터리는 폭투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했고 이것이 실점과 연결되었다. 더 많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에 아쉼움이 있었지만, 선발 소사의 투구 내용을 고려하면 경기 흐름을 주도하기에 충분했다.

 

KIA 선발 소사는 타선의 초반 득점 지원에 힘을 얻었고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최근 경기에서 타선의 지원 부재와 기복 심한 투구로 승수 쌓기를 하지못했던 소사는 충분한 휴식을 가진 등판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롯데전 강세를 다시 재현했다. 지난 주말 회복 기미를 보였던 롯데 타선이었지만 150킬로 후반에 이르는 소사의 강속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롯데로서는 2회 말 소사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잡은 1사 1, 3루 득점 기회를 놓친 것이 큰 아쉬움이었다. 

 

초반 난조를 극복하고 이정민이 컨디션을 회복한 틈을 타 롯데는 전준우의 홈런으로 경기를 접전으로 이끌 수 있었다.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치면서 긴 타격 부진에서 벗어났던 전준우는 소사의 빠른 직구를 노려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쳐냈다. 간결한 스윙과 노림수가 조화를 이룬 홈런이었다. 

 

하지만 롯데의 공격은 이후 침묵에 빠졌다. 소사의 강속구와 변화구에 더는 득점을 할 수 없었다. 한 점 차는 크지 않았지만, 그 한 점을 얻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졌다. KIA의 추가점이 나왔다면 더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의 불펜이 위력을 발휘했고 추격의 여지를 남겨둘 수 있었다. 

 

롯데는 5회 초 1사 이후 불펜을 조기 가동했고 실점을 막았다. 그 무실점 불펜의 중심에는 정대현이 있었다. 정대현은 5회 초 2사부터 7회 초 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는 호투로 롯데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8타자를 상대하면서 탈삼진 5개를 기록할 정도로 정대현의 공은 위력적이었다. 선발 이정민을 상대로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던 KIA 타선은 정대현의 변화 심한 구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롯데는 정대현의 무실점 투구를 발판으로 7회 말 결정적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 배경에는 뜻하지 않았던 행운이 있었다. KIA는 투구 수 100개를 넘긴 소사를 내리고 불펜을 가동했다. 좌완 진해수가 대타로 나온 손용석을 범타로 처리하고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손영민이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아낼 때 까지만 해도 KIA의 불펜 운영은 순조로웠다.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가던 KIA였지만 2사 후 박준서의 2루 강습 타구가 내야 안타가 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박준서의 타구에 2루수 안치홍은 공을 잠시 더듬었지만 재빠른 송구로 이닝을 끝내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루심의 판정은 세이프였다. 간발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그 차이가 상당했다. KIA에 다소 억울한 장면이었지만 이닝을 종료하기 위하 아웃카운트는 단 한개였다. 그것이 큰 변수가 될거라고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다.

 

1루에 주자가 출루했지만 2사 상황에서 비교적 좋은 공을 던지는 손영민이라면 쉽게 순간을 넘길 것 같았다. 여기서 나온 전준우의 우중간 안타는 손영민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놓았다. 실점에 대한 부담이 현실이 되자 손영민의 제구가 흔들린 것이다. 손영민은 김주찬마저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손영민이 좌타자 손아섭을 상대하긴 힘들어 보였다.

 

한 타자만 잡아내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상황, KIA의 선택은 신예 박지훈이었다. 빠른 공을 던지는 박지훈의 공이라면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손아섭과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박지훈과 대결하기 전 타석에서 이미 삼진 2개를 당한 손아섭의 빠른 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볼 카운트도 투수에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KIA 배터리의 선택은 떨어지는 변화구였다.

 

문제는 이 변화구가 확실히 떨어지지 못한 것이었다. 손아섭은 다소 중심이 흔들렸지만, 변화구를 좌중간 안타로 만들었고 그 사이 3명의 주자가 홈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2사 이후 주자들의 스타트가 빨랐고 김주찬이 1루에 있었다는 것이 롯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KIA는 승부구 선택이 실패하면서 한 번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소사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이었다.

 

KIA도 8회 초 반격의 기회가 있었다. 롯데는 정대현에 이어 이명우, 최대성을 등판시켰지만, 이들의 투구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명우는 대타 차일목에 안타를 허용한 이후 최대성에 마운드를 넘겼다. 박빙의 승부에 등파한 최대성은 첫 상대인 나지완을 몸 맞는 공으로 내보면서 무사 1, 2루의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다음 타자가 전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했던 안치홍임을 고려하면 롯데에게 큰 위기였다.

 

여기서 나온 KIA의 어정쩡한 공격은 흔들리던 최대성을 살려주었고 KIA의 재 역전 희망도 날려버렸다. 안치홍은 보내기 번트로 강공도 아닌 타격을 한 끝에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나고 말았다. 이후 나온 조영훈의 잘 맞은 타구마저 1루수 직선타로 잡히는 불운이 겹치면서 KIA의 천금의 득점 기회는 너무나도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관록의 위력투 재현한 정대현)

 

 

 

KIA는 9회 초 공격에서도 1사 후 주자가 출루하면서 마지막 희망을 살려보려 했지만, 또다시 병살타가 나오면서 더는 공격을 이어가지 못하고 경기를 내줘야 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시즌 30세이브에 성공했고 중간 투수로 호투한 정대현은 시즌 2승을 수확할 수 있었다. 롯데는 화요일 경기 승리로 3위와의 승차를 더 벌릴 수 있었고 이번 주 경기 운영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반면 KIA는 초반 선발 투수의 호투로 얻은 승리 기회를 불펜의 난조와 타선의 후반 집중력 부재로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7회 말 3실점 과정에서 심판 판정의 불운도 있었지만, 롯데 정대현과 같은 위기를 끊어줄 확실한 불펜이 없다는 점이 끝내 발목을 잡고 말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벤치의 의도가 작전이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 불협화임까지 나오면서 승리에서 멀어졌다. KIA는 롯데전 승리로 7연전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었지만 역전패로 남은 일정에 더 큰 부담을 가지게 되었다.

 

롯데는 밀리는 흐름의 경기를 잡아내면서 하루 휴식 후 맞이할 한화와의 4연전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부진했던 전준우가 완연한 타격 회복세를 보였고 손아섭도 3타점 적시 2루타로 타격감을 되 찾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경기 중 부상으로 교체된 강민호의 부상 정도가 변수지만 기분 좋은 승리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였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희비가 크게 엇갈린 양 팀이지만 앞으로 맞 대결을 6경기나 남겨두고 있다. 두 팀 간 대결의 결과는 막판 순위싸움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정도라 할 수 있다. 롯데는 수 년간 이어진 KIA전 강세를 그대로 이어 2위를 굳히는 발판으로 삼으려 할 것이고 KIA는 그 대결을 통해 마지막 희망을 살려내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은 2위를 노리는 롯데가 앞서 가고 있지만 이번 주가 지나면 어떤 상황에서 두 팀이 만날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첫 대결에서 롯데는 2위로 가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고 KIA는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길이 더 험난해졌다는 점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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