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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시즌 막판 이어지던 연패를 끊었다. 롯데는 일요일 LG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팽팽한 투수전 끝에 3 : 1로 승리하면서 이번 주 유일한 승리를 거두었고 7연패의 사슬도 함께 끊을 수 있었다. 하지만 2위 SK가 주말 두산전에 연승하면서 롯데의 2위 희망을 더 멀어졌다. 연패 탈출은 반가웠지만 그 기쁨을 마음껏 즐길 수 없는 롯데였다.

 

계속된 연패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분위기가 침체한 롯데는 연패 탈출의 승리가 절실했다. 전날 삼성에 완패당했던 롯데는 최근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고원준에 기대를 걸어야 했다. 최근 경기에서 타선의 부진뿐만 아니라 선발과 불펜진의 난조, 수비 불안까지 겹친 롯데로서는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을 잘 이끌어줘야 승리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

 

시즌 막판 점점 투구내용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선발로 나선 고원준에 부담이 큰 경기였다. 하지만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면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이에 맞선 LG의 선발 신재웅 역시 이에 못지않은 호투로 경기는 투수전으로 초반 분위기가 이어졌다. 두 젊은 투수들은 빠른 공은 아니었다. 고원준은 공 끝이 힘을 가진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신재웅은 좌우 코너를 찌르는 제구력으로 실점을 막았다. 

 

양 팀은 3회 만루 기회를 서로 무산시키면서 아쉬움을 공유했다. 3회 초 LG는 9번 김영관의 볼넷과 오지환, 이대형의 연속 안타로 얻은 만루 기회에서 이진영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이진영의 타구는 잘 맞았지만 3루수 황재균의 정면으로 향했고 롯데는 황재균의 침착한 수비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롯데, 일주일을 기다려 맛본 승리의 기쁨)

 

 

 

이어진 3회 말 공격에서 롯데는 선두 문규현의 볼넷과 1사 후 김주찬의 안타, 2사 후 홍성흔의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했다. 롯데 타자들은 이전 경기와 달리 투수와의 대결에 신중한 모습이었고 끈질긴 면모를 보였다. 1스트라이크 이후 공격하는 등 전략적인 타격을 했다. 이를 통해 상대 선발의 투구 수를 늘리고 득점 기회를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득점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이런 롯데와 달리 LG는 보다 더 적극적인 타격으로 롯데 선발 고원준을 공략했다. LG는 1번에서 6번까지 좌타자들을 배치하면서 고원준을 압박했고 타자들은 자신감 있는 스윙을 했지만, 롯데와 마찬가지로 득점권에서 결정력이 부족했다. 초반 위기를 넘긴 선발 투수들은 더욱 더 자신감을 가지고 투구할 수 있었다.

 

무득점의 경기는 4회 1점씩을 주고받으면서 변화가 있었다. 4회 초 LG는 1사 후 이병규의 안타와 김용의의 행운의 2루타가 연이어 나오면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김용의 타구는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지만, 공이 나이트에 겹쳤고 타구 방향을 놓친 김주찬은 타구를 잡을 수 없었다. 연패중인 롯데로서는 불운의 실점이었고 자칫 팀 분위기가 더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롯데의 분위기를 다시 살려낸 것은 예상치 못한 홈런 한 방이었다. 거의 세 시즌 동안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롯데의 포수 용덕한의 홈런이 그것이었다. 용덕한은 2사 후 신재웅은 끈질긴 볼 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실투를 좌측 당장으로 넘겼다. 타격이 약한 용덕한을 상대로 다소 쉽게 승부한 신재웅의 방심이 부른 결과였다. 리드를 계속 빼앗겼다면 더 힘겨울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소중한 홈런이었다. 강민호의 부상으로 주전 포수로 나서고 있는 용덕한은 공격부진과 더불어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결정적인 홈런으로 팀에 기여했다.

 

1 : 1 동점이 된 승부는 다시 투수전으로 중반까지 이어졌다. 양 팀은 6회부터 약속이나 한 듯 불펜을 가동하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 고원준, LG 신재웅  두 선발 투수들은 5이닝 1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실점은 물론이고 투구 내용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등한 투구내용이었다. 비교적 좋은 내용에도 두 선발 투수들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 점의 중요성이 커진 승부는 7회 말 롯데 공격에서 롯데가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롯데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롯데는 7회 말 무사에 나온 전준우의 2루타로 잡은 득점 기회에서 2점을 얻어내면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 LG는 교체 투입된 3루수 정성훈이 갈끔하지 못한 플레이를 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전준우의 2루타 이후 롯데는 김주찬의 보내기 번트, 이어진 손아섭의 적시타로 2 : 1 역전에 성공했다. LG는 전전 수비로 실점을 막으려 했지만, 손아섭의 빠른 타구는 내야 수비망을 뚫고 나갔다. 이어진 기회에서 롯데는 홍성흔의 우전 안타와 황재균의 땅볼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3 : 1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황재균의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향했지만 LG 3루수 정성훈의 2루 송구가 많이 빗나가면서 병살타가 되지 못했고 3루 주자 손아섭의 득점과 연결될 수 있었다.

 

LG는 금요일 경기 3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된 최성훈을 6회 2사 부터 투입하면서 또 한번의 호투를 기대했지만, 7회 말 위기를 최성훈은 넘지 못했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3루수 정성훈은 부상의 영향인지 수비에서 뭔가 어색한 모습이었고 이는 롯데에 3득점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점 차 리드로 여유를 찾은 롯데는 이명우, 김성배, 최대성, 김사율을 연속 투입하면서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고 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6회 초 등판한 이명우는 삼진 2개를 곁들이며 LG 3명의 좌타자를 완벽하게 막았고 김성배에 이어 7회 초  2사부터 투입된 최대성은 1.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행운의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마무리 김사율은 아직 완벽한 컨디션이 아닌 듯 보였지만, LG의 막판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시즌 34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등판의 부진을 씻어내는 세이브였고 팀의 연패를 끊는 투구이기도 했다. LG는 7회 말 2실점 이후 만회를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롯데의 불펜을 넘지 못하면서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을 패배로 마감하고 말았다. 신예 신재웅의 선발 투수로 확실히 자리매김 한 것은 패배속에서 얻은 큰 수확이었다.

 

 

 

(3년여 만의 홈런이 팀에 가장 소중한 홈런이 된 용덕한)

 

 

 

롯데는 여전히 타선에서 부족함이 보였지만 길었던 연패를 끊어내면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더 길어졌다면 침체가 더 길어질 수 있었다. 선발로 나선 고원준은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더 좋아진 투구로 승리의 디딤돌을 확실하게 놓아주었다. 4번 선발에 고심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고원준이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승리를 위한 선수들의 투지가 살아났고 공격에서 상.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해주었다는 것이 긍정적이었다. 새롭게 주전 1루수로 기용된 김상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침착한 플레이를 해주면서 승리에 보이지 않게 기여했다. 박종윤의 부상 이후 흔들렸던 롯데의 1루수 자리에 또 다른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을 정도의 플레이였다. 

 

이렇게 어렵게 연패에서 탈출한 롯데지만 2위 SK와의 승차는 2.5 게임 차로 더 벌어지고 말았다. SK는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고 롯데가 연패를 하는 사이 더 멀리 달아난 상황이다. 남겨진 경기를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승차가 되었다. 롯데가 삼성과 많은 경기를 남겨준 점을 고려하면 2위 탈환은 사실상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로서는 2위 싸움에 전력을 다하기 보다는 떨어진 팀 전력을 다시 추스리는 것이 더 급한 상황이다. SK의 부진에 기대하기에는 시즌 막판 SK의 최근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롯데로서는 작은 확율에 기대 무리하기 보다는 포스트 시즌에 대비한 팀 운영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연패 탈출에 성공한 롯데의 다음 선택이 무엇일지 궁금해 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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