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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1차선 선발을 예고하면서 사실상 막을 올렸다. 롯데는 예상대로 에이스 유먼을 SK도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로 예고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에이스에 대한 믿음이 드러난 것이지만, 그 내용은 차이가 있다. 롯데는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를 등판 순서에 따라 기용했다. SK 더 좋은 성적을 거둔 투수들이 있음에도 김광현을 선택했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에 대한 예우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1승의 의미가 큰 포스트 시즌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여기서 롯데 양승호 감독과 대비되는 이만수 감독의 성향이 드러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시리즈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표현이기도 하다. 그만큼 SK는 전력의 우세속에 시리즈를 맞이하고 있다. 전문가들 대부분 의견 역시 SK의 절대 우세 쪽으로 기울어 있다. 준PO에서 두산의 우세를 예상한 것 이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는 전통적으로 SK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올 시즌 10승 9패로 상대 전적에서 앞섰지만, SK 부상선수들이 복귀한 후반기 성적은 SK가 롯데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 SK는 후반기 롯데전 맞대결 우세를 바탕으로 2위를 재탈환할 수 있었다. 롯데는 후반기 막판 홈에서 벌어진 SK와의 2연전을 모두 패한 이후 심각한 침체에 빠졌고 4위까지 추락을 경험했다.

 

이런 올 시즌 전전과 더불어 롯데는 두산과의 준PO에서 3차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전력을 다해야 했다. 5차전까지 승부를 이어가지 않았지만, 체력적인 소모는 5차전을 한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롯데의 전력을 철저히 분석하면서 휴식시간을 가진 SK는 부상 선수도 없고 전력을 더 단단해졌다. 가을이면 유독 강한 그들이 힘을 비축한 상황이다. 롯데의 열세를 예상할 수밖에 없다.

 

 

 

(부상 회복? 강민호의 역할이 절실한 롯데)

 

 

 

두 팀 간 전력의 편차는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 내외야 수비력은 SK의 절대 우세가 예상된다.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고 조직력을 갖춘 SK의 내외야 수비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SK의 강력한 수비는 큰 경기에서 더 빛을 발했다. 준PO를 통해 수비의 약점을 드러낸 롯데와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단기간에 회복될 수 없는 문제이기에 롯데는 잠재된 뇌관을 가지고 시리즈에 임해야 한다.

 

수비력과 함께 투수력에서도 롯데의 고민이 크다. 롯데는 사도스키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이다. 유먼과 송승준 두 원투펀치에 대한 의존도가 더 심해졌다. 2명의 선발 요원을 더 찾아야 하지만, 고원준은 한 경기를 확실히 책임질 구위가 아니고 4번 선발은 먼저 나오는 투수의 개념이 더 강한 롯데다. 게다가 송승준은 준PO에서 1차전 선발 등판 이후 4차전 구원등판으로 힘을 크게 소진했다.

 

이에 맞서는 SK는 1차전 선발로 예정된 김광현 외에 송은범, 윤희상, 마리오까지 4선발 체제를 구축했다. 여기에 채병용이 언제든 로테이션에 가세할 수 있다. 채병용과 함께 올 시즌 기량이 크게 향상된 불펜 투수 박정배는 롱릴리프 역할도 가능하다. 이 둘의 존재는 SK의 선발진은 물론, 불펜도 강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강력 선발진을 자랑했던 롯데였지만, SK와의 PO에서는 양적으로 크게 밀리고 있다.

 

선발진과 함께 불펜진 역시 롯데가 절대 우세를 장담하기 힘들다. SK 출신 정대현과 이승호가 주축이 된 롯데의 불펜은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존재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두산과의 준PO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마무리 정대현과 리그 후반기 휴식 후 구위를 회복한 김성배 외에 1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질 투수가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준PO에서 롯데의 수호신 역할을 확실히 해준 정대현 역시 정규시즌 중 SK전에 투구 내용이 좋지 못했다. 정대현이 SK를 잘 아는 만큼 SK 타자들도 정대현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롱맨 역할을 해야 하는 이승호를 제외하고 두 좌완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 또한 만족스럽지 못하다. 강영식, 이명우 두 좌완 스페설리스트는 그들이 해야 할 좌타자 봉쇄를 준PO에서 확실하게 해주지 못했다.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모습이다. SK의 풍부한 좌타선을 고려하면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승부처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중용 가능성이 높아진 준PO 영웅 박준서)

 

 

 

롯데가 부족한 선발진을 메우기 위해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하면 양적 우위를 가져갔다면 SK는 박희수, 정우람을 두 좌완 듀오를 축으로 한 불펜진으로 롯데에 맞선다. 이 두 투수는 8회와 9회 확실한 투구를 할 투수들이다. 롯데전에 상당한 강점이 있다. 롯데는 시즌 내내 이들에 대한 공격 해법을 찾지 못했다. 


특히 박희수에는 철저하게 당했다. 지난해 PO에서 패한것도 박희수를 공략하지 못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번 PO에서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8회를 맞이한다면 승리의 가능성이 매우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박희수는 2이닝 투구도 가능하다. 이는 롯데가 리드를 조금 더 일찍 잡아야 함을 의미한다. SK도 마찬가지지만 롯데는 더 절실하다.

 

SK는 이들 외에도 노련한 이재영, 최영필, 엄정욱이 두 좌완 불펜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롯데에 비해 무게감은 떨어진다. 롱맨 역할도 가능한 채병용, 박정배가 불펜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SK는 선발진의 양적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한 경기를 확실하게 책임질 투수가 없다. 박희수, 정우람으로 이어질 징검다리 역할을 할 투수들이 필요하다. 그 부분에서 부족함이 보이는 SK의 마운드다. 

 

이렇게 두 팀은 투수력의 장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공격 부분에 눈길이 안갈 수 없다. 상대의 공격을 막아서 무승부는 할 수 있어도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 승리를 위해 득점이 필요하다. 특히, 공격을 이끌어야 할 중심 타선의 역할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롯데의 중심 타선은 손아섭, 홍성흔, 강민호, 박종윤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SK는 최정, 이호준, 박정권, 조인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두 팀 모두 좌우 타자와 정교함과 힘이 조화를 이룬 구성이다. 경험이나 장타력에서 SK가 조금 더 우위를 보이고 있다. SK의 중심 타선은 많은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고 가을이면 더 강해지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다. 국가대표 3루수를 예약한 최정이나 회춘 타를 올 시즌 선보인 이호준, 가을으면 다른 선수가 되는 박정권 모두 롯데에 위협적이 타자들이다. 조인성과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정상호 역시 장타력을 겸비한 까다로운 타자들이다. 

 

이에 맞서는 롯데의 중심 타선 역시 만만치 않다. 롯데는 준PO를 거치면서 방망이의 날을 세웠다. 시즌 중 SK 중심 타선만큼이나 상대 전적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나 SK 중심 타선 모두 시즌 성적을 크게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양 팀 모두 마운드가 승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지만, 이를 위해서 상대 중심 타선을 넘어야 한다. 

 

같은 중요성이지만, 그 비중은 롯데가 더 크다. SK는 중심 타선 외에 정근우, 박재상으로 이어질 테이블 세터진이 롯데에 상당히 강하다. 이들은 시즌 성적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롯데전은 예외였다. 빠른 기동력으로 롯데 내야진을 흔들 수도 있다. 이에 맞설 롯데의 테이블 세터진은 조금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김주찬, 전준우 또는 조성환으로 이어질 테이블 세터진은 조금 부족함이 느껴진다.

 

김주찬은 준PO를 통해 살아나는 모습이었지만 전준우와 조성환은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다. 조성환을 대신해 준PO에서 맹활약한 박준서가 중용될 가능성도 있지만, 롯데 양승호 감독의 성향은 조성환에게 먼저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롯데의 중심 타선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테이블 세터진의 역할도 메워야 한다. 부담이 한층 더 커짐을 의미한다.

 

 

 

(홍성흔, PO에서도 롯데를 춤추게 할까?)

 

 

 

이런 롯데 중심 타선에서 홍성흔은 준PO 내내 꾸준함을 유지했다. 상항에 맞는 타격으로 타선의 흐름을 이어주고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빛나지 않았지만 4번 타자로서 또 다른 테이블세터로서 팀 기여도가 매우 높았다. 3번 손아섭 역시 타율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득점권에서 역할을 해주었다. 준PO에서 타격감을 되찾은 이들이 PO까지 역할을 해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문제는 부상에서 회복한 강민호와 준PO에서 자신감 떨어진 타격으로 신뢰를 잃은 박종윤의 활약 여부다. 이 두 선수는 시즌 중 SK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정규 시즌에서 롯데가 SK전에 선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두 선수의 타격이 큰 힘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현재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다. 상대의 철저한 분석과 견제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행히 롯데는 하위 타선의 타격감이 최고조에 있다. 황재균, 문규현 두 하위 타자는 준PO에서 고감도 타격을 과시했다. 이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중심 타선과 함께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도 중심 타선의 SK전 강세가 PO에서도 재현되길 바랄 수밖에 없는 롯데다. 작전 야구나 팀 배팅 능력에서 떨어지는 롯데임을 고려해도 중심 타선의 폭발력이 꼭 필요하다.

 

이제 출전 선수 명단이 결정되었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주사위는 던져졌다. 롯데는 다윗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고 SK는 지난해 이어 또 다시 롯데전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준PO의 롯데가 그러했듯 단기전 승부는 속단할 수 없다. 포스트 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고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롯데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SK가 관록으로 롯데를 제압할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결국, 양 팀의 방망이 대결이 승부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심에 있는 중심 타선에서 어느 팀이 더 위력을 발휘할지는 시리즈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있어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 또한 PO를 보는 또 다른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어느 팀의 중심이 더 강할지 준PO 1차전에서 그 첫번째 대결의 결과가 나올 것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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