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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야구 선수는 선수 이상의 존재라 할 수 있다.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는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고 연예인 이상의 인기도 따라온다.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른다. 잘못을 저지르면 그에 대한 비난이 상상 이상이다. 그만큼 자기 관리와 절제가 필요하다. 프로야구 선수는 대중에 알려진 만큼 공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사소한 잘못이라도 그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냉혹하다.

 

팀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의 일탈은 자신은 물론이고 팀에도 큰 악영향을 준다. 특히 음주 관련 문제는 선수에게 치명적이다. 초창기 프로야구에서는 엄청난 주량을 무용담처럼 자랑하기도 했지만, 프로야구의 틀이 갖춰지기 전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되었다. 음주로 인한 사고나 각종 구설수는 선수생명에 지장을 줄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되었다.

 

롯데의 유망주 고원준의 음주운전 사고는 팬들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꾼 행위다. 큰 사고가 아니라고 하지만 비 시즌 중 그것도 새벽시간에 음주운전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할 당시 고원준은 사생활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했다. 급속한 기량 저하 원인으로 이런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고원준이 선발 투수가 부족한 롯데의 상황에도 2군에 장기간 머무른 것도 사생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크게 작용했다. 다행히 후반기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이런 우려가 가라앉기도 했지만, 시즌 마무리 훈련이 끝난 직후 벌어진 음주운전사고로 고원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당장 구단의 중징계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우에 따른 내년 시즌 상당기간 출전이 어려울 수 있다.

 

 

 

 

 

 

고원준은 2009년 넥센에 고졸 신인으로 입단한 이후 리그를 이끌 선발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외국인 투수가 대세를 이루는 각 팀 선발투수 구성에서 고원준은 젊은 선발투수로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구위는 물론이고 어린 나이답지 않는 경기 운영과 변화구 구사능력은 큰 장점이었다. 어느 투수와 맞서도 담대하게 던질 수 있는 과감성도 높은 평가를 받게 하는 요인이었다.

 

김시진, 정민태 코칭스탭의 지도로 지속 성장이 기대되던 고원준은 2011년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팀을 옮겨야 했다. 투수력 보강이 필요했던 롯데는 고원준을 원했고 고원준은 롯데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당시 야구팬들은 30대 노장이었던 롯데 이정훈과 고원준이 교환되는 트레이드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당연히 막대한 현금이 오고 갔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만큼 고원준의 가치는 상당했다.

 

2011년 시즌 고원준은 팀 사정에 따라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당시 불펜이 붕괴 직전에 있었던 롯데는 고원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고원준은 3이닝 마무리를 해야 할 정도로 무리한 등판을 해야 했다. 고원준은 젊음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을 넘겼지만, 이후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불펜투수로 경험이 부족한 그에게 잦은 등판은 무리였다.

 

시즌 중반 이후 롯데는 마운드 재편을 통해 고원준에 선발투수로서 다시 기회를 주었다. 고원준은 선발 투수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3번의 완투승을 기록했고 그중에는 두 번의 완봉승이 있었다. 고원준은 2011년 시즌 9승 7패를 기록하며 롯데 선발진의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불펜투수로 뛰지 않았다면 두 자리 수 승수가 가능한 시즌이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고원준은 올 시즌 앞둔 연봉 협상에서 억대 연봉 선수가 되었다. 입단 4년 선수로는 보기 드문 인상률이 적용되었다. 그 정도로 고원준의 팀 내 위상은 높았다. 하지만 고원준은 이러한 성공에 쉽게 취해버렸다. 스스로 샴페인을 쉽게 터뜨려버렸다. 앞으로 더 큰 발전이 기대되던 고원준이었지만, 2012년 그의 모습은 지난해와 너무 달랐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고원준이었지만, 구속이 저하가 뚜렷했다. 그의 장점이었던 변화구를 활용한 경기 운영능력도 빛을 잃었다. 이미 그를 분석한 상대 타자들은 요령을 앞세운 고원준의 투구에 더는 말려들지 않았다. 140킬로가 채 되지않는 직구와 밋밋해진 변화구로 1군에서 버틸 수 없었다. 여기에 승부근성마저 실종되면서 고원준은 팀에 기여하지 못했다. 시즌 중반 2군으로 강등되며 전력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2군에서 고원준은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1군에서 그의 투구를 통하지 않았다.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해와 같은 투수로는 더는 버틸 수 없었다. 팀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도 고원준은 2군에 머물러야 했다. 그의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면서 2군에서의 시간을 더 길어졌다. 사실상 전력 외 선수가 되었다.

 

시즌 막판 고원준은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선발 투수 부족에 시달리던 롯데는 대안 부재 속에 고원준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실제 고원준은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좋아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랜 2군 생활 후 돌아온 고원준은 한층 더 진지한 태도로 경기에 임했고 시즌 초반보다 좋은 투구를 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롯데 선발투수로 필요한 역할을 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는 투구였다.

 

시즌 종료 후 넥센 시절 고원준의 스승이었던 김시진 감독의 부임은 고원준의 부활을 더 가속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여기에 정민태 코치까지 가세하면서 고원준은 부진을 털고 또 다른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 같았다. 부상이 없는 고원준이 동계훈련과 충실히 받는다면 롯데 선발투수진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롯데의 내년 시즌 구상에 고원준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러한 기대에도 고원준은 비시즌 기간, 실망스러운 행동으로 하고 말았다. 운동선수가 음주를 아주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하려 했다는 것 자체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전 타 팀 선수들의 음주운전에 따른 징계 사례를 종합하면 고원준 역시 이와 다르지 않으리라고 여겨진다. 

 

롯데는 이전에 FA로 영입했던 정수근의 계속된 음주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사실이 있다. 정수근은 음주에 의한 경기 외적인 문제로 롯데를 떠나야 했다. 그의 선수생명도 그대로 끝나고 말았다. 롯데가 음주사건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시즌 기간이지만 선수들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롯데의 구단 이미지 추락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원준으로서는 상당 시간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내년 시즌 등판이 어려울 수도 있다. 가뜩이나 사생활 문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던 터라 그에 대한 팬들의 실망감이 쉽게 가시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행동을 한 선수들이 그 이미지를 벗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노력이 필요했음을 고려하면 고원준도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발투수진 강화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롯데로서도 내년 시즌 전략구상에 큰 차질이 생겼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고원준을 곧바로 전력에 포함 시키는 것은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롯데에 큰 부담이다. 당장 고원준 없는 선발 로테이션을 고려해야 할 상항이다. 이렇게 고원준의 작은 일탈은 자신과 팀에 큰 상처로 남을 가능성 높다.

 

프로선수, 그것도 팀의 중심을 이루는 선수의 몸은 자신의 것만이 아니다. 소속된 팀은 물론이고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몸가짐이나 행동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원준의 이번 사건으로 롯데구단은 상당한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팬들의 그에 대한 배신감도 클 수밖에 없다. 

 

고원준으로서는 그에 대한 실망감을 다시 기대감을 바꿔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올 시즌 부진으로 고개를 숙였던 고원준으로서는 올겨울이 더 추워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과연 그가 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얼마나 빨리 씻어낼 수 있을지 그에게서 떠난 팬심이 쉽게 돌아설 것 같지는 않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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