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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로 예정된 WBC 대표팀의 준비가 순탄치 못하다. 이익 배분 문제 등으로 참가가 불투명했던 일본이 전열을 정비하는 사이 우리 대표팀은 선수구성에도 애를 먹고 있다. 2009년 WBC 준우승의 주역 중 상당수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특히 투수 부분에서 전력누수가 심각하다. 대표팀 투수진 중 상당수가 대회 첫 경험을 하는 투수들도 채워져야 하는 상황이다.

 

투수 엔트리 13명 중 상당수가 교체되었다. 국제 경기에서 대표팀의 경쟁력을 높여주었던 좌완 투수진의 약화가 두드러진다. 김광현, 류현진,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좌완 3인방의 공백이 뼈아프게 느껴진다. 특히 이들은 우리 팀이 꼭 넘어야 할 일본에 강점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국가대표 간 대결에서 우리나라는 대 일본전 선봉으로 좌완투수를 내세웠고 그 결과도 좋았다.

 

하지만 이들의 합류가 무산되면서 일본전 투수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김광현과 봉중근은 부상 후유증으로 류현진은 LA 다저스 입단에 따른 팀 적응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부상으로 인한 투수력 약화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올 시즌 특급 불펜으로 거듭된 두산의 홍상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최근에는 오랜 공백을 딛고 에이스의 위력을 되찾은 김진우마저 부상 소식을 전해왔다.

 

총체적 난국이라 할 수 있다. 투구력 면에서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기전에서 투수력을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생소한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타자들이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 우선은 마운드에서 실점을 최소화해야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마운드가 흔들린다는 점은 대표팀에 큰 악재다.

 

 

 

(볼 수 없게된 대 일본전 투혼, 봉중근)

 

 

 

현재 남아있는 엔트리 역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국제경기에 강점이 있는 언더핸드 정대현도 부상 회복 여부에 따라 출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 요원으로 역할을 해야하는 유원상 역시 많은 등판으로 인한 후유증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가뜩이나 약해진 마운드가 더 약해질 경우의 수가 아직 남아있다.

 

교체 투입된 투수들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대표팀은 일단 경찰청에서 뛰고 있는 장원준을 시작으로 이용찬, 차우찬에 베테랑 서재응으로 빈자리를 대신하도록 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하긴 했지만, 서재응으로 제외하면 국제경기 경험이 거의 없는 것은 큰 약점이다. 일단 대표팀은 윤석민과 마무리 오승환을 축으로 마운드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홀드왕 박희수가 그 능력을 국제경기에서도 발휘해주길 바래야 하고 뒤늦게 합류했지만, 노련한 서재응이 경험을 잘 살려줘야 한다. 정대현은 건강하다면 일정 활약이 가능하다. 넥센의 든든한 마무리 손승락도 불펜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여기에 첫 출전한 선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들이 부진하다면 약하다고 여겨지는 팀들과도 어려운 승부를 펼쳐야 한다. 결선라운드에 진출한다 해도 상당한 전력 소모가 불가피하다.

 

우선 윤석민과 함께 선발진을 구성한 장원삼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장원삼은 다승 1위를 말해주듯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선발투수로 거듭났다. 높은 방어율이 아쉬웠지만,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안정된 투구를 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담대한 투구로 삼성의 우승에 기여 했다. 이렇다 할 부상 소식도 없다. 현 상황에서 대표팀 원투펀치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 장원삼이다. 개인으로도 국제경기에 약한 면모를 지우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장원삼과 더불어 새롭게 합류한 이용찬, 노경은, 장원준, 차우찬, 김진우 등은 선발과 구원에서 그때그때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다. 이용찬과 노경은은 올 시즌 두산의 선발 마운드를 이끌었다. 선발투수 경험이 많지 않지만 두 선수가 있어 두산의 선발진은 강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긴 이닝을 소화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포크볼이라는 필살기도 있다.

 

두 선수는 약팀과의 대결에서 선발투수로 중요한 경기에서 짧은 이닝을 던져주는 불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과 차우찬은 헐거워진 좌투수 라인을 보강해줄 카드다. 선발보다 불펜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차우찬은 올 시즌 부진했지만, 후반기 들어 점점 예전 구위를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제구력 난조로 고생했지만, 직구의 스피드와 힘은 최고 수준이다. 좌타자를 상대로 한 시추에이션 투수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장원준은 지난해 15승을 넘기며 특급 투수로 거듭났지만, 군 입대로 아쉬움을 샀었다. 경찰청에 입대하면서 1군에서 뛸 수 없었지만, 퓨처스리그에서 여전한 위력을 보여주었다. 불펜에서 주로 활약하면서 힘도 비축했다. 꾸준히 경기 감각을 유지한 만큼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좌투수의 이점에 주 무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여전하다면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승부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강속구에 더해진 고속 싱커로 새로운 전성기를 연 김진우는 구위 면에서 국제경기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본인의 의지도 강하다. 하지만 최근 들려온 팔꿈치 통증 소식이 변수다. 김진우는 긴 공백 끝에 올 시즌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시즌이었다. 몸 상태가 정상이라면 큰 보탬이 될 투수지만, 현재 적시호가 켜진 상황이다.

 

이렇게 대표팀 마운드는 부상변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프링 캠프가 시작되면 부상 소식이 더 전해질수도 있다. 자칫 대체 선수들을 중심으로 마운드를 꾸려야 할지도 모른다. 국제경기 경험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그 불안감을 대회까지 가지고 갈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으로서는 현 상황에서 부상자가 더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벗어나지 못한 부상의 굴레, 김광현)

 

 

 

WBC는 투구 수 제한이라는 독특한 규정이 있다. 투수진의 효율적 운영이 요구된다. 이는 선발투수 기근에 시달리는 대표팀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 대체 선수 중 상당수가 선발과 불펜을 겸할 수 있다는 점은 이를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적절한 이어던지기로 마운드의 약점을 보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롭게 투입된 투수들이 제 몫을 다해주어야 한다.

 

선수들에게 3월에 있는 WBC는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컨디션 유지도 힘들과 시즌을 준비하는데도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WBC 이후 부진에 빠졌다는 점은 선수들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컨디션을 늦게 끌어올려야 하는 투수들의 경우 부담이 더해진다. 하지만 지금 우리 프로야구가 높은 인기를 회복하는 데는 WBC의 선전이 큰 영향을 주었다.

 

비록 그 대회가 메이저리그 주도의 기형적인 대회라는 비판도 있지만,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얇은 선수층을 보유한 우리 입장에서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은 큰 악재임이 틀림없다. 투수들의 공백은 더 크게 느껴진다. 우려가 크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들의 활약 여부는 리그의 하향 평준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점에서 우리 리그의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투수진의 약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는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대회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상대와 맞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을 투수들은 빠진 이를 대신한 잇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비중은 다를 것이 없다. 충분한 능력을 지닌 투수들이기도 하다. 이들의 투구내용에 따라 대표팀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팀 마운드의 플랜B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이는 2009년 WBC 성공을 재현할 열쇠가 될 수 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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