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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는 9구단이 리그를 치르는 변화와 함께 제10구단을 식구로 맞이한다. 양대리그제 확립을 통한 진정한 프로리그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팬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이러한 프로야구의 흥행 훈풍을 더 부채질한 대회도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3회째를 맞이하는 WBC는 대회 자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음에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

 

WBC 대회는 우리 프로야구가 오랜 침체를 이겨내고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8개 구단 체제 존립마저 위협받던 시기 WBC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선전은 야구에 멀었던 팬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촉매제였다. 이어진 국제대회에서의 연이은 선전은 프로야구 700만 관중 시대를 여는 중요한 밑바탕이었다. 당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으로 투혼을 발휘했고 이러한 선수들의 진심은 팬들에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하지만 2013년 WBC는 준비과정에서부터 순탄치 않았다. 최강 선수구성이 애초부터 이루어지지 않았다. 상당수 대체 선수들이 주전들의 자리를 메워야 했다. 특히 투수 부분에서 전력 누수는 극심했다. 대표팀 전력약화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었다. 실제 대표팀 선수들의 상당수는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우리와 상위 라운드에서 대결할 가능성이 높은 미국, 일본 중남미 팀들의 한층 강해진 전력으로 대회에 나서는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대표팀으로서는 국제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에이스급 투수들의 상당수가 불참한 마운드와 달리 타자 쪽에서는 추신수를 제외하곤 전력누수가 크지 않다. 대표팀으로서는 상하위 타선이 골고루 활약할 수 있는 타선에 상당한 기대를 걸어야 할 상황이다. 그중에서 김태균, 이승엽, 이대호로 대표되는 3색 거포들이 해결사로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들 세 선수는 우리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기록들을 세웠던 선수들이고 야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중심 타자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기는 차이가 있지만,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했거나 아직 활약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대표팀이 꼭 넘어야 할 벽인 일본전에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올 시즌 세 선수는 충분히 이름값을 해주었다. 김태균은 시즌 타율 1위를 기록하면서 여전한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최 하위에 머무른 팀 사정한 마음 놓고 장타를 노릴 수 없었던 탓에 홈런 갯수가 아쉬웠지만, 4번 타자로서 존재감을 충분히 발휘했다. 삼성 이승엽은 전성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으로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두 선수 모두 일본 리그에서의 쓰라린 경험을 씻어냈다.

 

대표팀의 유일한 해외파 이대호는 일본진출 첫해를 무난히 넘겼다. 오릭스의 4번 타자로 확실하게 자리한 시즌이었다. 일본 투수들에 대한 대응도 비교적 무난하게 이루어졌다. 시즌 후반기 다소 힘이 달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첫 시즌임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시즌이었다. 무엇보다 풀 타임 4번 타자로 신뢰를 얻었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이렇게 이들 세 선수는 실력이 검증된 그것도 국제경기 경험도 풍부한 선수들이다. 대표팀의 라인업 구성에서 우선순위에 들어가야 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문제는 포지션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세 선수는 주 포지션이 1루수다. 이 세 선수의 위세에 지난해 정규리그 MVP 박병호가 대표팀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한 선수를 지명타자로 돌린다고 해도 나머지 선수는 벤치를 지켜야 한다.

 

이들 외에 타격이 강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었지만, 중량감으로 이들을 따를 선수가 없다. 한 선수가 주전으로 나서지 못한다면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대호의 3루수 수비 이동으로 세 선수를 모두 활용할 수 있지만, 대표팀 3루수 자리에는 공수를 겸비한 최정이 버티고 있다. 수비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실현되기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누구 하나 버릴 수 없는 카드인 세 거포는 대표팀에서 본의아니게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주전 출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상대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국제경기에 더 좋은 기억이 많은 이승엽이 주전 1루수로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성적만 놓고 본다면 이대호가 김태균보다 조금 앞서있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일본 정상급 투수들의 공을 직접 상대했다는 장점도 있다. 장타력 면에서도 이대호가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 컨디션에 큰 차이가 없다면 이대호가 더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균으로서는 훈련기간 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이대호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이대호는 이미 팀 합류를 미루며 WBC를 대비하고 있다.

 

김태균, 이승엽, 이대호가 한 팀에 소속되어 뛴다는 것은 상대에 큰 압박감을 준다. 국제대회서 성적을 고려해도 이들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낯선 투수들을 다수 상대해야 하는 WBC에서 주어진 득점 기회를 확실하게 살려줄 중심 타자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그런 중심타자를 3명이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대표팀에 큰 분명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들의 공존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 누군가는 대타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선수가 그 상황을 이해하고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때려내 주고 두 선수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최적이 조합이 될 수 있다. 대표팀 코칭스탭이 더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 역시 세 선수의 공존을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WBC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선수 구성과정에서부터 순탄치 않았다. 예선라운드부터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WBC는 단기전 승부다. 전력 이외의 변수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선수들의 충분히 준비하고 상대를 분석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이미 2006년과 2009년 우리 대표팀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김태균, 이승엽, 이대호는 또 다른 3월의 전설을 꿈꾸는 대표팀의 중심선수다. 이들의 활약 여부는 대표팀 성적과 직결된다. 득점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제경기 특성상 장타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거나 득점타를 때려줄 선수의 존재는 중요하다. 이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올 3월 WBC는 더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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