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좌완 투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각 팀별로 좌타자의 비중이 높아지고 뛰는 야구가 더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견제할 좌완 투수는 소중한 존재다. 그 수가 적은 만큼 수준급 좌완 투수를 학보하기는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특히 선발 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할 좌완 투수가 있다는 사실은 그 팀의 전력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된다.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좌완 선발투수, 어느팀 감독이나 원하는 전력 구성요소다. 이는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 KIA도 다르지 않다. KIA감독 선동렬 감독의 좌완 투수 사랑은 남다르다. 선동렬 감독은 외국인 투수 선발에 있어서도 좌완 투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하지만 현실은 여의치 않았고 소사, 앤서니 두 우완 선발 투수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선동렬 감독의 좌완 선발투수 찾기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최근 2년간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던 양현종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최근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흔들리던 투구 밸런스를 되찾은 것은 물론이고 스피드업에도 성공했다. 연습경기지만, 실전에서도 그 위력을 뽐내고 있다. KIA 선발투수진의 부족한 2%를 채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양현종은 2009시즌 KIA의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동시 우승의 주역이었고 다음해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2007시즌 프로 입단이후 적응기를 거친 양현종은 2009시즌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그해 양현종은 12승 5패, 방어율 3.15를 기록하며 KIA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단점이던 제구력이 몰라보게 좋아지면서 위력적인 좌완 선발로 태어났다.
다음해에도 양현종은 방어율이 4점대로 올라가긴 했지만, 16승 8패를 기록하며 KIA의 주력 선발투수로 자리했다. 2년 연속 호성적을 바탕으로 양현종은 그해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었다. 금메달 획득으로 양현종은 군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더 큰 투수로 성장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을 해결한 양현종의 장래를 밝아보였다.
하지만 2011시즌부터 양현종은 알 수 없는 부진에 빠졌다. 심각한 제구난조가 나타났고 구위도 떨어졌다. 그가 구종의 다양화를 위해 구사하기 시작한 투심페스트볼이 원인이라는 말도 있었고 정신적인 나태함이 지적되기도 했다. 20대 초반인 그의 나이를 고려하면 노쇠화를 말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2011시즌 7승 9패 방어율 6.18로 하락세를 탄 양현종은 2012시즌 1승 2패 2홀드 방어율 5.05의 부진을 보였다. 이런 부진속에 양현종은 더는 팀의 선발 투수가 아니었다. 양현종은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야 했다. 이런 변화도 양현종의 부진 탈출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계속된 부진은 그의 의욕마저 상실시키고 말았다. 양현종은 2군을 오가는 처지가 되었다. 투구 이닝도 41이닝으로 급격히 줄었다.
그 사이 KIA의 선발 투수진은 에이스 윤석민을 시작으로 소사와 앤서니 두 외국인 투수 서재증, 김진우로 새롭게 구성되었다. 양현종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양현종의 2012시즌은 좌절의 시간이었다. 2009, 2010시즌 활약은 잊혀진 과거가 되고 말았다. 높은 자리에서 추락을 경험한 양현종으로서는 좌절감이 들 수도 있었다.
2013시즌 양현종은 변화기 필요하다. 그의 부활은 개인적인 명예회복 이전에 KIA 투수진 구성에 중요한 퍼즐이 될 수 있다. KIA는 올 시즌 불펜의 약점을 안고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부터 불펜 구성을 새롭게 해야한다. 수년간 KIA는 불펜의 약세로 고전했다. 중반 이후 불펜싸움에 밀리면서 내준 경기가 너무 많았다. 이는 성적 하락의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강력한 선발진의 위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기도 했다.
올 시즌 KIA는 선발투수중 한 명을 마무리 투수로 돌리면서 불펜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IA는 김진우를 마무리 후보로 우선 검토하고 있다. 부상으로 WBC 대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김진우가 마무리 투수로서 부담감만 떨쳐낸다면 팀 투수 중 가장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는 투수임에 틀림없다.
물론 김진우를 대신할 선발 투수의 보강이 필요하다. 양현종의 부활은 이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 여기에 선동렬 감독이 찾아헤매던 확실한 좌완 선발투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시즌 종료 직후 양현종에 대해 KIA가 특별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그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무너진 투구폼을 되찾았고 페이스로 빠르게 올라왔다. 이는 KIA에 청신호라 할 수 있다.
양현종은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강속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는 어느 감독이나 원하는 투수다. 이미 양현종은 그 자질을 발휘한 기억이 있다. 최근 양현종의 부진은 정신적인 면이 강했다. 계속된 부진으로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고 강한 투쟁심을 회복한다면 부활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양현종이 KIA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한다면 KIA는 강력한 선발진을 유지한 채 불펜보강도 이룰 수 있다. 불펜의 기대주 홍성민마저 FA 보상선수로 롯데로 떠나보낸 KIA로서는 양현종이 가져다줄 긍정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마무리 김진우를 축으로 부상 재활중인 한기주, 노련한 유동훈과 좌완 박경태, 심동섭 등으로 구성된 KIA 불펜의 새판 짜기를 위해서라도 양현종의 부활이 이루어져야 한다.
양현종은 아직 더 잘 던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는 투수다. 이미 그 가능성을 한 번 폭발시킨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난 2년은 그 반대의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이러한 극과극의 행보를 끊어야 한다. 2년간의 부진은 양현종에 큰 보약이 될 수 있다. 프로야구의 레전드 선동렬 감독의 각별한 관심도 그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이 스프링캠프의 좋은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를 바탕으로 2년간의 악몽을 떨쳐내고 새롭게 태어날지 이는 상위권팀으로의 복귀를 꿈꾸는 KIA의 2013시즌 행보를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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