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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시즌을 준비하는 한화는 강한 의욕과 달리 전력 보강이 수월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큰 기대를 했던 FA 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고 신인 선수지명도 즉시 전력감이 보이지 않는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응룡 감독을 영입하며 코칭스탭을 전면 개편하고 2군 연습장을 완공하며 팀 운영에 큰 변화를 주었지만, 전력 강화를 이루는 데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로 뛰었던 이브랜드를 영입하며 선발 마운드를 보강했지만, 류현진이 떠난 자리가 여전히 허전해 보인다. 도리어 선발 요원이었던 양훈이 입대하면서 더 큰 한숨을 쉬어야 했다. 군에서 제대한 김태완 등이 타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젊은 선수들의 분전을 기대해야 하지만, 아직은 그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다.

 

한화로서는 에이스 류현진이 빠지면서 생긴 마운드의 큰 구멍을 메워야 한다. 이브랜드, 바티스타 두 외국인 투수가 원투펀치로 역할을 하겠지만, 이들만으로 시즌을 온전히 치를 수 없다. 그 뒤를 이을 3, 4, 5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한화는 스프링 캠프 동안 강도 높은 훈련과 함께 여러 선수들에 기회를 문을 열어놓고 있다. 선발투수 경쟁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통해 한화는 내부 선발투수들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한화의 선발진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유망주는 단연 유창식이다. 유창식은 2011시즌 입단 당시 제2의 류현진으로 평가되던 대형 신인이었다. 좌완이라는 이점에 빠른 공을 던지는 유창식은 신인답지 않은 대범함과 경기 운영능력까지 갖춘 즉시 전력감 투수였다. 한화는 그에게 7억 원이라는 계약금을 책정했고 류현진과 같은 신인 돌풍을 기대했다. 좌완 원투 펀치의 탄생을 꿈꿨던 한화였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유창식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교 시절 유창식은 팀과 청소년 대표로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고교야구의 엷은 선수층은 그에게 무리한 투구를 강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아마시절 혹사당한 투수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부상의 그림자를 유창식도 피할 수 없었다. 유창식은 입단 이후 잔 부상에 시달렸다.

 

부상으로 유창식은 충실히 동계훈련에 임할 수 없었다. 이는 구위 저하를 가져왔다. 한화가 기대했던 선발투수로 유창식을 기용하기 어렵게 했다. 여기에 높은 수준의 프로야구 타자들은 신인의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유창식은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잃었다. 고교 시절과 달리 그의 공이 통하지 않으면서 마운드에서 큰 부담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제2의 류현진이라는 찬사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2011시즌 유창식은 1승 3패 방어율 6.69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투구 이닝도 39이닝에 불과했다. 부상변수가 있었지만, 유창식은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2012시즌 유창식은 조금씩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부상에서 벗어나면서 구위도 점점 살아났다. 한화는 유창식에게 선발 투수로서 자주 기회를 주었다. 유창식은 2012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프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2시즌 유창식은 6승 8패 방어율 4.77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111.1이닝을 소화했다는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유창식은 첫 시즌과 달리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고 그 과정에서 성장세를 지속했다. 111.1이닝 동안 101안타를 허용하고 13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완벽하게 타자들을 제압하는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망가는 투구보다는 적극적은 승부를 펼치며 프로에 적응했다. 이 과정에서 부상으로 흔들렸던 투구 밸런스를 되찼았고 자신에게 맞는 투구폼을 만들 수 있었다. 

 

2013시즌은 유창식에 중요한 시즌이다. 류현진이 팀을 떠나면서 이를 메울 토종 선발투수가 절실하다. 많은 투수가 경쟁하고 있지만,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니 지난 시즌 투수내용을 보면 유창식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실제 유창식은 동계훈련기간 이렇다 할 부상소식도 없고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일본 프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호투하며 회복된 구위를 과시하기도 했다.

 

재능을 타고난 투수인 만큼 지난 2년간의 경험은 유창식에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고 변화구 구사 능력이 있다는 점은 유창식의 큰 장점이다. 고교 시절 혹사 후유증으로 2년간 제기량을 펼치지 못했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올 시즌은 유망주를 넘어 선발투수로서 도약해야 하는 시즌이다.

 

유창식으로서는 부상이라는 복병을 이겨내는 것이 우선이고 충실히 몸을 만들어야 한다. 한층 높아진 기대감 탓에 오버페이스 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이는 한화 코칭스탭이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우타자 바깥쪽을 공략할 수 있는 제구와 떨어지는 변화구를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두 자리 수 승수를 기록할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선발투수가 되기 위해 누구가 가져야 할 덕목이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재능, 지난해 보여준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기대를 하는 것이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한화로서는 유창식이 류현진의 빈자리를 메워줘야 한다. 그것이 이루어진다면 선발진 구성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한화에 유창식은 대안 부재 탓에 어쩔 수 없이 선택되는 카드가 아닌 팀의 주축 선수가 되어야 한다.

 

최근 초고교급 투수라 칭해지는 투수들 상당수가 그 기량을 꽃피우지 못하고 평범한 투수가 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만큼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더 많은 노력을 선수에게 요구하고 있다. 유창식은 지난 2년간 혹독한 프로 적응기를 거쳤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유창식은 더 큰 선수가 될 발판을 마련했다.

 

유창식이 제2의 류현진을 뛰어넘어 한화 선발 마운드의 희망으로 그의 이름을 확실하게 팬들에 각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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