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 두산은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전력의 핵심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홍성흔의 영입으로 한 층 무게감이 더해진 타선이 조화를 이루면 지난 해 정규리그 3위를 뛰어넘는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두산의 강세를 예상하고 있다. 풍부한 선수층에 안정된 공수밸런스는 분명 두산의 큰 강점이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부상 선수 발생으로 두산의 시즌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그들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선발 투수진의 전력 누수가 크다. 지난해 10승 투수 이용찬이 부상과 수술로 시즌 초반 합류가 힘들어졌다. 이용찬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전환에 성공하며 선발 투수진의 한 축이 되었고 WBC 대표로 활약이 기대되었지만, 팔꿈치가 말썽을 부렸다.
이용찬의 부상에 이어 두산은 야심 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히메네스는 2010시즌 14승을 기록하며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투수였다. 2년간 일본 프로야구에 뛰었지만, 리그 적응에 실패했고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히메네스의 보유권을 유지하고 있었던 두산은 고심 끝에 지난 시즌 팀의 마무리 투수였던 프록터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히메네스를 복귀시켰다.
일본 리그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히메네스는 두산에서 재기를 꿈꿨지만, 부상으로 팀 합류가 지체되고 있다. 부상 정도가 가볍지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두산은 새로운 외국이 투수 물색에 나서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두산으로서는 팀의 강점이던 선발진에 큰 구멍이 두 군데 발생한 셈이다. 두산이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두산은 올 시즌 니퍼트를 중심으로 히메네스, 노경은, 이용찬, 김선우로 이어지는 선발 마운드를 구상했다. 지난해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했던 두산은 선발 마운드를 더 높이면서 시즌에 대비했다. 김승회라는 5선발 투수를 롯데에 FA 보상 선수로 내주었지만, 히메네스가 돌아오면서 김선우를 선발 로테이션 뒤 순서로 배치할 수 있을 정도로 질적으로 양적으로 강한 선발진 구축이 가능했다.
하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두산의 구상은 어긋난 상황이다. 히메네스의 부상회복 속도가 변수지만, 대안 마련이 필요한 두산이다. 일단 두산은 가지고 있는 외국인 선수 인재풀을 활용해 만약에 대비해야 함과 동시에 동시에 팀의 선발 투수 자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동계 훈련기간 이 작업이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되는 선발 후보군은 서동환, 김상현, 임태훈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안규영과 경험이 풍부하고 좌완이라는 강점이 있는 이혜천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안규영은 경험 부족이 이혜천은 고질적인 제구력 부재에 최근 구위 저하 현상까지 보이면서 선발투수로 활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앞서 제시한 3명의 투수가 구멍난 선발 투수진을 메워야 하는 두산이다. 이 선수들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고전했지만, 부상 변수로 다시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 중에서 서동환은 두산의 대형신인으로 항상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경우다.
서동환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큰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고질적인 제구 문제와 위기 관리 능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면서 주저앉곤 했다. 2011, 2012시즌 선발과 불펜에서 역할을 기대했지만, 캠프에서 보여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못했다. 두산은 서동환에 시즌 초반 기회를 주었지만, 서동환은 그것을 자기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시즌 초반 1군 이후 2군을 전전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서동환으로서는 심기일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프로 입단 8년 차에 접어든 그로서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유망주라는 틀을 벗어날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서동환과 달리 임태훈은 입단 직후부터 팀의 주축 선수로 큰 역할을 했었다. 특히 임태훈의 팀의 불펜 에이스로 두산 불펜의 핵심을 이루는 선수였다.
하지만 잦은 등판에 따른 후유증 탓인지 임태훈은 2010시즌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고 못하고 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경기 출전수도 줄었고 개인적인 사생활 문제가 겹치면서 정신적으로도 크게 흔들렸다. 임태훈으로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애초 프록터가 팀을 떠나면서 헐거워진 불펜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선발진의 누수로 그 역시 선발 경쟁을 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강한 구위를 가지고 있고 이미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임태훈이다. 매 순간 전력투수를 해야 하는 불펜투수보다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그의 허리에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 임태훈으로서는 시즌 준비기간 그의 몸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우선이다. 몸 상태만 좋다면 선발투수 경쟁 구도 속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두 투수가 젊고 강한 공을 던진다면 김상현은 낙차 큰 커브를 비롯한 변화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다. 김상현은 그동안 화려하지 않지만, 두산 마운드의 빈 곳을 충실히 메워주는 전천후 선수로 팀 기여도가 높았다. 팀의 필요하다면 대체 선발투수로도 요긴하게 활용되는 투수였다. 이런 김상현이었지만, 지난해 부상이 겹치면서 팀 내 경쟁에 밀리면서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현은 최근 수년간 트레이드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곤 했다. 그를 원하는 팀이 많기도 했지만, 그의 입지가 단단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김상현으로서는 올 시즌 달라진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후반기 김상현은 부상을 털어낸 모습을 보였다. 주로 불펜투수로 등판했지만, 부상만 없다면 5선발 투수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투수이기도 하다.
안정된 제구력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변화구 제구가 된다는 것은 큰 강점이다. 부상만 없다면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투수다. 30살은 넘긴 김상현 자신도 어중간한 위치가 아닌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 누구보다 절실함으로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김상현이다.
이렇게 두산은 대체 자원에까지 눈길을 돌려야 할 정도로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히메네스가 부상을 털고 복귀하고 5선발로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일 휴식일이 발생하는 리그 일정상 5선발 투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부진했던 베테랑 선발투수 김선우가 살아난다면 선발투수진의 강점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리그운영이 마음먹은 대로 이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프로야구팀은 항상 부상이라는 악재에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 두산으로서는 시즌 구상이 흐트러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기존 선발투수진의 컨디션 유지와 함께 대체 선수들에게도 항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두산이다.
2013시즌 두산은 우승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시작은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자칫 시즌 초반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두산으로서는 이 고비를 넘길 또 다른 대안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나마 시즌 준비기간에 부상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일지 모른다. 과연 두산이 스프링 캠프에서 선발진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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