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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후반 프로야구는 좌완 선발투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광현, 류현진,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좌완 3인방은 특급 선발투수로 소속팀의 에이스로 리그를 지배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들은 마운드의 중심에 있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국가대표팀은 국가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다. 

 

이들 좌완 3인방에 가렸지만,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었던 또 다른 좌완 투수가 있었다. 2012시즌 삼성의 에이스로 우뚝 선 장원삼이 그렇다. 장원삼은 지난 시즌 17승 6패, 방어율 3.55의 빼어난 성적으로 다승 1위와 투수부분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은 제1선발 장원삼을 중심으로 막강선발진을 구축했고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장원삼으로서는 리그 최고 투수로서 그 입지를 다지는 시즌이기도 했다. 장원삼은 2006년 프로입단 이후 매 시즌 꾸준한 모습을 보였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는 분명 될성부른 떡잎이었고 국가대표 선수로 그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좌완 3인방에 가려 그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이들이 주춤한 2012시즌 장원삼은 우승팀 에이스로 크게 주목받았다. 

 

장원삼은 지금의 삼성 선수가 되기까지 여느 선수가 겪을 수 없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2006년 지금의 넥센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에 입단한 장원삼은 그 해 12승을 기록하며 신인 투수 돌풍을 일으켰다. 팀의 재정난으로 주인이 바뀌는 와중에도 장원삼은 2007년 9승, 2008년 12승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3년간 160이닝을 소화했다는 점도 성적의 가치를 높였다.

 

 

 

 

 

 

이런 장원삼에 2009시즌은 시련의 시기였다. 시즌을 앞두고 장원삼은 삼성으로 전격 트레이드되었다. 좌완 선발투수 보강이 필요했던 삼성은 자금난에 시달리던 당시 히어로즈에 막대한 현금을 지급하고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장원삼은 팀을 떠나야 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선수 팔기라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고 KBO는 트레이불가 결정을 내렸다.

 

장원삼은 삼성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않아 원소속팀으로 복귀해야 했다. 그에게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었다.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린 장원삼은 2009시즌 4승 8패 방어율 5.54로 크게 부진했다. 이렇게 최악의 시즌을 보낸 장원삼은 2010년 시즌 히어로즈의 현금 트레이드가 승인되면서 다른 주력선수들과 함께 팀을 떠나는 운명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행선지는 트레이드 파동의 대상이었던 삼성이었다.

 

확실한 삼성 선수가 된 장원삼은 심기일전했고 자신의 기량을 되찾았다. 2010시즌 13승 5패 방어율 3.46으로 새로운 팀에 적응한 장원삼은 지난 시즌 굴어온 돌에서 팀의 든든한 주춧돌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장원삼은 기존의 힘을 위주로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 패턴에서 벗어나 체인지업을 적절히 활용하는 투구로 변화를 주었다. 그 변화는 적중했다. 투구에 힘을 뺀 결과는 늘어난 탈삼진과 줄어든 피홈런이었다. 


장원삼은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WBC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로 그 위상은 한껏 높였다. 기존의 좌완 3인방이 모두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상황에서 장원삼은 강팀과의 대결에 선발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그와 함께 박희수, 장원준, 차우찬이 좌완 투수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박희수와 차우찬은 불펜을 담당해야 하고 경찰청 소속의 장원준을 중요한 경기 선발카드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장원삼으로서는 큰 부담을 이겨내야 함과 동시에 자신의 기량을 확실하게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다승 1위에 오르긴 했지만, 넥센의 나이트와 비교되면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2012시즌 나이트는 무려 208.2이닝을 투구하면서 방어율 2.20에 16승 4패를 기록했다. 장원삼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록이었다.

 

특히 이닝과 방어율에서 나이트는 장원삼을 크게 앞섰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팀 전력을 극복하고 이룬 성과라는 점도 나이트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는 이유였다. 장원삼은 기록과 골든글러브 수상은 우승팀 프리미엄과 자국팀 선수 챙기기가 적용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어나기도 했다. 장원삼으로서는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도 마음 한편이 무거울 수 있는 시즌이었다.

 

이런 장원삼에 올 시즌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선 WBC 활약으로 그가 국제경기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선발투수 난에 시달리는 대표팀으로서는 윤석민과 함께 장원삼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까다로운 좌타자들이 즐비한 일본과의 대결에서 장원삼은 선발투수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다승왕으로서 이번 WBC는 그의 자존심이 걸린 대회이기도 하다.

 

여기에 홀수와 짝수시즌마다 성적의 차이가 큰 징크스 탈출로 필요하다. 장원삼은 입단 이후 짝수년도 성적보다 홀수년도 성적이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최고 투수로 가기 위해 꼭 극복해야 할 징크스다. 2010시즌 13승을 기록했던 장원삼은 2011시즌 8승에 그쳤고 방어율도 4점대로 치솟았다. 그리고 다시 맞이한 짝수년도인 지난해 장원삼은 다승왕이 되면서 활려한 시즌을 보냈다. 


팀의 에이스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가 되기 위해 이런 패턴을 스스로 끊어야 한다. 장원삼은 가장 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의 선발투수다. 만약 올 시즌 다시 홀수년도 부진이 반복된다면 그의 2012시즌 영광은 평가 절하될 수밖에 없다. 물론 WBC 출전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이 마저도 넘어서야 한다.


지난 시즌 장원삼은 분명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장원삼의 기록이 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기록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엇갈린다. 기존의 좌완 3인방에 비해 아직 무게감에서 다소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장원삼으로서는 올 시즌 활약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털어내야 한다. 우리 나이로 30살이 된 장원삼은 이제 그 기량에서 완숙기에 접어들 시기가 되었다. 지난 시즌의 기억이 그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연 장원삼이 WBC에 이어 정규리그에서도 지난 시즌과 같은 에이스로의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이는 대표팀은 물론, 삼성의 2013시즌 팀 운영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장원삼이 그에 대한 기대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지 그의 2013시즌이 기대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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