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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한 팀이 계속 강한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선수 영입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함께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고 장기 레이스에 필요한 선수층 구축도 가능하다. 팀 내 경쟁을 통한 전력 강화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팀별로 2군 팜시스템을 강화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내부에서 선수를 키워낼 수 있다면 FA 시장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수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상위권을 점하는 팀들의 특징은 이러한 내부 선수자원의 층이 두텁다는 점이다. 삼성과 두산은 오랜 기간 2군 선수 육성에 상당한 노력을 했다. 지금은 타 팀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팜시스템과 함께 즉시 전력감의 유망주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두 팀은 이를 바탕으로 매 시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선수수급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 팀과 달리 하위권 팀은 항상 선수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전급 선수의 부상은 그 팀에 상당한 타격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는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그 페이스를 꾸준히 유지할 수 없게 한다. 하위권 팀들이 시즌 초반 반짝 돌풍을 일으키지만, 여름이 지나고 주저앉은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들에 하위권의 성적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화는 유망주 선수에 갈증이 가장 강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해마다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전력의 내실을 기하지 못했고 이는 해마다 하위권 성적으로 나타났다. 에이스 류현진마저 메이저리그 진출로 팀을 떠난 상황, FA 영입 실패가 더해진 한화로서는 올 시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한화에 주목받는 유망주가 있다. 지난 시즌 1.5군 선수에서 주전 3루수로 도약한 오선진이 그렇다. 오선진은 지난 시즌 프로 입단 이후 가장 많은 110경기에 출전했고 처음으로 100안타를 넘겨 기록했다. 1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만만치 많은 주루 능력도 선보였다. 내야 여러 포지션을 전전하던 것에서 벗어나 3루수로 그 위치가 고정되면서 팀 내 입지가 단단해졌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었다.

 

오선진의 성장은 한화에 단비가 같았다. 해마다 한화는 하위권 성적으로 신인 선수 선발에서 우선권을 가졌지만, 이를 통해 선발한 신인들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이는 해마다 선수부족을 초래했다. 한화는 타 팀에서 방출된 선수들을 재활용해 라인업의 구색을 갖추곤 했지만, 어디까지만 임시방편적 성격이 강했다. 팀 조직력을 강화하는데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그렇게 외부에서 영입된 선수들의 기량도 타 팀 주전들과 비교하면 부족함이 있었다. 전력의 약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오선진은 한화에서 신인시설부터 성장한 선수로 큰 가치가 있었다. 오선진의 등장은 기존 한화 내야진에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었다. 오선진은 공수에서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서 내야진의 선수부족을 조금이나마 덜어주었다. 이제 오선진은 한화의 중요한 전력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 프로에 입단한 오선진은 한화의 2차 4라운드 26순위로 지명된 선수다. 계약금도 많지 않았고 지명도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의 엷은 선수층은 그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오선진은 입단한 해부터 1군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2008시즌 46경기 출전으로 1군 무대를 경험한 오선진은 이후 계속 출전 경기 수를 늘려나갔다. 1, 2군을 오가긴 했지만, 오선진은 한화의 1군 라인업에 신인급 선수로는 자주 이름을 올렸다.

 

이런 기회를 오선진은 확실히 살리지 못했다. 타격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타격은 2할대 초반을 맴돌았고 특징적인 모습이 없었다. 그저 그런 백업 선수로 본의아니게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해야 했다.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는 것은 젊은 선수의 성장에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언제든 2군으로 내려갈 수 있는 상황도 부담이었다. 오선진에게 주전으로 충분한 기회가 제공된 2012시즌은 큰 전환점이 되었다.

 

오선진은 주전 3루수로 그 수비위치가 고정되면서 타격에서 숨겨진 재능을 발휘했다. 지난해 오선진은 6월과 7월, 무서운 타격 상승세를 보이면 팀의 1번 타자로 발탁되었다. 장타력은 없지만, 끈질기게 투수들의 물고 늘어지고 어려운 공도 때려낼 수 있는 컨텍 능력은 그의 장점이었고 한화의 1번 타자 고민을 덜어줄 대안으로 선택되게 했다.

 

하지만 경기 출전 수가 늘어나면서 오선진은 신인급 선수의 약점을 드러냈다. 여름이 지나고 체력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여름 활약은 그에게 다소 오버 페이스였다. 시즌 후반기 오선진은 8월과 9월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며 3할에 육박하던 타율을 유지할 수 없었다. 오선진은 풀 타임에 가까운 출전을 하면서 0.263이라는 생애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정상급 내야수로는 부족한 공격력이었다. 하지만 여름철 오선진의 타격 상승세는 정상급 내야수 그 이상이었다. 가지고 있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시즌이었다. 계속된 출전 기회를 통해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체력을 보강하고 한층 높아진 자신감을 기량발전과 연결할 수 있다면 주전 3루수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올 시즌 한화는 오선진과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선수 하주석, 두 젊은 내야수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들의 기량 발전이 절실한 한화의 내야다. 2011년 유격수 골든 글러브 수상자였던 이대수 외에 3루와 2루 자리는 확실하게 시즌을 맡길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고만고만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비교 우위를 보이는 선수가 없다면 이들에게 먼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화로서는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서 그 자리를 메우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주전으로 시즌으로 치르면서 3루수로 자리한 오선진으로서는 팀의 기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상대 팀의 한층 강해질 견제를 이겨낼 기량 발전은 필수적이다. 이번 동계 훈련기간이 그 어느 때 보다 소중한 오선진이다. 오선진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해외 교육리그 부터 쉼없이 시즌을 준비해왔다. 그도 올 시즌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에서 젊은 선수가 빠른 시간 내에 1군에서 출전기회를 잡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오선진은 그런 점에서 행운의 선수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오선진은 기회의 문을 조금 열었다. 이제 그 문을 활짝 열어젖혀야 한다. 과연 오선진이 지난 시즌의 활약을 바탕으로 그 이름을 야구팬들에 확실히 알릴 수 있을지 한화의 오랜 젊은 유망주 갈증을 풀어줄지 그의 2013시즌이 기대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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