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차이 드러난 한 판 승부, 넥센이 더 강했다. [넥센 vs 롯데 5월 25일]

주말 3연전 두 경기에서 1점 차의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넥센과 롯데의 3연전 마지막 경기는 투타에서 모두 롯데를 압도한 넥센의 완승이었다. 넥센은 선발 투수 벤헤켄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불펜진의 효과적인 이어 던지기, 필요한 순간 득점을 해준 타선의 지원을 묶어 7 : 1의 큰 점수 차 승리를 만들어냈다. 롯데는 선발투수 유먼이 조기에 무너졌고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완패당하고 말았다.

 

넥센 벤헤켄, 롯데 유먼 두 외국인 투수의 선발 투수의 팀 내 비중을 고려하면 많은 득점이 예상되는 경기가 아니었다. 두 투수 모두 시즌 5승을 거두고 있었고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는 투수들이었다. 이들 투수의 공략에 대한 해법이 양 팀 모두 필요했다. 넥센은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고 롯데는 전날 경기와 같은 라인업을 유지했다. 다른 선택이었지만, 결과는 큰 폭의 변화를 준 넥센이 더 좋았다.

 

넥센은 시즌 첫 선발 좌익수로 나서는 김민우를 최근 부진한 장기영 대신 1번 타자로 기용했고 좌투수 전문 요원인 오윤을 7번 타순에 배치하면서 히든카드의 역할을 기대했다. 두 선수는 히든 카드 그 이상이었다. 김민우는 3안타 2타점, 오윤은 3안타 1타점으로 팀 타선을 주도했다. 공격에서 이들의 활약은 넥센의 공격력을 한층 끌어올려 주었다. 경기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회 양팀은 흔들리는 상대 선발투수를 공략하며 득점을 주고받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흐름이었다. 선취점은 롯데몫이었다. 롯데는 1회 초 2사 후 3번 손아섭의 안타와 도루, 강민호의 적시 안타로 1 : 0 리드를 잡았다. 강민호에 적시타를 허용한 넥센 선발 벤헤켄은 급격히 흔들렸다. 롯데는 2사였지만,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전준우의 안타, 박종윤의 볼넷으로 잡은 만루 기회에서 정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경기 주도권을 확실히 잡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승리를 부른 깜짝 1번 타자 김민우)

 

 

 

롯데의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넥센은 이어진 1회 말 공격에서 선두 김민우의 안타 출루로 잡은 기회에서 이택근의 적시안타와 강정호의 적시안타가 이어지면 손쉽게 2 : 1로 전세를 뒤집었다. 롯데 선발 유먼은 충분한 휴식 후 등판이었지만, 구위나 제구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주 무기 체인지업의 각이 밋밋하면서 타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못했다.

 

이는 직구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고 넥센 타자들은 그 약점을 놓치지 않았다. 넥센은 유먼의 가운데 몰린 실투를 모두 안타로 연결했다. 롯데 선발 유먼은 1회부터 힘겨운 투구를 해야 했다. 오윤의 안타 때 2루주가 강정호가 느슨한 주루 플레이로 홈에서 아웃되지 않았다면 유먼의 1회는 더 힘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았다. 행운이 더해지며 실점 위기를 넘긴 유먼은 이후 2회 와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안정감을 보였다.

 

그 사이 롯데는 경기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가 있었다. 3회 초 김문호의 내야안타와 손아섭의 볼넷으로 롯데는 무사 1, 2루의 득점기회를 잡았다. 그 과정에서 선두 타자 김문호는 주루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고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올 시즌 긴 무명생활을 끝내고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었던 그였기에 너무나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부상과 출루를 맞바꾼 김문호의 내야안타는 선수들의 투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어 나온 4번 강민호는 스스로 보내 번트를 했고 무사 1, 2루 기회는 1사 2, 3루로 바뀌었다. 최소 동점을 이룰 기회였다. 하지만 전준우의 잘 맞는 타구가 2루수 직선타가 되고 뒤이어 나온 박종윤의 안타성 타구도 투수에 걸리면서 롯데의 기회는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롯데는 넥센으로 넘어간 경기 흐름을 가져오지 못했다. 김문호의 투지가 빛을 잃은 순간이었다.

 

큰 위기를 넘긴 넥센은 4회 말 4안타를 집중시키며 3득점 하는 타선의 응집력을 보였다. 직구의 위주 투구가 통하면서 한 때 안정을 찾아가던 유먼은 4회 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특히 넥센의 하위타선에 연속 안타를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직구의 위주의 패턴이 읽혔고 공의 제구가 높게 형성된 것이 화근이었다. 넥센은 4회 말 3득점으로 5 : 1 리드를 잡았다. 넥센 선발 벤헤켄 역시 초반 불안감을 떨쳐내고 6회까지 무난한 투구로 더는 실점하지 않았다.

 

넥센은 5회 말 롯데의 바뀐 투수 김승회를 상대로 1점을 더 추가 득점하면서 굳히고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롯데는 이후 최근 1군에 등록된 이적생 홍성민을 마운드에 올리면서 어려운 승부임을 자인했다. 넥센은 벤헤켄에 이어 7회부터 마정길, 박성훈, 한현희가 이어 던지며 롯데 공격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뜻하지 않은 부상, 결실 맺지 못한 투지 김문호)

 

 

 

롯데는 8회 초 넥센의 불펜투수 한현희가 방심한 틈을 타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한현희의 강력한 직구에 밀리면서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넥센은 8회 말 롯데 불펜 홍성민으로부터 1점을 추가 득점하면서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넥센은 그동안 이번 주 등판기회가 적었던 마무리 손승락이 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주말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투.타 모든 면에서 롯데를 압도한 완승이었다.

 

넥센은 선두권에 있는 팀의 힘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반 게임차로 삼성을 누르고 1위로 복귀했다. 반면 롯데는 힘의 차이를 절감하는 한 판이었다. 경기 중간 강한 투지로 승리 의지를 보였지만,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믿었던 선발 유먼이 선발 투수싸움에서 크게 밀렸고 타선의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강민호가 2안타 1타점으로 분전했지만, 그의 타점 외에 더는 득점타가 없었다.

 

롯데는 주전 외야수 김문호의 부상이라는 큰 아픔을 안은 채 주말 3연전을 마쳤다. 4일 휴식의 이점이 있었지만, 롯데가 상대하기에 1위 넥센은 강했다. 넥센은 타선이 주춤했지만, 토요일 끝내기 승리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맞춤 타선 운영이 적중하면서 일요일 경기에서 다시 공격력이 살아났다. 긴 연패를 허용하지 않고 꾸준히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넥센의 행보가 그대로 재현된 주말 3연전이었다.

 

주말 넥센와 롯데의 3연전은 선두권 팀과 중위권 팀의 전력차가 드러난 경기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넥센, 삼성으로 2강 구도가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넥센의 지금 위치가 반짝 돌풍이라 하기 힘들어졌다. 다음 주 주중에 넥센은 신생팀 NC와 3연전을 치른다. 최근 NC가 상승세를 타고 있고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넥센이 신생팀 돌풍을 잠재우고 선두권 성적을 더 확실히 지킬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