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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넥센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는 넥센의 이기는 야구가 빛난 한 판이었다. 넥센은 9회 말 과감한 공격 작전이 적중하면서 끝내기 점수를 얻어냈고 4 : 3으로 승리했다. 넥센은 연패를 끊었고 1위 삼성과 반게임 차를 유지했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13개의 안타로 만든 득점 기회를 병살타 5개로 무산시키는 비효율 야구로 우세한 경기 흐름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롯데는 5할 승률에서 다시 한 발 뒤처졌고 연승을 더 이어가지 못했다. 6이닝 9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한 옥스프링의 호투와 3안타와 4안타를 몰아치며 팀 공격을 주도한 손아섭, 박종윤의 맹활약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롯데는 패배속에서도 불펜의 핵심 정대현이 한층 더 좋은 내용의 투구를 한 것이 긍정적이었지만, 또 다른 축 김사율이 불안한 투구로 끝내기 점수를 허용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는 초반 선취 득점에 성공한 넥센이 흐름을 주도했다. 넥센은 1회 말 장기영의 내야안타와 이택근의 적시타를 묶어 1 : 0 리드를 잡았다. 3회 말에는 강정호의 2점 홈런이 폭발하면서 리드폭을 더 넓혔다. 전날 경기에서 수많은 기회를 놓쳤던 타선의 모습이 아니었다. 넥센의 공격이 순조롭게 이어지는 것과 달리 롯데의 공격은 득점타 부재로 원활하게 전개되지 못했다.

 

롯데는 1회 초 안타와 볼넷 한 개를 얻고도 무득점에 그쳤고 이후 병살타에 발목이 잡히면서 초반 실점을 만회하지 못했다. 넥센 선발 김영민은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위기에서 침착한 투구로 이를 헤쳐나갔다. 공끝이 가라앉는 구질은 위기 때마다 땅볼을 유도했고 롯데 공격의 맥을 끊었다. 롯데로서는 많은 주자를 출루시키고도 득점하지 못하는 답답한 공격 흐름을 5회까지 이어갔다.

 

 

 

(천금의 작전 성공, 결승타 주인공 넥센 김민성)

 

 

 

공격은 부진했지만 선발 투수 옥스프링은 3실점 이후 안정된 투구로 넥센 타선의 상승세가 더는 이어지지 않게 했다. 옥스프링은 3회까지 3실점 했지만 이후 6회까지 3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변화구의 제구가 좋아졌고 직구의 위력이 변화구와 조화를 이뤘다. 6회 말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 넥센은 거포 3인방을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옥스프링의 위력적 투구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옥스프링으로서는 3회 말 변화구가 읽히면서 강정호에 허용한 2점 홈런이 너무나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될 위기에 놓였던 옥스프링은 6회 초 롯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롯데는 넥센 마운드가 볼넷을 남발하며 흔들리는틈을 타 3 : 3 동점에 성공했다.

 

넥센은 6회 초 볼넷 손아섭의 내야안타 이후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린 김영민을 내리고 베테랑 송신영을 조금 일찍 투입했다. 위기를 넘기고 승리를 굳히려는 마운드 운영이었다. 송신영이 첫 타자 정훈에 병살타를 유도하며 1실점 했을 때까지만 해도 넥센의 승부수가 통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송신영은 박종윤에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흔들렸다. 송신영은 이후 볼넷 2개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롯데는 황재균의 내야안타로 동점을 이룰 수 있었다. 또다시 병살타로 무산될 수 있는 기회를 살려낸 롯데였다.

 

3 : 0 리드를 지키지 못한 넥센의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넥센의 분위기를 다 잡아 준것은 송신영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불펜투수 이정훈이었다. 이정훈은 7회와 8회 안타 하나씩을 허용했지만, 두 차례 병살타를 유도하며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정대현, 강영식, 김사율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린 롯데 불펜진에 밀리지 않는 호투였다.

 

양 팀 불펜의 호투 속에 3 : 3 경기를 9회까지 이어갔다. 연장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흐름이었다. 넥센은 9회 초 필승조 불펜인 한현희가 위력적인 투구로 롯데 공격을 막은 이후 9회 말 공격에서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넥센은 그 기회를 살렸고 롯데는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넥센은 선두 강정호의 2루타로 단순에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다. 넥센은 대주자 전문 유재신을 강정호가 교체하면서 롯데를 압박했다. 넥센은 대타 서동욱에 끊임없이 번트앤 슬래시를 지시하며 롯데 배터리에 혼란을 주었다. 롯데 김사율, 강민호 배터리는 서동욱의 위장번트에 부담을 가졌고 긴 승부 끝에 서동욱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무사 1, 2루, 넥센은 천금의 기회였다.

 

 

 

 

(빛나지 못한 선발 호투 롯데 옥스프링)

 

 

 

하위 타순으로 이어진 기회에서 누가 봐도 보내기 번트가 예상되는 순간이었다. 타석에 들어선 김민성은 보내기 번트 동작을 했고 롯데 내야진은 3루에서 주자를 잡기 위한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다. 하지만 김민성은 순간 타격으로 전환했고 그 타구는 좌익수 앞 안타로 연결되었다. 넥센의 끝내기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롯데가 정상수비를 했다면 병살타가 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넥센의 과감한 작전이 가져온 승리였다.

 

롯데는 노련한 불펜투수 김사율이 위기를 넘겨주길 기대했지만, 9회 말 첫 타자 승부에 실패하면서 김사율이 흔들렸고 넥센의 허를 찌르는 작전에 말려들면서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롯데는 연승의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반면 넥센은 타격 상승세에 있는 김민성을 믿고 했던 과감한 작전이 적중하면서 연패를 끊었다. 토요일 경기마저 패했다면 팀 분위기가 크게 떨어질 수 있는 넥센이었다.

 

넥센은 상대가 예상치 못한 플레이로 돌파구를 열었고 선두권을 유지했다. 주중 두산과의 3연전에서 보여준 독특한 수비 작전과 함께 그들만의 작전 야구를 또 한 번 선보이며 승리하는 방법을 아는 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넥센의 상위권 성적이 일시적인 돌풍이 아닌 단단한 팀 조직력에 근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판이었다.

 

1점 차의 치열한 승부를 연이틀 이어가며 주말 3연전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넥센과 롯데는 벤헤켄, 유먼 두 좌완 외국인 투구 맞대결로 위닝 시리즈의 향방을 가르게 됐다. 두 투수 모두 최근 투구 내용이 좋은 상황이다. 많은 점수가 날 가능성이 낮다. 어느 팀이 득점기회에서 더 집중하고 득점을 올릴 수 있을지가 승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선두 탈환을 노리는 넥센, 5할 승률 복귀를 노리는 롯데, 어느 팀이 일요일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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