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막판까지 승패를 알 수 없는 승부가 속출한 프로야구 일요일 경기는 상위권 판도에 다시 한 번 변화를 가져왔다. 1위 LG는 전날에 이어 NC와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지만, 연승에 실패했다. NC는 9회 초 터진 4번 이호준의 2타점 적시타와 방어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선발 찰리의 호투와 베테랑 손민한의 마무리투구로 2 : 0 팀 완봉승에 성공했다.
LG가 NC에 패한 사이 삼성은 한화 마운드를 맹폭하며 9 : 2로 승리했다. 삼성은 선발 차우찬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박석민이 4안타를 몰아치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은 전날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1위 LG에 1.5게임 차로 다가섰다. 4위 넥센은 SK 선발 레이예스를 몰아붙여 득점한 초반 6득점을 끝까지 지켜 7 : 6으로 승리했다.
SK는 마지막 희망을 살리기 위해 온 힘을 다했지만, 넥센의 승리 불펜조 한현희, 손승락을 넘지 못했다. SK는 넥센에 연패당하면서 4위 추격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 반대로 넥센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었고 1위 LG를 3.5게임 차로 추격하며 더 큰 목표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LG를 추격하는 상위 팀들이 승수를 챙긴 사이 3위 두산은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아쉬운 일요일을 보냈다. 두산은 일요일 경기에서 롯데 선발 유먼 공략에 성공하며 9회 말 수비까지 6 : 3으로 앞섰지만, 마무리 정재훈이 1사 1, 2루에서 롯데 강민호의 3점 홈런을 허용하며 6 : 6 동점을 허용했다. 롯데에 극적인 장면이었지만, 두산에는 허탈한 순간이었다.
이후 양 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더 이상의 변화는 없었다. 결국, 경기는 6 : 6 동점으로 마무리되었고 두산은 2위 삼성과 1.5경기 차로 조금 격차가 벌어졌다. 두산은 내심 연승 분위기를 이어 선두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었지만, 강민호의 한 방에 선두 추격의 발걸음을 잠시 멈춰야 했다. 두산으로서는 패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위안 삼기에 아쉬움이 많은 경기였다.
(9회 말 극적 동점 홈런 강민호)
달아나지 못한 1위 LG
한 단계 다가선 추격자들
롯데와 두산의 경기는 두산의 물오른 타선을 롯데 에이스 유먼이 얼마나 잘 막아낼지가 승부가 중요한 포인트였다. 롯데 선발 유먼은 2연패 중인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것을 물론이고 다승 단독 1위에 오르기 위해 승수를 챙겨야 하는 경기였다. 초반 유먼의 투구는 두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유먼은 알고서도 공략이 힘들다는 체인지업이 잘 제구되었고 힘 있는 직구가 더해지면서 초반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문제는 롯데 타선이었다. 롯데 타선 역시 두산 선발 이재우에 고전하긴 마찬가지였다. 롯데 타선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하지 못했다. 이재우는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로 롯데 타선의 방망이 중심을 잘 피해갔다. 0 : 0 균형이 깨진 것은 4회 초 두산 공격에서였다. 두산은 선두 민병헌의 2루타로 잡은 기회에서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가 이어지며 1 : 0으로 앞서 갔다.
하지만 최준석의 볼넷으로 잡은 무사 1, 2루 기회에서 5번 홍성흔에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며 추가 득점 의지를 보였지만, 후속타 불발로 아쉬움을 남겼다. 두산의 반격은 롯데의 반격을 불러왔다. 롯데는 5회 말 공격에서 선두 장성호의 안타로 잡은 기회에서 강민호의 적시 안타와 조홍석의 밀어내기 볼넷, 두산 2루수 김재호의 실책을 묶어 3 : 1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은 호투하던 선발 이재우가 갑자기 흔들렸고 이어 나온 두 번째 투수 변진수마저 제구에 문제를 일으키며 초반 리드를 쉽게 잃고 말았다. 롯데는 5회 말 역전에 성공했지만, 계속된 만루 기회에서 3번 손아섭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다. 두산은 강타선을 고려하면 롯데는 5회 말 추가 득점이 더 필요했다.
롯데의 우려는 얼마 안 가 현실이 되었다. 두산은 6회 초와 7회 초 5득점 하면서 롯데 선발 유먼을 무너뜨렸다. 6회 초 두산은 선두 민병헌의 안타와 최준석의 볼넷으로 잡은 1사 1,2루 기회에서 롯데 3루수 황재균의 어설픈 수비로 병살 위기를 넘겼고 이원석의 적시타로 롯데가 준 기회를 확실히 살려냈다. 아쉬운 수비로 동점을 허용한 유먼은 평정심을 잃은 모습이었다.
유먼은 7회 초 수비에서도 심적으로 크게 흔들렸고 두산 타선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두산은 7회 초 2루타 2개 포함 3안타를 집중하며 3득점 했고 롯데 선발 유먼을 강판시켰다. 시즌 14승으로 다승 단독 선두를 노렸던 유먼은 7회 초 수비를 마치지 못하고 정대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두산의 승리를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롯데는 정대현과 강영식이 이어던지며 마운드를 다시 안정시겼지만, 롯데 타선은 5회 말 3득점이후 두산 불펜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두산은 변진수에 이어 윤명준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며 승리에 다가서는 듯 했다. 9회 말 두산은 마무리 정재훈을 등판시켰다. 정해진 승리 공식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포기하지 않았다.
롯데는 선두 장성호의 볼넷으로 시작된 기회에서 황재균이 두산 3루수 이원석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었다. 여기서나온 강민호의 3점 홈런은 롯데의 패배가 예상되던 경기 흐름을 일순간에 바꿔놓았다. 정재훈이 던진 포크볼이 밋밋하게 떨어진 결과는 두산에 참혹했다.
투. 타 우위, 눈앞에 다가온 승리 놓친 두산
강민호의 한방, 패배 위기에서 탈출한 롯데
이후 롯데는 조홍석의 2루타로 잡은 2사 2루에서 기회에서 조성환의 내야 안타로 경기를 끝낼 수 이었지만, 두산 내야진의 수비 시프트와 멋진 중계플레이에 조홍석이 홈에서 아웃되면서 극적인 끝내기 승리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두 팀 모두 아쉬움 속에 연장으로 접어든 경기, 양 팀은 불펜진을 총 동원하며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했다. 하지만 누구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다.
결국, 연장 접전의 승자는 없었다. 두산은 홍상삼이 2.1이닝 무실점 투구로 연장전에서 역투했지만, 롯데의 필승 불펜조도 이어 못지 않은 투구로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렇게 양 팀은 1무를 나눠 갖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 막판 끝내기 승리 기회를 놓친 롯데보다 선두에 박차를 가해야 할 두산의 아쉬움이 더 큰 경기였다.
롯데는 강민호가 최근 경기에서 장타력을 보이며 타격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과 신인 조홍석이 1번 타자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인 것이 긍정적이었다. 특히 강민호의 한 방은 경기 흐름을 바꾼 것이기도 했지만, 두산의 선두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카운터 펀치이기도 했다. 아울러 타격 부진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FA 선수로서의 존재감을 높이는 한 방이기도 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김포맨(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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