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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 영원한 승자나 영원한 패자는 없다는 말이 있다. 그렇기에 스포츠를 보는 묘미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SK는 2,000년대 들어 영원한 승리자가 될 것 같은 팀이었다. 김성근 감독을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전 선수가 움직이는 토털 야구는 높은 승률을 유지하게 했고 이기는 야구의 대명사가 되었다. 김성근 야구는 한때 프로야구의 중요한 화두였다.

 

이를 깨기위한 시도도 있었고 이것을 자신에 적용하는 팀도 있었다. 그만큼 SK의 야구는 강했고 그들은 항상 우승권에 있었다. 하지만 SK는 김성근 감독 체제에 변화를 스스로 가져왔다. 팬들의 반발 속에 SK는 김성근 감독을 경질하고 이만수 감독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오랜 기간 유지되던 팀 색깔로 바뀌었다. 우려가 컷지만, 이만수 감독의 SK는 여전히 상위권 자리를 유지했다. 김성근 감독이 만들어놓은 팀 기조는 여전히 단단했고 이만수 감독의 메이저리그식 팀 운영이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3시즌 SK는 큰 추락을 경험해야 했다. 그동안 누적된 전력 약화가 성적에 반영되었다. SK는 수년간 FA 시장에서 주력 선수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그에 상응하는 선수 보강도 없었고 내부 선수의 육성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팀을 이끌어 오던 주력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이 더해졌다. 그들을 지탱하던 강팀의 저력만으로 버틸 수 없었다.

 

 

(SK 하위권 탈출의 중심이 되어야 할 최정)

 

 

결국, SK는 정규리그 6위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초반 부진하다가도 가을이 되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던 모습도 사라졌다. 여름 이후 SK는 순위 싸움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투수진의 핵 송은범을 내주고 영입한 김상현도 팀 분위기를 바꿔줄 활약을 하지 못했다. 선수 전반의 의욕이 떨어진 모습도 보였다. 철옹성 같았던 SK왕조가 무너진 2013시즌이었다. SK가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것은 낯설기만 했다.

 

SK는 시즌 종료 후 강한 의욕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전력 보강에는 미온적이었다. 도리어 내부 FA 정근우를 잃었고 에이스 역할을 하던 외국인 투수 세든 마저 일본 리그로 떠나보내야 했다. 해마다 약해진 전력이 더 약해졌다. 이를 대체할 전력 보강요소도 없었다. 팀 분위기는 뒤숭숭해졌고 단단하던 이만수 감독 체제 역시 코칭스탭 개편 과정에서 급격히 흔들렸다.

 

SK는 내부자원 육성과 더불어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분위기를 쇄신했다. 에이스 세든의 자리는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투수 로시 울프로 메웠고 지난해 활약했던 조조 레이예스와는 재계약에 성공했다. 기복이 있었지만, 구위만은 인정받았던 레이예스가 올 시즌 리그 적응기를 거친만큼 로스 울프와 강력한 외국인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외국인 투수에 부활한 에이스 김광현, 우완 윤희상, 백인식 등의 젊은 투수들이 나설 5선발까지 선발진은 어느 정도 강력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선발진 정비에 이어 SK는 올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했던 강타자 루크 스캇을 영입하면서 타선에 힘을 더했다. 좌타자 루크 스캇은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100개를 넘긴 베테랑 타자로 중심 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영입 당시부터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거물급 타자인 루크 스캇이 순조롭게 리그에 적응한다면 최정 홀로 이끌던 타선에 큰 플러스 요인이 생긴다.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 3루수루 성장한 최정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기존 선수들에 긍정의 자극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SK 야수들은 오랜 기간 승리에 익숙해있었고 승리하는 방법을 아는 선수들이었지만, 어느 순간 경쟁이라는 단어가 희미해졌다. 스스로 메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외국인 강타자의 영입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선발진과 타선은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보강한 SK지만, 불펜진은 기존 선수들로 꾸려야 한다. 지난해 새로운 마무리로 자리했던 박희수가 부상이라는 적을 완전히 떨쳐내야 하고 지난해 새롭게 구축된 불펜진이 후반기와 같은 좋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 SK는 지난해 무명에서 새롭게 태어난 박정배와 부상에서 돌아온 윤길현이 셋업맨으로 자리하고 좌완 진해수가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다. 여기에 젊은 투수들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SK 와이번스

- 2,000년대 최강의 팀, 연쇄적인 전력 약화, 그리고 하위권 추락

- 김성근 키드의 부활, 공격적 외국인 선수 영입, 상위권 반전 기대 

 

하지만 과거 SK 야구의 중심이었던 강력한 불펜진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군에 있는 전 마무리 정우람과 부상으로 팀에 합류하지 못한 강속구 투수 엄정욱, 좌완 전병두 등이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에도 이들이 가세하는 불펜진을 기대하긴 어렵다. 기존 선수들의 조합으로 다시 불펜진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기회를 얻기 시작한 영건들이 활약도를 높이고 이것이 기존 베테랑들의 분전을 이끌어내야 하는 SK의 불펜진이다.

 

올 시즌 SK는 냉정히 말해 상위권 후보가 아니다. 새롭게 상위권에 위치한 삼성, LG, 넥센, 두산의 벽이 생각보다 높고 단단하다. 중위 그룹의 롯데 역시 올 시즌 부활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도리어 하위권에 있었던 신생팀 NC의 도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그만큼 SK는 한 번 떨어진 팀 위상을 되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SK는 기존 선수들의 분전에 기대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시즌 후 SK는 최정을 비롯한 주전급 선수 중 상당수가 FA 대상자가 된다. 시즌 후 FA 계약에 난항이 벌써 예상된다. 제10구단 SK가 수원을 연고지로 한다는 점은 부담을 더 크게 하고 있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선수들의 동기부여 요소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하는 선수들이 뭉친다면 긍정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올 시즌 이후 대폭적인 팀 개편이 불가피한 SK다. 그 전에 낯설기만 한 하위권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강할 수밖에 없다. 비록 선수보강이 없고 선수들 다수가 베테랑이 되었고 젊은 선수의 기량이 미지수지만, 그들에게는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저력이 남아있다. SK로서는 그 저력이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SK가 여러 불리한 여건을 딛고 강팀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지 SK의 2014년이 주목된다. 

 

사진 :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이메일 : youlsim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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