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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새로운 홈구장 올 시즌 첫 경기는 리그를 대표하는 영건 KIA 양현종과 NC 이재학의 빛나는 투수전이었다. 양현종의 8이닝 5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이에 맞선 이재학 역시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고 투저 현상으로 전개되는 시즌 초반 흐름과 다른 선발 투수들이 타자를 앞도하는 팽팽한 호투 대결이었다.

 

두 투수의 역투로 0의 행진으로 이어지던 경기는 8회 말 NC에서 나온 2개의 실책으로 승패가 엇갈렸다. 0 : 0으로 맞선 8회 말 KIA는 상대 실책과 이대형의 재치있는 주루를 묶어 귀중한 결승 득점에 성공했다. 이 점수를 9회 초 마무리 어센시오가 지켜내며 KIA는 1: 0의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120개가 넘는 투구 수를 기록하며 승리 의지를 보인 양현종은 승리 투수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NC는 선발투수로 나선 지난해 신인왕 이재학이 외국인 선수들 대신 자신을 팀 개막전에 등판시킨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호투를 해주었지만, 이재학이 마운드를 물러난 8회 말 마운드에 오른 베테랑 손민한이 실점하며 접전의 승자가 되지 못했다. 특히, 경기 초반 상대적으로 많은 득점 기회를 잡고도 득점하지 못하면서 승기를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천금의 결승 득점 이대형)

 

 

1. 선발 투수의 호투, 초반 득점기회 무산 NC

 

양 팀은 국내파 선발 투수 중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로 마운드 대결을 했다. NC 이재학과 KIA 양현종은 지난해 좋은 활약에 이어 올 시즌이 더 기대되는 투수들이었다. 그 기대대로 양 팀 선발 투수는 믿음직한 투구를 해주었다 이재학은 춤추듯 떨어지고 휘어나가는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이 여전했고 날카로운 제구로 KIA 타선을 앞도했다.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견제로 이를 잡아내는 운영능력도 보여주었다.

 

KIA 양현종은 140킬로 후반에 이르는 직구를 바탕으로 한층 제구가 안정된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NC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뛰어난 구위와 함께 위기 관리능력이 돋보였다. 몸이 채 풀리지 않는 1회 초 선두 박민우에 3루타를 허용하며 맞이한 위기에서는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를 막았고 2회 말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현종의 계속된 위기 탈출은 NC가 초반 기선 제압의 기회를 잃은 것을 의미했다. NC가 초반 득점에 성공했다면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지만, 득점에 필요한 팀 배팅이 나오지 않았다. NC는 상대 선발투수와 좌완임에도 1번 박민우와 2번 김종호, 3번 이종욱까지 세 명의 좌타자를 배치하고 테임즈, 나성범 두 좌타자를 더해 5명의 좌타자를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정면 돌파를 시도했고 초반 공격 분위기도 좋았지만, 승리를 가져오는 데는 실패했다.

 

KIA 역시 공격 흐름은 좋지 못했다. NC가 거듭 기회를 놓치면서 반격을 빌미를 제공했지만, KIA 타선을 이를 응징하지 못했다. NC 선발 이재학의 체인지업 공략 해법을 찾지 못하며 끌려갔다. 첫 안타가 5회 말 안치홍이 기록할 정도로 공격이 부진했다. 이렇게 경기 초반 흐름은 NC가 내용적으로 KIA에 앞서 가는 모습이었다.

 

2. 불펜 운영의 차이가 가져온 결과  

 

두 선발 투수의 호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는 7회 말 KIA 공격이 끝날 때까지 0 : 0 이었다. 선발 투수들이 마운드에 있는 한 득점이 힘들어 보였다. 문제는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가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었다. 경기 후반 마운드 운영이 경기 운영의 큰 변수가 될 수 있었다. KIA의 선택은 선발 투수의 호투 기세를 이어가는 것이었고 NC는 순리를 따른 불펜가동이었다.

 

KIA 선발 양현종은 투구 수 100개를 넘겼음에도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시즌 초반이고 일요일 등판 가능성도 있는 선발 투수에 부담이 될 수 있었지만, KIA 코칭스탭은 양현종의 의사를 존중하며 동점 상황에서 계속 마운드에 올렸다. 양현종은 이닝을 거듭되고 힘이 떨어질수록 오히려  더 안정된 투구를 하면서 8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하지만 더는 마운드에 오르기 힘든 상황, 그의 승리를 위해서는 타선의 지원이 필요했다. 8회 말 양현종의 바람이 이루어졌다. NC는 호투하던 선발 이재학의 투구 수가 100개에 근접하자 불펜을 투입했다. 시즌 초반 무리를 시키지 않겠다는 마운드 운영이었다. 경기를 늦추는 것은 아니었다. NC는 베테랑 손민한은 마운드에 올려 마운드 싸움을 계속 이어가려 했다.

 

NC의 의도는 예기치 못한 실책으로 깨지고 말았다. 8회 말 1사후 이대형 타석때 나온 평범한 2루수 땅볼이 실책과 연결되면서 잔잔하던 경기에 파란이 일어났다. 도루 능력이 있는 이대형의 출루는 손민한에게도 부담이었다. 이어 나온 김주찬의 우익수 앞 안타 때 이대형이 빠른 판단으로 3루를 파고들자 0의 행진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서 또 다른 실책이 경기 흐름을 KIA쪽으로 돌려놓았다. 1사 1, 3루에서 손민한은 타석에 선 이범호를 상대로 투수앞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손민한이 공을 더듬는 사이 3루에 있던 이대형이 포수의 블로킹을 피하는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이었고 KIA에 승리를 가져다주는 득점이었다. 

 

 

 

(강한 의지로 만든 8이닝 무실점 호투, 양현종)

 

 

3. 의미있는 승리 거둔 KIA, 아쉬움 남는 패배 NC  

 

경기 막판 1 : 0 리드를 잡은 KIA는 9회 초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어센시오를 마운드에 올렸다. 어센시오는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제구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이 아니었다. 1점 차 좌타자가 많은 NC 타선을 상대로 어떤 투구를 할지 주목되는 등판이었다. 어센시오는  안타 하나를 허용했지만, 지난 경기보다 한층 더 안정된 투수를 하며 시즌 2세브 수확에 성공했다.

 

이 승리로  KIA는 광주에서 새롭게 지은 챔피언스필드 공식 경기 첫 번째 승리팀이 되었다. 홈 개막전에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지난 일요일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었던 기억도 지워낼 수 있었다. 선발 양현종이 부상을 완전히 털어내고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댜는 점과 마무리 어센시오가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반대로 NC는 초반 좋았던 분위기를 승리 분위기로 만들지 못했고 경기 막판 수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하지 않아도 될 실점을 한 것이 패배를 더 아프게 했다. 선발 이재학은 훌륭했지만, 그의 시즌 첫 승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었다. 올 시즌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 팀으로 주목받고 있는 NC는 그 예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수비 짜임새와 공격의 집중력을 더 높여야 함을 느끼게 하는 한판이었다.

 

이렇게 양 팀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지만, 야구팬들로서는 20대 젊은 투수들의 멋진 투수전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 만점의 경기이기도 했다. 과연 NC가 패배의 아쉬움을 딛고 주중 3연전 남은 경기에서 반격을 성공할지 KIA가 1 : 0 승리의 분위기를 이어갈지 양 팀간 남은 주중 2경기 내용이 궁금해진다.

 

사진 : KIA 타이거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blog.naver.com/youlsim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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